마음 해방 - 소용돌이치는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마음의 고요를 얻는 법
곽정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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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화려한 방송인이라고만 생각했던 곽정은씨의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당연히 남녀 관계와 같은 상담서리라 생각했다. <마녀 사냥>의 그린라이트, <연애의 참견> 등에서 주로 조언자로 활동했었으니까. 그런데 『마음 해방』이라니? 더구나 명상 책이라니??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책에 순간 선입견이 들었다.  하지만 읽을수록 알게 되었다. 화려함 속에 감춰졌던 상처들과 그 속에서 저자의 고군분투가. 마침내 그 방법 중 하나로 찾게 된 명상의 여정이 어떻게 해방되었는지를 알게 되는 책이었다. 




『마음 해방』은 세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헤아림 - 알아차림 - 현존. 


1장. 헤아림의 문 너머. 

헤아림. 먼저 헤아림의 정의를 찾아본다. <참작>과 <하량>의 순화어라고 설명한다. 

참작. 이리저리 비추어 알맞게 고려하며 하량은 아랫사람의 심중을 살피어 알아줌을 뜻한다. 

그렇다면 저자는 무엇을 이리저리 비추며 무엇의 심중을 살핀다는 뜻일까에 주목한다. 

바로 답은 '나'이다. 나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 나의 상처, 비하, 신념, 두려움 등등 나의 마음을 헤아리게 한다.  이 마음들이 나를 어떤 족쇄로 나를 옭아매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책에 저자가 소개한 여러 두려움 중 가장 익숙해서 잊고 있던 혹은 40대가 넘어가며 슬슬 두려워지기 시작한 두려움을 살펴본다. 그건 바로 '늙어감'이라는 두려움이다. 


그런데 저자는 '늙어감'애 대한 두려움을 '탐욕'에 대한 해방으로 연결시킨다. 


늙어감과 탐욕이라는 해방이라는 조합이 낯설다. 왜 그럴까라는 의아함 속에 저자의 한 문장이 다가온다. 


자신의 노화를 기쁜 마음으로 태연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는 흰머리를 벌레보듯 정색하며 얼굴의 주름살을 증오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현실 속에는 강한 두려움이 있음을 이 문장을 통해 직면한다. 


두려워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혐오로 바뀌는 것임을. 

두려움은 혐오을 낳고 혐오는 더 커진 두려움을 낳는다. 이 악순환 속에 늙어가는 내 몸을 용납하지 못한다. 


자신의 몸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두려워만 하는 우리의 마음을 이용하는 소비 자본주의. 

늙는 걸 범죄처럼 여기며 주름살과 흰머리를 타파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게 하는 우리의 소비 문화는 늙어가는 우리를 더욱 죄인처럼 만들게 한다. 


자신을 다독여주기보다, 있는 모습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여지기 보다 더 두려워하고 혐오하게 하는 문화에 휩쓸려 여려 노화 방지 제품을 사 들이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그 동안 두려움이 너무 컸음을. 그래서 내 자신이 내 몸을 인정하지 못했음을 비로소 헤아리게 한다. 




2장. 알아차림의 문 너머. 

나의 두려움, 상처, 비난 등 나를 옭아매고 있는 걸 알았다면 이제는 그 다음 단계인 '알아차림'의 문을 연다. 


헤아림과 알아차림. 비슷한 듯 하다. 하지만 헤아림은 그 마음에 대한 것을 헤아려 짐작하지만 알아차림은 상황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마음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원인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 것인지를 말해준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열망하는 것. 

내가 무의식적으로 남의 것을 탐하는 마음, 

내가 무의식적으로 집착하는 것. 

그러한 모든 것들이 연쇄 반응을 일으키며 폭식하게 되고 과소비하게 되는 습관을 알아차린다. 

내 마음이 어떤 욕망으로 작동되는지 알면 그 욕망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 

나를 다스리고 나를 위로하며 욕망으로 가지 않도록 내 마음을 다독여준다.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소비 지출 통제에 실패하며 욕망에 휘둘린다. 

이런 내 마음이 욕망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다독여줘야 할까? 

저자는 저자만의 따뜻한 단어를 제시해준다. 


 다정한 목격자. 



나는 내 삶의 다정한 목격자인가? 

나는 내 모든 것을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는가? 

나는 내 나이를, 내 삶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가? 


내가 내 삶에 다정한 목격자가 되어 바라볼 때 비로소 내가 나 자신을 위로할 수 있고 용서할 수 있으며 욕망으로부터 끊을 수 있다. 




3장. 현존의 문을 열다.

마지막 문은 '현존'의 문이다. 


현존. 지금 이 자리, 이 삶에 온전히 존재할 수 있게 해 준다. 


내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차린 후 내가 온전히 지금을 받아들이며 존재할 수 있는 현존은 가장 어려운 문이다. 


우리가 하는 무의식적인 생각, 상념, SNS, 온갖 문명은 우리를 현재 자리에서 자꾸 도망가게 한다. 


저자는 진지하게 묻는다. 

스마트폰이 보여주는 온갖 정보와 영상 그리고 넘쳐나는 뉴스에서 과연 우리는 얼마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가. 


이것이 행복인가. 

이것이 삶인가. 

지금 나는 내 삶에 온전히 존재하고 있는가. 


내 마음을 헤아리고 알아차린다해도 결국 현재에 온전히 살고 있지 못하다면 그건 무용지물이다. 

그러므로 애써 현재를 살아야 한다. 애써 현재 내 마음을 관찰하고 내 앞에 있는 대상에게 집중해야 한다. 




선입견으로 읽기 시작한 『마음 해방』은 읽는 동안 무한 위로를 받으며 마지막 장을 덮은 책이다. 

아마도 저자가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게 드러내며 극복해나가는 여정을 써주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이 책에서 '다정한 목격자' 라는 한 단어를 소중하게 적용한다. 


내 삶의 다정한 목격자가 되어 내 현재를 뜨겁게 안아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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