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거짓말
라일리 세이거 지음, 남명성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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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마지막 거짓말』은 처음 접하는 작가 라일리 세이거의 작품이다.

유명한 작가라면 작품 이름이라도 알 텐데 처음 접하는 작가의 이름에 인터넷 서점을 뒤적이지만 작년 출간된 <락 에브리 도어> 이후에 두번째로 소개된 작가이다. 하지만 아마존 서점에서 작가의 이름을 검색해보면 이미 10편 가까이 추리소설을 써 온 유명한 작가이다.

처음 접하는 작가의 작품을 들여다보는 설레임과 궁금함을 품고 책을 읽어나간다.

먼저 제목 『마지막 거짓말』 을 생각해본다.

이 추리소설은 제목부터가 분명한 힌트를 준다. 주인공이 한 거짓말 때문에 사건이 발생하고 그 거짓말이 밝혀지는지 그 과정을 캐내는 부분이 핵심이라는 걸 알게 해 준다. 과연 이 소설에서는 어떤 거짓말이 있는걸까 먼저 궁금증을 자아낸다.

책의 첫 도입부는 강렬하다.

 

시작은 이렇다.


나무들로 둘러싸인 숲 속, 숲을 에워싸는 미드나이트 호수,

그 숲 속에 자리잡은 나이팅게일 캠프는 대재벌 그룹 해리스 화이트 집안이 운영하는 캠프이다.

상쾌한 아침, 은은한 햇빛, 하지만 함께 생활하던 룸메이트 세 명이 사라졌다.

숲 속을 뒤졌지만 종적도 없이 사라진 세 명의 소녀들. 그녀들은 과연 어디로 사라졌을까?


그 후, 15년이 지나고 화가가 된 에마 데이비스.

유명한 화가가 되었지만 그녀의 작품에 사라진 세 명이 숨겨져 있다는 건 자신만이 아는 비밀이다.

어느 날, 에마의 전시회에 나이팅게일 캠프 소유주였던 프래니로부터 나이팅게일 캠프 선생으로 와 달라는 청을 받게 된다. 함께 했던 룸메이트가 사라진 곳.

에마는 과연 15년이 지난 그 곳에서 룸메이트가 사라진 그 곳의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마지막 거짓말』은 세 명의 룸메이트가 사라진 15년 전과 그 이후 15년 이후 성인이 된 현재를 번갈아가며 사건이 진행된다.

15년 전,

부유한 자녀들만이 방학동안에 가서 신청할 수 있는 캠프. 그 곳에 간다는 건 선택받은 집안 자녀들에게 가능한 일이다. 선택받지 못한 평민 자녀들에게는 '부자년'들이 즐겨 가는 캠프일 뿐인 선망과 질투의 장소. 그 곳에서 주인공 에마는 할머니가 물려주신 유산으로 질투의 장소인 '나이팅게일' 캠프에 갈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늦게 도착해서 언니들과 한 방을 사용해야 하는 에마의 룸메이트는 비비언, 내털리, 앨리슨 언니와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과 어울리고 싶어 센 척하는 에마. 그녀는 이 세 명 중 제일 기가 센 비비언을 따라하기에 바쁘다. 사랑하는 언니 캐서린을 잃고 난 이후그 사랑을 에마에게 보이는 비비언. 비비언은 에마에게 말한다. "내가 너의 언니가 되어 줄게."



이 네 명이 즐겨하는 게임이 있다.

바로 "두 진실 한 거짓말" 게임.

세 가지의 이야기 중 어느 게 거짓인지 말하는 게임.

이 게임은 이들에게 시시하다. 서로를 잘 알기 때문이다. 눈 감고도 맞히는 게임.

그러면서 왜 비비언은 자꾸 이 게임을 하자고 하는 걸까?

『마지막 거짓말』 을 읽어나가면서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반전은 두 가지이다.

나는 이 주인공 에마 데이비스를 신뢰할 수 있는가??

먼저 소설 초반부에 에마는 자신이 부모님에게 말한 첫번째 거짓말을 고백한다.

한밤중에 홍두깨처럼 나이팅게일 캠프에 가게 되었지만 부자들이 가는 캠프에 가게 되었다는 기쁨에 들떠 있는 걸 숨기는 에마. 그녀는 이것이 바로 첫번째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이 고백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다. 아... 이 주인공은 또 다른 거짓말을 하겠구나.

이 주인공은 믿을 만한 사람이 되지 못하겠구나. 쉽게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다.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사건의 진실은 갈수록 선명하게 다가오기보다 더 미궁에 빠뜨린다.


 주인공 에마가 캐고 있는 사건의 진실이 맞는 걸까?

아니면 에마는 자신의 거짓말을 덮기 위한 진실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는 것일까?

책 후반부에 이르러서까지 이 진실은 쉽게 밝혀지지 않는다. 작가는 후반부까지 진실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두 번째. 바로 실종된 세 명의 소녀와 에마가 함께 한 '두 진실 한 거짓말' 게임이다.

서로 쉽다고 생각했던 게임들.

하지만 너무 자주 하는 만큼 거짓말 또한 늘어난다.

자신이 생각하는 진실이 맞다고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설은 읽어나가며 의문을 준다.

과연 서로가 상대방을 제대로 알고 있나?


에마의 거짓말,

두 진실 한 거짓말 게임 속의 거짓말,

이 거짓말 속에 자리잡고 있는 또 다른 거짓말..


이 거짓말들이 진실을 가로막는다. 어느 누구도 신뢰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소설은 끝까지 범인을 맞추기 힘들다. 그리고 책의 제목이기도 한 『마지막 거짓말』 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반전은 정말 정말 모두를 기함하게 하며 작가의 스토리텔링이 뛰어남을 알게 한다.


모두가 거짓말을 하는 소설.

그러기에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거짓말 속에서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소설. 진실이 드러나면 또 누군가의 거짓말이 드러나기에 사건은 끝까지 미궁에 있는 소설이다.


진심으로 놀라운 작가의 작품을 만났다.

자신이 거짓말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이 작품 속에서는 엄두도 못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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