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의 시간 - 결국 현명한 자는 누구였을까
안석호 지음 / CRETA(크레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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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장벽의 역사를 써 내려간 책이다. 베를린 장벽,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장벽, 미국-멕시코 장벽,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DMZ,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장벽까지 그 시작과 발달 전게 그리고 그 후까지 상세하게 설명해나간 국제 분쟁 전문 기자인 안석호 기자의 르포집이다.

먼저 이 글에 저자가 소개한 네 가지 장벽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의 제목을 읽으며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미국의 전직 대통령 트럼프이다. 미국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분리주의를 외치며 장벽을 세우겠다고 공헌했고 시도하려고 했던 트럼프가 자꾸 연상되었던 건 역사에서 반복되었던 국가들의 행위가 트럼프의 속내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차단시키겠다는 공공연한 의지의 상징이 바로 장벽이다.

베를린 장벽은 동독을 지키기 위한 소련이 서독과 동독을 분리하기 위해 세운 베를릴 장벽.

이스라엘인들이 팔레스타인들을 고립시키기 위한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장벽,

남한과 북한을 차단하여 자신들의 영역에 가두겠다는 DMZ...

모든 강대국들은 가장 쉬운 조치로 장벽을 택했고 이 장벽은 그들에게 성과를 주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베를린 장벽과 DMZ 경우 장벽을 넘을 경우 바로 위험에 처하지만 이스라엘의 경우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해 일부러 장벽을 통해 진입이 가능하도록 만들며 감시한다는 것일 뿐이다.

저자는 이 장벽의 역사를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장벽이 한 집단을 차단시켰다면 그 차단된 그룹 안에 또 다른 차단이 발생하는 악순환 또한 자세하게 설명해낸다. 모든 것이 고립되고 먹고 살기 힘든 생활고는 한 조직을 갈라놓고 멀어지게 만든다. 그게 바로 이스라엘의 더 큰 속셈이며 위험한 수단임을 알게 해 준다.

저자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며 다시 장벽들이 유무형의 형태로 생겨났다고 말한다. 관세장벽, 코로나19로 생겨난 혐오로 인한 장벽 등 수많은 장벽들은 쉽게 만들어진다. 그리고 저자는 앞으로도 장벽은 끊임없이 만들어질거라고 말한다. 과연 어떻게 이 장벽들을 없앨 수 있을까. 나는 그 답을 베를린 장벽에서 찾고 싶다. 동독인들이 몰래 장벽을 넘을 때 손을 내밀어 준 서독 사람들이 있었다. 동독 군인이 탈출할 때 빨리 그 탈출한 군인을 숨겨 주고 총부리를 겨눈 서독 군인이 있었다. 장벽 너머 도움을 포기하지 않았던 서독 사람들이 있었기에 후에 이 장벽은 무너질 수 있었다. 서로 하나라는 의식이 아니었다면 과연 서독 사람들은 동독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었을까.

바로 그런 의지가 있었기에 장벽이 무너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장벽은 한 두명의 정치가의 의지로 생겨나지만 장벽을 철거할 수 있는 건 우리 모두의 의지가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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