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소설 『피버 드림』

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조혜진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피버 드림』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중남미 작가 사만타 슈웨블린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셜리잭슨상 중편 부문 수상작이기도 하며 넷플릭스에 곧 공개될 무비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먼저 이 소설에 관해 말하자면, 독특하다. 그리고 불친절하다.

소설은 첫 부분부터 두 사람의 대화로 시작된다. 어떤 부연설명도 없다.

책의 주인공인 '나'와 '나'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남자아이.

'나'의 이름이 '아만다'이고 남자아이는 '다비드'라는 것 또한 계속 읽어나가야 알 수 있다.

『피버 드림』 은 '벌레'같은 걸 찾는다며 왜 그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내는 중요한 지점을 찾기 위해 주인공 아만다가 이웃 카를로의 아들 다비드에게 지난 일을 이야기한다.

이웃 카를로가 아만다에게 운전을 배우며 아들 다비드에게 일어난 사고와

아만다가 딸 니나를 돌보며 언제든 딸을 구할 수 있는 '구조거리'를 가늠하는 모습.

그리고 아만다가 죽음을 앞두고 병실에 누워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단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계속된다.

그래서 읽는 이들은 자세한 상황을 알 수 없다. 단지 추측할 뿐이다.

이 동네에 왜 많은 가축들이 힘을 잃고 쓰러져 죽는지, 그리고 이 동네의 많은 아이들이 다비드를 포함하여 기형이 많은지 대략 짐작은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 그래서 이들은 더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

소설 내내 잠재되어 있는 두려움이 독자들에게 이입되며 불안을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긴장감은 계속된다.

읽어나가며 다비드가 말한 정확한 지점이 어디인지 함께 찾아나가며 추적해나간다.

그리고 이 책의 궁금증은 [옮긴이의 말]에서 역자가 아르헨티나의 배경을 설명해주며 이야기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옮긴이의 말'에서 역자는 이 책의 원제목이 '구조 거리'라고 알려주었다.

이 책에서 강조되었던 주인공 아만다가 딸을 구할 수 있는 구조 거리. 나는 오히려 『피버 드림』이라는 제목보다 <구조 거리>가 더 이 책에 어울리는 제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비드의 엄마 카를로가 다비드를 구할 수 있었던 거리,

아만다가 딸 니나를 구할 수 있었던 거리.

이 동네 사람들이 마을에 닥친 재앙을 닥칠 수 있었던 구조 거리.

과연 어느 정도여야 우리 아이들을, 이 마을을 구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 하게 하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