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 17만 유튜버 ‘아는 변호사’의 결혼 이혼 실전 문답
이지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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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생각하고 결혼한 사람은 없다. 또한 이혼을 쉽게 결정하는 사람도 없다. 누구나 행복을 꿈꾸며 결혼하지만 끝이 좋을 수는 없다. 눈에 콩깍지가 씌였을 때는 상대방의 좋은 점만 보이지만 결혼한 후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상대방의 단점이 커 보인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지만 물을 벨 수 없듯 가장 어려운 것 또한 부부싸움이다. 행복하기 위해 결혼했지만 인생의 가장 큰 흔적을 남기는 것 또한 결혼이다.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는 17만 유튜버 '아는 변호사'님이 말하는 결혼과 이혼에 대한 통찰이다. 저자 역시 이혼 7년차이지만 이 책은 이혼에 대한 법률 정보를 제공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제목 그대로 결혼을 하는 데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혼을 할 때에도 어떤 때가 정말 이혼을 해야 하고 이혼 후 홀로 설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이 책은 먼저 현명한 결혼을 하기 위한 가이드를 제공해준다. 결혼 7년차로서 저자의 글과 나의 결혼 생활을 보며 비교하며 읽게 된다. 결혼 전 고려할 사항은 많다. 우선 상대방의 인격, 경제적 상황, 상대방의 집안 등등 많은 것이 고려된다. 저자는 결혼하기 전 중요하지만 쉽게 눈감고 넘아갈 수 있는 점들에 중점을 두어 설명하는 듯하다.

저자는 여러 예시를 들어 설명해 주는데 그 중 나와 비슷한 부분을 나누자면 바로 두 가지로 들 수 있다.

"결혼은 의무가 아닌 선택이다."


결혼은 제도이고 선택입니다.

여러분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첫째. ' 나늘 세우고 내 인생을 살아갈 것.'

둘째, ' 내가 바로 선 후에 동반자를 찾을 것'

셋째, ' 가족의 형태를 결정할 것' 입니다.


나의 경우 보수적인 시골 부모님에게 결혼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았다. 30을 훌쩍 넘겼지만 남자 친구 하나 없이 집과 직장만 오가는 나를 답답해하셨다. 전화를 해도, 명절에 집에 가도 결혼하라는 부모님의 압박에 시달려왔다. 그 압박이 너무 힘들었고 나 역시 압박에 세뇌되어서일까. 결혼 하지 못한 나 자신을 부끄럽게 여겼다. 그래서 쫓기듯이 결혼했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주체는 내가 아닌 부모님의 압박이였다. 그래서일까. 결혼을 하면서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후폭풍은 너무 거셌다.

결혼을 한 후 깨닫게 된 건 미혼일 때 행복하게 주체적으로 살고 결혼을 주체적으로 선택한 사람이 결혼 후에도 당당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였다. 그 점을 저자는 속시원히 지적해준다. 결혼을 의무라고 받아들여 내 자신을 부끄럽게 여겼던 미혼 생활은 행복한 결혼을 하는데 장애물이 되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이 중요하며 결혼의 선택 또한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이 점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 저자와 같이 이런 말을 해 주는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나는 지금의 남편과 만나 결혼할 수 있었을까 자문해본다.

"돈은 없지만 둘 다 젊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죠."

이 생각은 결혼 전 백프로 나의 생각이였다. 결혼 전 남편이 경제력이 약한 걸 알았지만 나 역시 계속 일을 하므로 경제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둘이 같이 일을 함에도 빈약한 경제력 위에서 출발한 우리의 상황은 언제나 풍족하지 못했다. 경제 문제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고 생활은 지극히 현실이라는 걸 실감해야했다.

사람들은 사랑 사이에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지금의 젊은 세대 중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사랑 하나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듯 '곤궁함은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다.'

저자가 말한 부채를 속이고 결혼하다 당하는 예시는 내게 해당하지 않지만 경제적 상황은 그만큼 중요하다.

저자는 결혼 7년 차에 이혼을 했다. 누구나 이혼이 쉽지 않은 결정이듯 저자도 결코 쉽지 않았다. 저자는 자신이 힘든 결정을 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이혼을 선택하게 만든 결정적 원인은

내가 동의하지 않은, 그저 사회에서 만들어놓은 어떤 역할이 아닌 '나로서 살자'는 결심이었습니다.

저자가 말한 '나로서 살자'라는 결심이 어떤 것인지 결혼한 여자들은 모두 알 것이다.

결혼 전 한 개인으로 당당히 살아가던 여성이 결혼과 동시에 누구의 아내, 엄마, 며느리로 역할을 강요받고 슈퍼우먼이 되어야하며 정작 자신의 삶을 죽일 걸 강요하는 이 사회의 압박 때문이 아닐까?

나 역시 아이를 두고 공부하는 것을 눈치봐야했고 항상 나라는 개인과 주변의 역할에 저울질해야만 했다.

저자는 변호사이지만 전문직 여성에게도 결혼의 굴레는 평범한 나와 다르지 않았다. 결혼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은 굴레가 주어지는 현실이다.

나답게 살기 위한 결혼을 해야 하고,

나답게 살기 위한 이혼을 해야 합니다.

결혼도 이혼도 나답게 살기 위한 스스로의 선택이어야 합니다.

나답게 살 수 있을 때 나는 가장 이타적일 수 있고,

비로소 내 삶을 책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혼을 선택해야 할 때가 바로 나의 삶을 살고 있는가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한 삶을 살지 못하면 그 자체가 바로 이혼사유가 된다고 말한다. 내가 없는 삶은 결국 나를 불행하게 한다. 아이들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건 바로 나 자신이므로 나를 위한 삶, 선택이 필요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빨리 나의 삶을 찾아야 한다. 아이 때문에, 주변의 시선 때문에 미룬다는 건 결국 나를 불행의 연장선상에 두는 것이므로 저자는 이혼에 있어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혼 7년차이지만 나 또한 이혼을 생각할 때가 많다. 솔직히 저자의 '나의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 어쩌면 저자가 보기에 나는 이혼을 해야 할 사람인지도 모른다. 나 역시 지지부진하게 끌고 있을 것이다. 저자의 글을 읽노라면 왜 나는 나 자신으로 행복하게 살지 못했을까라는 후회가 엄습해온다. 나 자신이 행복한 삶을 충분히 살지 못했고 결혼 선택도 내가 주체가 되지 못했다.

책을 읽으며 나를 찾기 위해 더욱 몸부림쳐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먼저 나 자신이 바로 서야 결혼을 Go 할 것인지 Stop 할 것인지 또한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결혼도 스스로의 선택이듯 이혼 또한 스스로의 선택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 진지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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