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 -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 서가명강 시리즈 15
홍진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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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성경은 공통점이 있다.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건 알지만 읽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바로 몇백년 시대 전에 쓰여진 이 텍스트 속에 사람들은 어려움을 느낀다. 현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은 불편함을 느낀다. 그 불편함을 체감할 때 책읽기는 지루함과 의무로 바뀐다. 그래서 고전과 성경은 한글을 읽는다해도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많다.

고전과 성경이 필독서라면 왜 좋은지 우리에게는 해설자가 필요하다. 성경은 교회 목사님이 그 해설자의 역할을 해주신다. 그렇다면 고전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여기, 해설자를 자처한 분이 있다. 바로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인 홍진호 교수님이다.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로 유명한 서가명강 시리즈의 네 번째 시리즈의 주인공 홍진호 교수는 제목부터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며』에서 고전의 사랑을 독자들에게 강조한다.

저자의 전문분야가 독어독문학과이다보니 저자가 소개한 네 고전 또한 당연히 독일 문학이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통>,호프만스탈의 <672번째 밤의 동화>, 카프카의 <변신>이다. 사실 나는 이 네 편의 고전의 내용은 알지만 모두 읽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은 내게 철저한 고전 입문서와 다름없다.

처음에 말했듯, 고전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바로 맥락이다. 그 당시의 사회상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고전이 좋다는 걸 알아도 절대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저자는 이 고전에 대한 사회상과 문단의 특징을 설명해준다. 먼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던 일방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라고만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는 헤르만 헤세가 강조한 내면의 나가 무엇인가에 주목한다. 우리가 표면적으로 '나'를 찾는 과정이라고만 넘어갔다면 저자는 당시 산업혁명으로 바뀐 자연관, 그리고 '신은 죽었다'로 유명한 니체의 철학과 쇼펜하우어의 세계관을 드나들며 이 고전을 해석해나간다. 그리고 그 단서를 드나들며 마침내 '내면으로의 길'이 본질적인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임을 알게 된다.

저자의 해석은 매우 친절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전을 알기란 더욱 쉽지 않음을 알게 한다. 저자처럼 매혹적인 고전을 알기 위해서는 시대상에 대한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네 편의 고전 중 카프카의 소설 <변신>은 그당시 독일의 노동자들을 보여주어 더욱 공감을 자아내게 한다. 벌레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돈 벌어주는 기계로 전락한 노동자의 삶. 그 노동자인 주인공인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할 때조차 경제적인 문제로 인간이 아닌 벌레로 취급되는 삶은 바로 지금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저자가 설명해주는 그 의미를 따라 읽어가다보면 카프카가 말하는 이 현실의 냉혹함을 느끼며 비로소 카프카의 진가를 알게 한다.

앞서 말했듯, 나는 이 네 편의 고전을 읽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 이 서평은 네 편의 명작을 모두 읽은 후 다시 써야 할 서평이다. 비록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 명작들을 다 읽은 후 저자처럼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이라고 똑같이 말하고 싶다. 하지만 '이토록 친절한 고전 입문 강의'를 들었으니 분명 나는 고전을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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