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8
전이수.김나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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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발굴프로그램>에서 대중에게 알려진 전이수 작가의 그림책에는 현실에 대한 소망과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전작 「소중한 사람에게」 또한 노키즈존, 환경 오염, 소외됨 등 현실의 아픔을 간결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내었습니다. 『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 또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걸어가는 늑대들을 통해 지금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걸어가는 늑대들이 도착한 도시는 그야말로 뿌연 회색도시입니다. 모든 건물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눈도 선명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이 회색 도시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무엇이 이 도시를 회색으로 물들었을까요? 늑대들은 도시를 계속 따라가 봅니다.



도시를 따라 가던 중 늑대들이 발견한 모습은 컴퓨터 화면만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모습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등을 지고 컴퓨터 화면 속의 모니터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늑대들이 지나가도 이들은 쳐다보지 않습니다. 그저 앞의 컴퓨터만 쳐다볼 뿐입니다. 컴퓨터만 바라보는 세상... 그 세상 속에 자연과 사람들의 존재는 어쩌면 보지 않기 때문에 컴퓨터를 제외한 다른 사물들은 뿌옇게 보이는 게 아닐까요?


사람들은 회색 도시에 대해 의아해하지 않습니다. 이젠 무엇이 문제인지도 자각하지 못할 만큼 컴퓨터 화면과 회색 도시에 길들여졌죠. 그들에게는 이 모습만이 전부일 뿐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늑대들은 그 중 파란 하늘을 보았다는 소년 유하를 만나게 됩니다. 조그마한 구멍을 통해 파란 하늘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소년 유하. 그는 이 회색 도시가 아닌 파란 하늘의 세상을 동경하며 늑대들과 길을 떠납니다.

『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는 어느새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아이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자연과 뛰어놀던 기억이 있던 우리 어른들은 이게 아니다라는 자각과 자연에 대한 동경심은 있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거리에 빽뺵한 건물들이 전부인 것 마냥 살아갑니다. 마치 이 그림책에서 컴퓨터만 보는 사람들이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것처럼...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시각을 제한하고 다른 것을 보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비록 육체는 자란다 하더라도 컴퓨터 화면만 보는 아이들에게 정신적인 성숙함까지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에서 유하 또한 파란 하늘을 찾아 모험을 떠나서야 비로소 성장을 하게 됩니다.

코로나로 비대면 사회가 접어들며 이젠 학교에서도 온라인 교육을 하게 합니다. 더욱 컴퓨터에 가까이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으로 아이들을 유도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온라인 교육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에게 바깥의 깨끗하고 맑은 자연을 마음껏 누리게 해 주는 것입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외에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을 컴퓨터 화면 속으로 더 이끌어갑니다.

「소중한 사람에게」가 여러가지 사회의 아픔들을 전반적으로 그려냈다면, 『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은 컴퓨터 속 화면에 갇힌 사람들의 시각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걸어다니는 늑대들과 함께 모험을 떠나다보면 바로 우리 아이들이 보이고 이 세상임을 알게 됩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우리 현실의 모습 속에 희망을 그린 그림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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