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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 대디
제임스 굴드-본 지음, 정지현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월
평점 :

1년 전 아내를 잃었다. 아내를 잃은 슬픔에 더해 아들 윌은 1년째 말을 하지 않는다. 공사장 일도 한순간에 잃고 집주인 레그는 집세를 내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다. 모든 것이 엉망인 듯한 『댄싱 대디』의 주인공 대니의 이야기다.
다른 기술이 없는 대니에게는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 또 다른 공사장을 전전하지만 배관공이나 전기공같은 기술이 없는 평범한 노동자인 대니에게 호의적인 곳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아들 윌에게는 해고 사실을 숨기며 출근하는 것처럼 가장하지만 일자리를 찾아 전전하지만 소득이 없다. 막막하기만 하던 대니. 거리의 연주자들이 공연을 하고 돈을 받는 모습을 보며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무모하지만 뭔가 해야만 한다. 집주인 레그가 대니와 윌 부자를 쫓아내기 전에. 무작정 판다 복장을쓰고 거리로 나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댄싱 대디』는 거리 연주자로 나선 대니가 우연한 기회로 아들 윌의 폭행 당하는 현장으로부터 구해내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판다곰을 쓴 사람이 아빠인 줄 모르는 윌은 판다 아빠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년 넘는 시간 동안 아들의 입을 열게하려고 노력했지만 정작 모르고 있었던 아들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과 춤을 매게로 알게 된 댄서 크리스털과의 인연등이 어우러져 아빠 대니와 윌이 하나가 되어간다.
소설은 즐거울 게 없는 상황임에도 주변 인물을 통해 슬픔으로 빠져들지 않게 해 준다. 특히 대니의 동료인 이반, 그리고 크리스털 등은 우울에 빠진 상황에서도 밝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 감초같은 역할을 해낸다. 심지어 목숨을 위협하며 집세를 추궁하는 집주인 레그 또한 미워할 수만은 없는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이야기의 주축은 대니와 윌 부자가 춤을 매게로 아내와 엄마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들의 화해는 결코 둘 만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 주변의 모든 이들이 부자의 화해를 돕기 위한 매개체가 된다. 아내 리즈가 죽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음식을 챙겨주며 온정을 베푸는 이반과 이바나 부부, 말을 하지 않는 윌에게 살며시 다가와 준 콜먼 선생님, 같은 거리 연주자이면서 댄스 대회에 나갈 걸 권유하는 팀, 그리고 댄서이자 대니의 댄스 파트너가 되준 크리스털등이 있었기에 이 부자는 슬픔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따뜻한 분위기가 소설 내내 흘러나오며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어낸다.
갑자기 닥쳐온 비극은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기도 하고 때론 소원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극은 소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건 비극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극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서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 이 비극은 소원했던 관계도 다시 이어질 수 있게 해준다.
『댄싱 대디』는 대니가 자신의 슬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마련된다. 비록 위기가 만들어 낸 기회지만 그 상황 속에 어설프지만 서서히 변하는 대니. 대니의 변화 속에 스스로 침묵을 선택한 윌 또한 침묵을 깨뜨려나간다. 주변의 도움 속에 그들은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만들어나간다.
무엇보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하루 하루를 살아갔던 대니의 변화가 뭉클하다. 몸치였던 대니가 춤을 배우며 아내를 이해하고 아들과의 연결 고리가 생기며 적극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어느 누구라도 대니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 책에는 대니를 응원해주는 많은 사람이 있었다. 함께일때 우리는 슬픔을 대처할 수 있다.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책을 소개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