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아이드 수잔
줄리아 히벌린 지음, 유소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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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 '블랙 아이드 수잔'이란 꽃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검은 눈의 수잔"인가?라고 생각했다.

표지만을 보고도 꽃 이름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블랙 아이드 수잔'이 꽃이름인 줄 책을 읽어나가면서야 알았다. 활짝 핀 예쁜 블랙 아이드 수잔, 그 꽃이 주는 공포가 어떤지 너무 궁금했다.

『블랙 아이드 수잔』은 죽은 여자들의 유골들 속에서 겨우 살아남은 테사 카트라이트의 이야기다.

테사는 산 채로 묻혔지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이다. 죽은 그 곳에 블랙 아이드 수잔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테사를 '블랙 아이드 수잔'으로 부른다. 유일한 생존자인 테사는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지만 테사는 이 사건에 대한 후유증으로 눈이 보이지 않게 된다.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테렐이 체포되고 사형을 집행받은 사형수가 되었다.

소설은 사고 당시의 열여섯 테사와 18년 후의 딸 체리를 키우고 있는 싱글맘 테사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테사가 사고 이후 의사와 면담을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회피하지만 테사의 기억 속에서 계속 말을 거는 수잔 (피해자의 영혼들)이 마치 테사에게 말을 거는 듯하다.

성인이 된 테사는 이 사건의 범인 테렐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변호사에게 무죄를 밝히는 읽에 협조하겠다고 마음을 바꾼다. 갑자기 마음을 바꾼 이유를 묻는 변호사에게 테사는 자신이 심지 않았는데도 집 앞에 활짝 핀 블랙 아이드 수잔을 보여준다. 이 꽃들이 자기 주변에 있는 한 자신이 결코 안전하지 않으리라는 걸 아는 테사의 심리와 열여섯살 어린 테사의 심리가 교차하며 이 이야기는 더욱 미궁으로 빠져든다.

『블랙 아이드 수잔』은 스릴러 소설같이 기괴한 공포를 선사하지는 않는다. 또한 직접적인 묘사 또한 절제한다. 다만 읽는 이에게 최대의 상상을 하게 하며 추리하게끔 여지를 만들어준다. 그 중에 하나가 어린 테사에게 가장 절친했던 친구 리디아의 존재이다. 직접적으로 등장하진 않지만 테사의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친구임을 공공연히 드러낸다. 하지만 홀연히 사라진 리디아는 과연 어떻게 된 것일까?

이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여타 심리스릴러와 다르게 조금씩 성을 쌓아올려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 이 소설은 놀라움과 소음을 자아낸다. 다만 아쉬웠다면 그 성을 쌓아가는, 본격적인 긴장감을 자아내기까지 발동이 너무 늦게 걸린다는 점이다. 사건이 테사의 생각 속에서 재현되고 있다보니 초반 내용을 따라잡는 것도 다소 어려웠다.

『블랙 아이드 수잔』의 범인의 반전. 과연 이 책을 읽은 독자 중에 범인을 맞게 추리한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 소설은 마지막에 허를 찌른다. 독자와도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는 듯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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