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이지혜 지음 / 파람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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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를 통해 클래식을 접했다. 유명한 만화이자 드라마였던 이 작품은 지루한 음악이라며 기피했던 클래식을 단번에 매력적인 음악으로 다가오게 해 주었다. 어떤 소재에 대해 관심을 끌기 위해선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클래식을 싫어하던 내게 「노다메 칸타빌레」의 진지하고도 코믹한 스토리텔링이 클래식의 관심을 유발하게 했다. 그리고 나는 여기 또 하나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또한 이지혜 클래식 해설가도 작가만의 해석이 담긴 스토리텔링으로 독자들을 클래식의 세계로 초대한다.

「노다메 칸타빌레」가 코믹한 상황으로 클래식에 대한 거리감을 줄여주었다면 클래식 해설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이지혜 해설가는 계절로 클래식을 소개한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에 맞는 음악을 추천하며 곡에 대한 해설과 작품에 대한 작곡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계절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는 보통 계절을 이야기할 때 봄을 먼저 이야기한다. 학교 입학식 또한 봄의 시작인 3월에 하듯 계절의 시작은 봄이다. 하지만 저자는 봄이 아닌 가을로 클래식 세계의 포문을 연다는 점이 독특하다. 아마 이 책이 출간된 시점이 가을인 점을 겨냥해 가을부터 시작하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독서의 계절이라고도 부르는 가을답게 저자 또한 음악회와 전시회가 많은 이 가을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가을이라고 소개한다.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 중 기타의 명곡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의 작곡가 타레가와 '누에고 탱고'를 탄생시키며 탱고의 대중화를 힘쓴 '피아졸라'가 흥미롭다. 어떤 길이든 주류의 길을 가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간다는 건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타레가와 피아졸라 마찬가지였다. 특히 자신의 길이 아님에도 남을 따라 클래식을 배웠던 피아졸라를 야단 친 그의 스승의 질책은 매우 따끔하다.



겨울, 저자는 겨울을 외로움으로 해석한다. 그래서인지 겨울을 소개하는 작품들은 외로움과 우울함의 사투 속에 써내려간 작품들이 많다. 마치 자신의 죽음을 예고한 듯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와 극심한 우울증으로 힘들어했던 라흐마니노프 등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작곡을 하며 피아노를 치는 그들의 이야기는 겨울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외로움,우울함이 담긴 곡이 많지만 겨울은 새해 1월만큼은 밝은 곡을 소개한다. 특히 '1월의 첫날에 들어야 하는 곡'으로 추천한 곡은 바로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이다. 잔잔하면서도 신비한 왈츠 곡인 이 작품을 들으며 새로운 시작을 계획해 볼 것을 제안하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게 된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 새싹이 돋고 모든 사물이 새로 시작하는 활기찬 봄에는 모차르트를 빼놓을 수 없다. 청중에게 오로지 음악을 즐기는 기쁨과 자유를 선사하는 모차르트의 음악은 듣는 이를 즐겁게 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한 《디베르티멘토 D장조》에서 '디베르티멘토'라는 뜻마처 '즐겁게 하라'는 의미라니 어찌 봄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을까. 생동감 있고 유쾌한 모차르트의 음악에 대한 설명을 듣노라면 어릴 적 모차르트 위인전에서 읽은 일화가 떠오른다. 가난해서 연료를 사올 돈도 없이 추위를 나야 했던 모차르트 부부가 추위를 이기기 위해 함께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는 힘든 상황에서도 유쾌하게 생활했던 그의 음악과 닮아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연애 기간의 절반 이상을 예비 장인어른이자 스승과 치열한 소송으로 버티며 사랑을 지킨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 이야기는 슈만을 새롭게 보게 한다. 슈만의 가곡이 클라라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곡이라니 부러움을 자아낸다.

더위가 내리쬐는 여름, 치열한 여름을 위풍당당한 헨델, 베토벤 등을 소개해 주는 등 저자가 추천하는 음악과 글을 읽으면 감상의 폭이 예전과 달라짐을 느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유흥준 교수님의 말처럼 저자의 해설을 통해 듣는 음악은 더 깊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 이제 겨울을 향해 달려가는 늦가을, 이 책을 따라 음악을 듣는다면 음악이 더 친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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