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고 아이를 키우며 남편과 크고 작은 갈등이 있다. 나도 아이를 사랑하고, 남편도 아이를 사랑하지만 사랑의 방식이 너무 다르기에 우리는 서로의 방식에 갈등하게 된다. 사랑하는 마음은 같지만 모양이 다르면 사랑하는 방법도 다르다. 소설 <세 모양의 마음> 은 내게 그런 책이였다. 사랑하는 마음은 같지만 모양이 다른 세 사람. 그 마음이 서로 달라 상처받을 수 밖에 없었던 열 다섯 살 유주, 상미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여인 진영의 이야기는 남의 일 처럼 읽히지 않았다. 바로 지금 서로 다른 사랑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같았다.<세 모양의 마음>에는 세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열다섯 살 유주와 상미 , 그리고 어른 진영.유주는 다섯 살 바닷가에서 물에 빠졌을 때 어떤 익명의 남자에게 구조를 당하나 그 구조자가 2주 후 돌연사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 충격 이후 유주의 엄마는 임신중인 남자 아이를 유산하고 유주는 집안의 애물단지가 된다. 태어나지도 않았던 남동생과 비교당하며 없느니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한 유주는 물에 빠졌던 그 때 이후 절뚝이가 되어 주변의 놀림걸이가 된다.또래 상미는 가난한 집에서 살아간다. 집에서 누워만 있는 무기력한 아빠, 아빠를 대신해 일을 하지만 딸 상미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엄마, 그리고 가난이라는 이름하에 모든 걸 포기해야만 하는 외로운 상미. 상미에게는 어린 시절 유괴당할 뻔한 경험이 있다. 자신에게 맛난 아이스크림을 사 주었던 여인을 따라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는 상미는 하루 하루가 지옥같기만 하다.돈이 없는 10대 유주와 상미에게는 갈 곳이 없다. 그들에게 돈이 없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 유일한 장소는 도서관. 그들은 사람없는 곳을 피해 가장 구석진 곳에 있는 소설 코너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외로운 그들에게 어느 날 밥을 사 주겠다며 다가오고 그들은 진영의 보살핌 아래 세 명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저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굶으며 지내던 앤데요. 저분이 매일매일 아무 사이도 아닌 저한테 점심을 사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웃게 해줬다면요. 그러면 누가 진짜로 제 보호자인 거예요?우리는 흔히 보호자라는 말을 보호 대상에게 함부로 대해도 괜찮다는 뜻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보호자라는 건 말 그대로 정신적 육체적이라는 말로 보호해야 함에도 힘의 논리 또는 권리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이 소설은 자문하게 한다. 나 역시 엄마이고 두 아이의 엄마이지만 내 아이들에게 권리만을 행사하는 건 아닌지 되물어본다.<세 모양의 마음>에서 영원할 것 같던 세 사람의 관계가 예상치 못한 사고로 분열되며 이 세 명은 뿔뿔이 흩어진다. 이 들의 관계를 주변에서는 이용하고 배신하는 사람도 있으며 결국 실패한 것 처럼 보이곤 했던 이들이 마지막에는 반전을 선사한다. 비참한 상황에서도 서로를 놓지 않은 두 사람을 보여주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사랑이란 어떤 것인가를 깨닫게 한다. 상황에 따라 돌변하는 유주 또는 상미의 부모와 같은 사랑이 아닌 상황을 떠나 상대방에게 책임을 다하기를 원하며 놓지 않았던 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마음이 또 다른 희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알게 해 준다.유주와 상미 그리고 진영은 서로를 사랑했다. 하지만 이 세 사람의 방식은 서로 달랐다. 하지만 방식이 달랐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듯 이들이 서로 떨어져 있다해서 끝난 것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사랑이 있는 한 언젠가 서로 다시 만날 것임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