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 - 여인의 초상화 속 숨겨진 이야기
이정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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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의 인물들은 남자보다 여자가 많다. 왜 그럴까? 왜 화가들은 남성보다 여성을 더 많이 그렸을까? 화가들은 여성을 그리면서 어떻게 인식했을까?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그리고 그림 속의 여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는 여인의 초상화 속 인물과 사회상을 비교하여 숨겨진 여자들의 이야기를 말하는 미술책이다.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는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으로 저자 이정아씨는 전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미술 칼럼을 기고했다. 저자는 먼저 이 책에서 그림이 그려진 시대상을 비추며 그 작품 속에 그려진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과연 어떠한 배경 속에 여성들이 그려졌을까?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모나리자> 및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등 잘 알려진 다수의 작품 등도 수록되어 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화가가 그린 여인상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거나 미술사에 큰 영향을 준 의미 깊은 작품들도 수록되어 있다. 그 중 한 작품을 고른다면 단연 프란시스코 고야의 『옷을 벗은 마하』 이다.


이 작품에 대한 지식이 있기 전, 단순히 한 여인의 누드화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작품이 종교 재판소까지 끌려갈만한 논란이 되었던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면 우리는 이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 그림이 그려진 16~17세기 스페인 여성들은 모든 기회를 박탈당하고 아내와 어머니로만 살기를 강요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한 시대에 여성이 자신의 욕망을 갖는 건 시대를 거스르며 음란한 여자라는 오명을 감당해야했다.

이 그림을 그린 이후 자신이 쌓아 온 명성이 사라지고 "마하가 내 인생을 바꿨다"라고 탄식을 자아냈던 화가는 왜 시대를 거스르는 이 그림을 그렸을까? 저자는 그 이유가 현실의 모순에 대한 저항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현실 저항과 함께 이 여인의 욕망을 그대로 인정해주고자 하는 존중과 사랑이 아니였을까?

사랑이 없다면 그 종교적 압박을 견뎌내고 이런 파격적인 그림을 그려내고 그림 속의 여인은 행복한 모습을 지을 수 있었을까?



수록된 많은 명화들이 남성화가가 여성을 그린 경우가 많다면 이번에는 여성 화가가 수잔 발라동의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다. 학벌도 없고 18세의 나이에 미혼모가 되며 어깨너머로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운 발라동은 자신의 모습을 주력하여 그렸다. 왜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줄기차게 그렸을까?

저자는 19세기의 이 비천한 출신의 화가가 받았던 차별과 좌절, 그리고 멸시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음을 말한다. 자신을 그리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지, 얼마나 많은 다짐을 했을지 상상해본다. 사람들의 시선을 딛고 '당돌한 여성'이라는 말을 들으며 작품 세계를 해 나갈 수 있기가 결코 쉽지 않았음을 짐작케한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교수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했다. 이 사실은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평범한 여성으로 보이는 여성들의 모습이 저자가 알려주는 시대상과 스토리텔링에 의해 한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갖고 그림을 바라보게 한다. 이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화가와 교감하게 되며 그림을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비록 그림에 문외한인 나이지만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를 통해 여성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미처 우리가 듣지 못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화가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남성에 의해 비춰진 여성의 모습도 있고 수잔 발라동처럼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여성의 모습이 있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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