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 중국 민주 자유를 위한 간절한 외침
우쩐룽 지음 / nobook(노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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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이라고 하면 보통 우리는 시리아 또는 예멘 등의  난민을 생각한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중국 난민이라고 한다면 잘 연상이 되지 않는다. 미국과 세계 패권을 다투는 중국에서  온 난민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아함을 품을 것이다. 중동과 달리 사상 또는 정치적인 망명이 많은 중국, 수많은 소수 민족을 통제하기 위해  SNS를 막는 나라 중국에서 온 정치 난민인 우쩐룽 씨가 쓴 회고록이다. 

<도망자>의 저자 우쩐룽 씨는 중국에서 사상범으로 수배되어 한국으로 망명한 첫 번째 정치 난민이다.  저자는 자신의 첫 이야기를함께 망명온 친구 등원비와 거하던 중 자신을 찾아 온 쉬버 씨와의 쉬버 씨를 통해 알게 된 최황규 목사님과의 인연을 이야기한다. 강대국인 중국의 압박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 난민 지위를 받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저자는 법무부와의 면접을 통해 자신이 망명 온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쩐룽 씨는 중국 섬서성 흥평시 소남촌 출생으로 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해방년 출신이다. 시골 마을에서 자란 저자는 할머니, 아버지 무승신, 어머니 가가을 자신의 3명의 스승이라고 칭하며 자신이 공산당의 일방적인 가르침에 세뇌되지 않은 건 할머니의 영향이 컸음을 고백한다. 

공산당 정권은 학생들에게 '혁명 소설'을 읽으라고 권장하는 등 중국 공산당이 전 국민에게 공산주의로 전향하라는 임무를 주며  통치한다. 저자 또한 공산당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사상 교육을 받으며 순응해 간다.  공산주의 청년단 교육에서 반장 겸 학습위원인 주요 자리까지 차지하지만 단 지부에서 실행하는 '자아비판'은 저자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저자 자신이 본보기 대상이 되어 자신의 죄를 동지들에게 고백하며 용서를 받아야 하는 이 과정은 사상적,  정신적인 고통이자 치욕이었다. 이 '자아비판'을  통과하지 못하면 당장 학교에서 쫓겨나야 하는 이 시간이 저자에게 큰 상처를 남겼고 후에 자신의 반역 행위도 이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회고한다. 

<도망자>에서 저자는 자신이 공산당의 사상에 반하는 글을 쓰고 움직이게 된 계기는 '문화대혁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자는 자신이 공산당을 반대하게 되는 계기인 이 문화대혁명에 대해 너무 단편적으로만 소개한다. 중국의 역사에 낯선 나와 같은 독자에게는 이 역사의 배경이 부족한 상황에서 저자의 심정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공산당이 조금씩 중국 국민을 통제해 가는 모습은 순차적으로 소개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간략한 설명으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매우 크게 느껴졌다. 
책의 말미 저자가 정치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후 언론과 인터뷰한 기사도 좋지만 중국의 역사적인 배경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저자는 자신이 사상에 반하는 원고를 썼기 떄문에 수많은 원고를 썼지만 한 권도 출판하지 못하는 불운한 작가라고 말한다. 어떤 원고는 화재로 불에 탔고 중국 공산당에 압수된 원고도 있다. 책 곳곳에 출판되지 못하고 묵힌 원고들에 대한 아쉬움이  드러나는데 그 원고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곁들이거나 저자가 기억하는 만큼 자신의 원고를 일부 소개해 주었더라면 저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도망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였다. 180페이지라는 짧은 분량으로 저자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차라리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풀었다면 이런 아쉬움은 남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해에 태어난 저자는 공산당 정권이 국민들의 통제력을 조금씩 장악해가는 모습을 설명해 주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중국의 이면을 이해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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