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고 싶은 마음 - 왜 노력하는 사람이 불행해지는가
오타 하지메 지음, 민경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예전, 가수 장나라씨의 신인 시절, 장나라씨가 1집이 성공한 후 엄청난 중압감으로 힘들어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1집부터 거둔 성공에 2집이 1집보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안 된다라는 부담감 속에 심적으로 힘들어했다고 한다. 인정받아야 한다는 마음, 또는 그 인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단순히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운동 선수, 연예인 그리고 일반인들 또한 그 중압감을 받고 이 욕구에 시달리곤 한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SNS에서도 공감이나 좋아요 숫자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것 또한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이다. 오타 하지메는 저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통해 우리의 그런 욕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의 저자 오타 하지메는 2008년부터 여러 기업과 관공서, 병원, 중고등학교, 유치원에서 인정이나 칭찬으로 인해 어떤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오랜 연구를 해 왔다. 오타 하지메는 인정으로 인한 장점, 그리고 인정 욕구가 강박으로 변하게 될 때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결책까지를 이 책에서 제시해준다.

흔히 우리는 인정이란 긍정적인 영향을 낳는다고 생각한다. 오타 하지메 또한 장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인정과 칭찬이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키며 이직을 억제한다. 따라서 정신 건강과 부정 억제에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

이 인정욕구는 모든 사람들이 소유하는 보편적인 욕구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정'이 주는 '빛'보다 '그림자'에 대해 집중하여 이야기한다. 저자는 인정 욕구가 강박증오로 바뀌기 쉬움을 이야기하며 그로 인한 부정적인 면에 대한 원인과 결과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먼저 인정 경험을 받은 인재들, 또는 어려서부터 엘리트였던 인재들이 쉽게 조직을 떠나는 경험이 많은 점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그들이 한 노력이 인정 받았는데 왜 그들은 인정 받은 조직을 떠나는가? 그리고 왜 그들은 그 기대감을 못 견뎌하는가 등을 이야기한다. 욕구를 넘어서, 가벼운 부담을 넘어서 신경증 적인 반응이 오는 사례를 저자는 '개미지옥'이라고 말한다.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된다'라는 의식이

마음속 어딘가에 있는 한 그 불안을 제거하려면 할수록

마치 개미지옥처럼 불안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이다.


저자는 이 인정욕구가 강박관념으로 변해 불행하기 쉬운 원인으로 주위로부터 받는 인지된 기대, 자신이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기효능감의 격차에 따라 이 강박관념이 우울증, 번아웃, 멜랑콜리 친화형의 우울증의 형식으로 발전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는 IT,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한 사회 구조의 변화 또한 이 현상에 일조했음을 강조한다. 학교 교육에서 영재였지만 객관식이 아닌 독창성과 개성이 더 인정 받는 이 시대에서 단순히 노력만 해서 얻어지지 않는 이 모호한 자질들이 더 큰 강박증과 불행을 야기했다고 말한다.


지금 시대의 첨단을 달리는 일에서 요구되는 요소는 감각과 번뜩임, 직감, 감성과 그것들을 결합하는 독창성과 창의성 혹은

독특한 개성이라는 능력과 자질이다.

그런 능력과 자질은 모호한 데다가 정체도, 발휘되는 과정도

아직 해명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

이처럼 일에서 요구되는 능력이나 자질과 수험 수재형 인재의 특기 사이에 격차가 벌어졌다.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때 앞서 말한 청년처럼

모든 걸 내려놓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다.


저자는 주로 일본의 조직사회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현상들을 설명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현상들은 일본과 비슷한 조직 구조를 갖추고 있는 한국 사회 또한 결코 다르지 않다. 폐쇄적인 조직 특히 관료 집단, 직장의 비리, 공과 사가 불명확한 조직 제도, 그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때로는 부정을 눈감아주는 문제등,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왜 조직의 범법 행위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지 그 근원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인정 욕구가 건강하게 자리잡기 위해, 또는 자유롭게 하기 위해 저자는 자신이 정의한 이 강박증에 대한 문제로부터 해결책을 찾는다. 기대를 키워주는 쪽보다 기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으로, 매우 정확한 인정 방법과 조직의 명확하면서도 적절한 보상 제도 등 아울러 제시해 준다.


그 중 저자가 제시한 '전부가 아니면 아무것도 없다'라는 사고방식으로부터 보호해 줄 '계단'이나 '슬로프'같은 제도를 설치할 것을 권유하는 글을 읽으면서 한 책에서 최근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조영남 서울대 교수가 말한 중국과 한국의 차이점에 관한 글이 떠올랐다. 한국에서는 실패하면 끝이기 때문에 벤쳐 사업같은 창업에 대해 엄두를 못 내지만 중국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실패했어도 이게 끝이 아니라는 생각에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안전망을 만들어 주는 정책이 우리의 인정 욕구로부터 더 건강하게 자리잡는 데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인정받기 위한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개인의 의지 또한 중요하지만 제도 또한 중요함을 이 책은 말해준다. 하지만 우리는 제도로부터 기대하기에는 막연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저자가 제안한 개인적인 방법 등은 매우 유용하다. 그리고 우리가 바로 실현해 볼 수 있는 방법 등도 제시되어 있어 시도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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