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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 차별과 배제, 혐오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하여
악셀 하케 지음, 장윤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평점 :

우리는 지금 미국의 흑인 사망으로 인한 폭동 소식을 듣는다. 어쩌면 이는 세상에서 가장 무례한 트럼프가 대통령이 당선되고부터 예고되었던 건지 모른다. 선거 때부터 약자에 대한 조롱과 멸시를 숨기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들어가서도 그 무례함을 숨기지 않는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또한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럽에는 동양인 혐오를 숨기지 않는다. 동양인은 분노의 타깃이 되어간다. 무례함이 널뛰는 시대. 이 시대를 과연 품위있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이 저자 악셀 하케는 독일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다.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언어의 집을 짓는 글쟁이"라는 평가를 받는 저자는 이 무례의 시대에 '품위 있는 삶'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이야기한다.
먼저 저자는 『품위」라는 단어의 정의를 묻는다. 과연 무엇이 『품위」인가 ? 사전에서 뜻을 검색해 본다.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이라는 의미가 눈에 띈다. 그렇다면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은 무엇일까? 저자는 먼저 이 '품위'라는 뜻이 상대적일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특히 우리가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 '품위'가 나치 친위대에서 유대인을 학살하면서 독일인들에게 품위를 강조하였음을 강조한다.
품위는 어떤 이름이 붙여지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한다.
확실히 품위는 모호하고 흐릿하며 불분명한 경향이 있다.
어떤 행동을 두고 품위라고 명명하면 그 행동은 이내 품위에 속하게 된다.
저자는 이 품위에 대한 의미에 칸트가 말한 품위의 의미를 인용한다. 그렇다면 칸트는 품위를 뭐라 명명했을까? 철학자 칸트는 품위란 "타인의 운명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타인과 더불어 사는 데 완충재와 윤활제의 역할을 하는 이 품위가 결속과 분열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있는 '중간 세계;에서 품위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품위 있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품위를 지키기도 결코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 왜일까? 저자는 사회의 변화에 주목한다. 많은 직업들이 디지털화되며 사람들이 직장을 잃어가고 일회용성 말이 난무하는 소셜미디어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키워간다. 편하고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지만 그에 비해 즉흥적이고 폭발하기 쉬운 그 안에서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는 자신의 이익 앞에 온갖 무례가 난무하지만 침묵을 지킨다. 0과 1만 있는 디지털 사회에서 그들은 돈 앞에 무례를 허용하며 손을 놓는다.
우리는 알고 있다. 사회가 어려울수록 범죄율이 치솟고 약자를 향한 혐오가 난무하다는 것을. 그 속에서 과연 품위가 가능할까. 선을 악으로 갚는 이 시대에, 품위 있게 살아갈 수 있을까? 저자는 어디에서 답을 찾을까. 저자는 기본으로 돌아간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사회,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함을 강조한다.
앞으로 우리가 다른 사람과 공존하려면
더불어 살아야만 하고
또 더불어 살고자 하는 타인에게 일말의 관심이라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대안은 사람이 아닐까? 코로나19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저소득층이 힘들 때 마스크를 수제작하며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배포해주며 선행을 베풀던 사람들이 화제가 되었다. 모두 마스크를 사기 위해 사재기할 때 그들은 선행을 베풀었다. 그리고 그 선행은 또 다른 미담을 만들어 내었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관심이 이 사회의 품위를 지켜낼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악셀 하케 또한 강조하고 있다.
품위는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우리 세대가 가장 먼저 배워야 할 시급한 태도이다. 우리에게는 전염병 백신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품위를 회복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타인을 향한 포용과 연대가 중요하다.
품위는 혼자서 이룰 수 있는 태도가 아니다. 공존하는 사회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삶의 태도이다. 그리고 그 품위는 우리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며 함께 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