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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의 기술 - 유혹의 시대를 이기는 5가지 삶의 원칙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어른들은 지금이 예전보다 살기 좋아졌다고들 말한다. 자신들이 젊었을 때는 참 힘들었노라고, 먹을 게 없어 여러 밭일을 해야 했고 지금과 같은 세탁기 및 최신 가전도구들이 없어 모두 손수 했다면서 편한 세상이 되어졌다고들 한다. 하지만 과연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중 과연 어른들 말씀에 동의하는 이가 몇 명이나 있을까? 우리는 또 다른 편리함을 찾아 새로운 기기에 열광하고 더 빠르고 더 나은 성능을 찾아 욕망한다. 그리고 이 욕망은 결코 충족되지 않는다. 이 폭주하는 욕망의 전차 안에서 과연 우리는 안전한가? 우리는 이 욕망에서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절제의 기술》은 덴마크에서 가장 신뢰받는 심리학자인 스벤 프랭크만이 쓴 책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이 사회에 대한 진단과 이 욕망으로부터 자신을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가를 저술한 책이다.
저자는 먼저 이 사회를 '욕망의 쳇바퀴'라고 말한다. 만족이 없는 사회, 뭔가를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얻고 난 이후의 만족감은 잠시 뿐 또 다른 새로운 것을 갖기 위해 폭주하는 사회, 이 쳇바퀴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1차 산업 혁명 당시만 해도 여가가 있고 만족이 있으며 나중의 행복을 위해 절제하였다면 지금의 사회는 끊임없이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기고 유혹하며 소비하게 만드는 사회로 변모했음을 말하며 욕망의 노예가 되어 버린 이 사회의 모습을 말해준다.
소비사회에서 우리는 온갖 유혹과 부추김에 끊임없이 노출되며,
우리가 품은 모든 욕망은 문제없는 것이 된다. 의미 있는 욕망과 무의미한 욕망을 구분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걸 다 갖지 못해도 괜찮다고, 이미 가진 것에 만족하자고 주장하는 게 어려워졌다. 지속해서 무언가에, 진심으로 마음을 쓰는 일도 힘들어졌다.
'원하는 만큼 쓰고, 원하는 만큼 살 것'을 조장하는 이 사회에서 절제를 말한다는 것이 이 시대를 역행하는 길임을 저자는 알고 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경제 성장을 위해 소비를 부추기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연구비보다 광고비에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한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는 우리르 끝없는 오락세계로 끌어들인다. 욕망과 소비가 주류인 이 사회에서 왜 저자는 절제를 말하는 것일까? 바로 저자는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라고 답한다. "지속 가능한 삶"이란 자연 자원을 불필요하게 낭비하거나 완전히 고갈시키지 않는 삶의 방식을 말한다. 저자는 이 "지속 가능한 삶"이란 문구가 어느 새 옛 구호처럼 변모했음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우리가 이 지속 가능한 삶을 생활 속에서 나타나야 하는가를 이 책에서 설명해준다. 그리고 이 "지속 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삶의 방식이 "절제"와 "만족"이다.
나는 현실적인 문제들, 이를테면 기후변화나 세계적 불평등 문제에 올바르게 대처하려면, 우리가 이미 가진 것에 기꺼이 만족하는 태도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갖지 않더락도 그럭저럭 견뎌내는 법, 무언가를 기꺼이 내려놓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 태도 없이 지속 가능한 사회가 실현되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
저자는 또한 복지 국가인 덴마크 출신으로 선진국인 자신의 입장과 가난한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의 입장에서 절제에 대한 입장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한다. 국가의 혜택을 받는 자신은 절제를 선택할 수 있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는 절제가 선택을 할려야 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알기에 저자는 이 책에서 개인에 대한 방법 뿐만 아닌 정치적인 절제와 사회적인 절제가 함께 이루어져야 함을 이야기한다.
《절제의 기술》 을 읽으면서 나의 경우 책에 대한 탐욕을 생각할 수 있었다. 유난히 책에 대해 탐욕을 부리며 책을 나누며 정리해도 금방 인터넷 서점을 서핑하며 집요하게 책을 구매하는 나의 행동이야말로 욕망의 쳇바퀴를 멈출 수 없었다. 유혹을 참기 위해 서점 사이트를 가지 않으려고 해도 어느 새 주문 아이콘을 클릭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쇼핑을 즐겨 하는 우리의 습관을 이 책은 정확하게 지적해준다.
절제는 쉽지 않다. 이미 자본주의에 최적화된 우리에게 절제는 시대에 역행한다고 저자가 말해듯 절제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인 인간에게, 절제는 선택이 아닌 꼭 배워야 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절제를 실천한다면 우리는 분명 큰 변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꼭 읽을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