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 그들 - ‘그들’을 악마로 몰아 ‘우리’의 표를 쟁취하는 진짜 악마들
이안 브레머 지음, 김고명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 대 그들 』은 미국 정치 컨설팅 싱크탱크 "유라시아 그룹"의 히장이자 <타임>지의 전(前) 편집장이자 현재까지 커버 스토리를 장식하는 칼럼니스트인 이안 브레머의 사회 속에 부각된 대립 구도를 분석한 책이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모든 세계인들은 힐러리가 당선될 것임을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보호주의를 앞세우며 우리만 잘 살면 된다고 주장하는 트럼프의 공약은 세계패권국가인 미국의 대통령이 할 소리가 아니라고만 여겼다. 하지만 막상 연 뚜껑은 트럼프의 승리였다.

장기간의 내전으로 초토화된 시리아. 목숨을 걸고 배를 타고 유럽으로 넘어오는 난민들. 그리고 그 속에서 시작되는 사회적 긴장감과 불안함. 그리고 그 긴장감을 이용하며 제목처럼 『우리 대 그들」 구도로 만들어가는 정치인들이 있다.

저자는 갈수록 대립이 심화되는 현 상황에서 이 좌절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그 시작점을 불평등으로 이야기한다.

세계주의의 수혜자들은 세계주의의 영향으로 기술력이 발달하고 서비스 및 금융 산업이 발전하고 개발도상국의 많은 사람들이 부유국들의 공장 이전으로 인해 많은 일자리를 얻는 등 혜택을 보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들만이 부와 기회를 축적하며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싸움과 '병신'취급 받지 않으려는 패자들의 노력이 사회를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급성장하는 AI 인공지능과 업무의 자동화가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신하여 이러한 대립구도를 악화시킬 주요원인으로 지목하는 부분에서는 최근 카카오사에서 승차공유 앱을 발표한 이후로 택시 기사들의 분신투쟁이 떠오르게 한다.

이 대립구도를 정치인들만큼 잘 이용하는 집단이 있을까? 정치계에서는 이 상황을 부풀려서 자신의 집단의 구미에 맞는 말로 단결하게 만든다. 보호주의와 장벽 건설을 주장하는 미국의 트럼프와 프랑스 이민자를 급격히 제한하기 위해 EU 탈퇴설을 주장했던 프랑스 대통령 후보자 르 펜 또한 대립구도로 자신들의 지지층을 형성해나갔다.

EU의 압박에도 난민에게 국경의 문을 열지 않는 동유럽 국가들등 국수주의와 보호주의로 가득한 대립구도는 정치인들에게 가장 좋은 수단을 제공한다.

한국의 정치사에도 대립구도는 가장 강력한 도구였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나뉘어 전라도인을 "빨갱이","공산분자"로 취급하며 온갖 선거때마다 이 대립구도는 매번 되풀이되었다.

최근 발생한 제주도 난민 사태에 대해 난민 입국을 거부하는 청와대 청원이 70만을 돌파하고 앞서 말했듯 인공지능의 성장은 또 다른 대립구도를 만들어낸다.

저자는 이러한 대립구도속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분리하기 위해 세운 장벽과 중국의 인터넷 검열 등 기타 변수를 제외하고 자신들의 체제를 공고하게 하기 위한 여러 장벽들을 말한다.



그 장벽들은 상대방, 즉 "그들", 집회의 자유,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억누름으로서 자신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보호한다. 오바마를 지지했던 유권자들 중 트럼프를 선택한 이유 또한 자신들의 집단의 정체성을 공고히하며 이익을 침해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사회가 불안할수록, 경제가 침체될수록 이러한 대립은 갈수록 커져간다. 그리고 그 속도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올 것이다.

대립구도를 어떻게 완화시킬 수 있는가. 불평등의 해소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그 불평등의 해소 과정에 부정부패와의 싸움이 전제된다. 사회가 개혁되어야 하며 어느새 성큼 다가온 자동화 시기에 맞춘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너무 요원하게만 느껴지는 저자의 해결방안이 다소 실망감도 느껴진다.

한국의 곳곳에서도 대립구도는 갈수록 심화된다. 태극기부대와 촛불집회, 난민찬성과 난민입국반대, AI에 따른 실업위기 등등 앞으로 대립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카카오 승차 공유 앱에 대해 어떤 대책도 없는 정치계를 보며 저자가 말한 대로 철저한 상황 분석과 그에 맞는 교육의 시급화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유럽에서 실시되고 있는 기본소득보장제 또한 AI 시대에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보완재 역할로 한국에도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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