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로부터 평등한 사회의 모델을 발견하다. [어머니의 나라]

어머니의 나라 - 오래된 미래에서 페미니스트의 안식처를 찾다
추 와이홍 지음, 이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7월

<어머니의 나라>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모계사회, 가부장 사회가 아닌 가모장제로 모계의 혈육만이 가문의 대를 잇고 결혼이라는 형식도 없고 여성이 중요시되는 부족, 중국의 모쒀족에 대한  사회에 관한 여성학 책이다. 

세계적인 로펌에서 잘 나가는 변호사였던 저자 추 와이홍의 하루 하루는 치열하다. 그녀의 부와 명예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는 과중한 업무와 치열한 경쟁의 연속에서 얻어낸 것이었다. 저자는 또한 세계 최고의 직장을 다니지만 직장 내의 불평등과도 싸워야 한다. 아직까지 이 사회에 쉽게 지워지지 못하는 여성에 대한 차별 등 그녀의 일상은 매우 치열했다. 그러한 삶 속에서 느끼는 내면의 공허함에 응답하기 위해 과감히 사표를 던지며 떠나며 시작된 여행이 바로 모쒀족과의 만남이었다. 

모쒀족은 어머니의 호수 '루구호'를 끼고 거무 여신을 섬기며 중국의 부계사회에 대한 압박에서 그들만의 모계전통을 지켜온 부족이다. 할머니가 가장이 되고 모계의 혈육만이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을 받으며 따라서 딸을 낳는 것을 영광으로 아는 사회. 저자는 이 모쒀족과의 첫 여행에서 그 사회에 흠뻑 빠지게 된다. 처음은 단순한 여행이었지만 사람들을 알아가고 집을 짓고 서로 도와주면서 그녀는 이 사회의 일원이 되어간다. 

<어머니의 나라>인 모쒀족은 중국의 소수 민족이다 보니 작가는 중국의 전통적인 문화와 많이 비교를 한다. 예로부터 가부장적인 문화와 여아를 낙태하던 악습, 남자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먹는 여성들.. 
이것이 과연 중국만의 문화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이야 딸을 선호한다고 하지만 과거의 한국은 중국 못지 않게 남아선호사상이 강하였고 좋게 말하면 살림 밑천이라고 하였지만 그 내면에는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오빠나 남동생의 학비를 보조하거나 숟가락 하나 덜기 위해 일찍 일을 구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의사로부터 딸이라는 말을 들으면 몰래 낙태를 하거나 산모는 대역죄인이 되곤 하였다. 

모쒀족은 가모장적 사회이므로 여성이 태어나면 가문을 이룰 수 있어서 기뻐한다. 그렇다고 남자를 경시하지도 않는 "종뉘부칭난" 여아를 중시하지만 남아를 경시하지도 않는 문화이다. 어린 아이라도 성인에게 대하듯 함부로 대하지 않으며 남자는 힘든 육체일을 해주고 결혼 문화가 없는 모쒀족에게 아빠 대신 삼촌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남자로서 존중받는다. 

 우리가 그토록 미투를 외치고 남녀평등을 외쳐도 쉽게 근절되지 않는 성평등..
그토록 고치기 어려운 성평등을 모쒀인들은 삶 속에서 실천하고 있었다. 

여성은 여성이라서 존대받으며 남성은 남성만의 고유 역할이 있기에 어느 하나 치우치지 않으며 살아가는 모쒀족의 문화는 그렇게 단시간만에 저자를 매혹시켰고 6년이 넘는 지금까지 그들과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다. 

안타깝게도 모쒀족 또한 현대화의 물결에 자유로울 수 없다. 중국 당국의 개입은 강해질 것이며 젊은 모쒀인들은 전통과 현대에서 여전히 갈등 중이다. 하지만 어딘가에 이 문화를 끝까지 지켜주는 모쒀인들이 단 한명이라도 남아 보존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꿈꿔본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