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촛불이다 - 광장에서 함께한 1700만의 목소리
장윤선 지음 / 창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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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촛불이다>는 지난 2016년 JTBC가 최순실의 태블릿 속에 있는 온갖 국정농단의 증거를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불붙기 시작해 역사상 전무후무한 평화 촛불혁명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한 광장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그동안 촛불혁명이 일어난 과정이나 사진을 담은 책은 많았지만 광장에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록한 책은 없었다. <우리가 촛불이다>는 표제에도 기록되었듯이 광장에서 함께한 1700만의 목소리였다. 

정윤선 기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인의 목소리를 기록한다. 10대부터 60대, 70대, 중,고등학생부터 전업주부, 직장인, '염병하네'로 온 국민에게 사이다를 안겨 준 청소부 아줌마, 할머니, 할아버지, 자영업자 등등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추운 날씨 속에  이 광장에 모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가를 들려준다. 

목소리라고 이 책은 표현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는 목소리가 아닌 우리들의 울부짖음과 분노라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그들의 꿈을 위해 밤을 새가며 공부해야 하는 중,고등학생들은 단지 엄마 최순실의 입김만으로 이화여대에 들어간 정유라에 대해 분노했고 힘겹게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더욱 치열한 취업경쟁에 뛰어들게 되는 대학생은 단 몇 번만의 출석만으로도 성적 처리가 되는 정유라에 대해 좌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자녀들을 둔 엄마들은 이러한 나라를 아이들에게 줄 수 없기에, 그리고 박정희에 대한 향수로 박근혜를 찍었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미안함에 거리로 나와야 했다. 

<우리가 촛불이다>의 저자는 무폭력 평화시위만으로 정권교체를 일궈낸 촛불혁명의 기적과 감동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온 국민이 자원봉사자가 되어 쓰레기를 줍고 커피, 음식을 자원해서 나누어 주고 퇴진행동이 적자라는 뉴스에 단 하루만에 적자액을 채우고도 남는 후원액 등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그 때의 감동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바로 우리의 목소리다. 그 목소리에는 흙수저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 서글픈 현실에 대한 목소리가 느껴진다. 대중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권력자들에 대한 분노, 정의가 상실된 이 사회에 대한 분노, 세월호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이웃들을 무기력하게 떠나보내야만 했던 잃어버린 7시간 30분에 대한 분노 등등... 이들의 분노는 어느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였다. 그러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하나가 될 수 있었고 끝까지 서로의 손을 잡으며 기적을 일궈낼 수 있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우리가 촛불이다>를 통해 그 때의 감격을 떠올리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다만 아쉬웠던 건 12월 2일 탄핵 투표 예정이었던 국회가 탄핵을 보류하자 전화와 문자 등으로 국회의원을 압박하며 탄핵을 추궁하였던 그 때의 모습과 촛불에서 횃불을 들며 국회의원들의 결단을 요구하였던 그 때의 모습을 그려주었으면 더 생동감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촛불혁명 이후 정권교체를 이루어내었지만 우리는 이게 끝이 아니고 아직도 진행 중임을 알고 있다. 
슬프게도 대통령 하나만 바뀌었을 뿐 다른 것은 바뀌지 않았다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아직도 적폐청산의 뿌리는 깊고 여전히 정의는 멀게만 느껴진다. 모두가 바라는 사회, 정의와 공정이 원칙이 되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촛불이다>를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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