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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침착하지 못하고 충동적일까? - 여러 가지 사례를 만화로 소개하는 성인 ADHD 안내서
후쿠니시 이사오.후쿠니시 아케미 지음, 이호정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월
평점 :
ADHD는 ‘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의 약자로, 일본에서는 주의 결여· 다동성 장애(주의력 결핍 과입 행동 장애)라고 한다. 다동성(과잉 행동)과 충동성, 주의 결여(주의력 결핍)의 특징을 갖고 있는 발달 장애로 생활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ADHD 증상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들 수 있는 것이 뇌 기능의 문제다. 뇌의 전두엽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여러 증세가 나타난다. 전두엽은 뇌의 전방에 위치하고 이 중에 전두전야라 불리는 부분은 사람의 이성과 사고, 정보 정리, 실행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감정과 감각, 의욕 등에도 깊은 관계를 맺는다.
이 전두엽의 기능이 약하면, 생각을 정리하거나 이성적으로 생각하거나, 뇌 전체에서 느끼고 이해한 정보를 정리하고, 선택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이나, 들리는 소리 등 감각으로부터 자극에 영향을 받기 쉽고, 그 결과 진정할 수 없는 상태가 되거나 이성적인 사고를 잘하지 못하거나 집중하기가 어렵게 된다.
학교 현장에 나가보면 반에서 쉽게 ADHD 증상을 가진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 주의가 산만할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수업에도 피해를 준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도 ADHD가 많았으나, 용어가 없었던 것뿐이라고 한다. 1학년 때 특수 아동의 수업을 듣기 전에 나 역시 이 사람들과 입장이 같았다. ‘ADHD’라는 이름이 생기니, 이 증상이 두드러져 보이고 장애라는 틀에 아이를 가둔다고 생각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장애라는 틀에 학생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ADHD’라는 상황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즉, 그들이 어떤 이유에서 그러한 행동을 보이고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준다. 아이들의 행동이나 잘못을 모두 아이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ADHD라는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ADHD라고 그 특징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스펙트럼 안에서 개인 간의 차이가 있다.
장애는 병이 아니다. 그러므로 치료의 관점에 보면 안 된다. ‘ADHD’ 역시 그렇다. 이 성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 이 책은 ‘ADHD’에 대한 이해부터 ADHD 극복 방법, 극복기 등을 만화로 다루고 있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만화로 풀어냄으로써 ‘ADHD’에 대해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만화책이다 보니 좀 더 깊이감 있는 내용을 원하는 독자들에겐 아쉬울 수 있다.
ADHD인 대부분의 사람은 지능에 문제가 없다. 자폐증 스펙트럼과 같은 다른 뇌 기능의 장애를 병발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ADHD 단독으로는 지능에 큰 영향이 없다.
ADHD는 뇌의 특성이기 때문에, 그것이 변하지는 않는다. 감기가 낫는 것처럼 병의 근본까지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방치해두면 안 된다.
ADHD는 우울증, 불안증, 심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중독 등의 정신질환을 합병하는 경우가 많은 병이다. ADHD의 뇌 기능 특징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실패로 인해 비난과 질책을 받은 경험이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인생을 살아온 것도 원인의 한다. ADHD를 방치하면 정신질환을 앓게 되는 위험이 커진다.
또한, ADHD에 대해서 아무것도 대처하지 않으면 자각을 하고 있든, 없든 상관없이 주위에도 피해를 주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 때문에 신용을 잃고 일이나 인간관계에 지장을 초래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성인 ADHD를 주로 다루고 있다. 성인 ADHD와 아동의 ADHD의 차이는 없다. 다만 아동은 통제된 상황에 있으므로 그 증상이 두드러질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덜렁대고, 자주 깜빡하고, 하나에 집중하면 이야기를 못 듣고, 맹하고... 그 친구가 ADHD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읽다 보면, 나 역시 성인 ADHD의 성향을 지닌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덜렁대고, 어떤 일을 하면서도 다른 일이 떠오르고, 하나에 빠지면 푹 빠지고, 정리를 못하고, 집중이 힘들 땐 외부와 나를 차단할 무언가가 필요하고... 이 책에서 말하는 성인 ADHD가 내가 아닐까? 그래서 궁금했다. ADHD가 뇌의 기능 문제라면, 뇌 기능 문제없이 ADHD의 증상을 똑같이 보이는 사람을 어떻게 봐야 할까? ADHD? 아니면 다른 차원의 장애? 아니면 그냥 사람의 특징? 궁금한 부분이다!
a리뷰어스클럽으로부터 제공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