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읽는 30일 : 빨강 머리 앤 - Anne of Green Gables 영어를 읽는 30일
이지영(리터스텔라) 해설,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길벗이지톡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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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읽는 30일 - 총평**


이 두 권의 책은 정말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학습용으로도 좋고, 선물용으로도 좋습니다. 앤이나 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읽지 않더라도 책장에 두기만 해도 좋을 책이에요. 많은 분들이 책을 소중하게 쟁여놓는 게 진리라고 하시잖아요.


**영어를 읽는 30일 - 책의 편집**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마차 장면이 없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편집자 분께서 다른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책은 왼쪽 페이지에는 한글 번역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영어 원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원서는 옛날 영어 문체여서 조금 어려울 수 있어요. 동화책이 아니거든요. 외국인이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 똥'을 읽기 어려운 것처럼, 이 책도 주인공은 어린아이지만 내용은 '오만과 편견' 수준으로 고급스럽습니다. 게다가 앤은 얼마나 수다스럽고 세상을 상징, 비유, 은유로 표현하는지 다양한 형용사가 넘쳐납니다. 그래서 한글 번역을 읽으면 많은 시간과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영어를 읽는 30일 - 책의 디자인**


책의 디자인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하드커버라서 오랫동안 소장해도 좋고, 표지가 단순해서 다른 사람들이 뭘 읽는지 알아내기 어렵게 신비로운 느낌을 줍니다. 파스텔 톤의 겉표지와 안쪽의 색감이 잘 어울려서 안정감 있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요. 다만 속지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제 취향은 아니어서, 이 부분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네요. 배경 그림은 마음에 들지만 인물 묘사는 조금 아쉽습니다. 제가 상상하는 길버트 브라이트나 앤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거든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취향이니 참고해 주세요.


**영어를 읽는 30일 - 음원**


QR 코드를 촬영하면 음원을 들을 수 있어요. 다만, 기계음처럼 들려서 AI가 낭독한 것 같아요. 요즘 AI 기술이 정말 놀랍잖아요. 낭독자가 소개되어 있지 않은 걸로 보아, AI 음성이 맞는 것 같습니다.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다면 알려주세요.


**영어를 읽는 30일 - 편집자의 성의**


책의 배경 설명이 딱 필요한 만큼 들어 있어서 두 책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전문 번역가는 아니시겠지만 번역도 자연스럽고 무난합니다. 사실 저는 영어 강사라서 원문을 읽으면서 여러 번역서와 비교해봤는데, 이 책은 원문의 내용을 잘 살리면서도 안정적으로 해석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마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천천히 여유 있게 번역하셨을 것 같아요. 앤과 조를 생각하며 차분하게 번역하신 느낌이 듭니다.



개인 이야기를 담은 책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블로그에 담았습니다. 좋은 되셔요.
https://blog.naver.com/okayjune/22345682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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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돈의 속성 - 레벨 2단계
서진 엮음, 돈의 속성 원저, 강인성 일러스트 / 스노우폭스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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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러분이 편집한 청소년 경제 교양서입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초등학생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이지만, 저학년이라면 부모님이 읽어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제 용어를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읽는 것보다 어른이 함께 읽어주고 함께 '돈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이 책이 중등학생과 어린이들 모두가 흥미를 느낄만한 책인가 싶습니다. 겉표지를 보면 경제 서적처럼 보이려고 애쓴 흔적은 보이지만 좀 더 이미지와 텍스트의 균형이 조정되고, 상징성 있는 그림으로 채워졌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내 기대와는 조금 다른 내용이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김승호 님의 "돈의 속성"은 처음 듣는 작가의 책인데, 돈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그럴 만한 분이었습니다. 자수성가하고 경험 많은 사람의 경제 에세이로, 설득력 있었고,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청소년을 위한 돈의 속성"은 여러 작가들의 이야기를 한 편집자가 모아놓은 책이니 작가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졌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김승호 님의 책을 읽고 깨달음을 얻어 내 자녀를 위해 이 책을 고르신다면 살짝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아이가 경제가 뭔지 궁금해 한다면, 책은 초중고를 넘어 읽어도 손해가 없는 책입니다. 저의 어린 시절에는 돈을 아끼는 것이 부자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돈을 불리는 개념은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아끼기만 하고 투자에 대한 개념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빚을 지지 않아야 한다고 고집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런 가정에서 자라면서 빚을 갚는 데에만 치중하다 보니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친 적도 있습니다. 40 초반에 경제 서적을 읽었다면, 건물을 구입했을 것입니다. 선택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막내 아들이 읽어서 건설적인 돈에 대한 개념을 익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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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기다려줄게 - 아이의 닫힌 방문 앞에서 8년, 엄마가 느끼고 깨달은 것들
박성은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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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가르치는 몇몇 아이들이 작가의 아들과 비슷한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작가의 아들은 3학년 때부터 학교를 거부하기 시작했고, 그의 대인기피증과 다른 종류의 강박이 성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지속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가는 그 아들을 '과거에' 히키코모리였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의 내성적인 성향으로 매일 도전하는 삶을 사는 것으로 보여요. 작가의 아들은 18세 때 고등학교를 중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아들은 십 대 초반부터 일찍이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의 어머니 박상은 작가가 그 힘든 시기를 잘 견뎌내어 다행입니다. 그의 곁에 있었다면, 나는 그에게 응원의 의미로 좋은 식사를 준비하고 싶습니다.


사실 저는 에세이를 대충 읽는 일이 많습니다. 에세이를 쓰는 작가들이 너무 주관적이거나 표면만 긁는 심미적인 글을 쓰는 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박성은 작가는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그의 글은 전혀 과장되지 않았고 차분한 어조로 힘든 과정을 담담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의 문체는 애쓰지 않고, 소리 내어 읽어도 발음하기 편했습니다. 박성은 작가가 우아한 글을 쓰는 몰입하기 좋은 필력을 가진 분이라고 여겨지네요. 무엇보다도 이 작가는 진실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보여 좋았습니다. 만약 당신이 오늘부터 일기를 쓰고 싶다면, 박성은 작가의 글을 필사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희망을 마주한 상태로 글입니다. 아직 아들이 살아갈 길이 많이 남았는데요. 아들이 책을 읽으며 엄마와 따뜻한 관계를 가지기를 자녀의 엄마로서 축복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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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북유럽 - 일상의 행복을 사랑한 화가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손봉기 지음 / 더블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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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 멀어지는 철학적인 현대 미술 작품 앞에서 나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작품이 그리웠다. 그때 눈에 띈 것이 여기에 소개한 북유럽 작품들이었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북유럽 중에서


사한 근대 북유럽의 풍경과 생활상을 표현한 그림을 보면서 이탈리아 우피치에서 받은 감동을 이어가고 싶어진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북유럽' 편을 읽고 있자니, 뭉크의 절규와 마주하고 그의 아픔을 통감하고 싶어졌다. 아쉽지만 아름다운 책으로 여러 화가의 그림을 감상하고 화가와 그림의 얽힌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감사했다. 



북유럽의 날씨가 우리의 그것과 달리 많이 어두운 나머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가 극과 극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실내 가구를 강렬한 파스텔톤으로 채색하는 문화는 어쩔 수 없는 어두움을 몰아내고자 하는 시도였으리라. 볕이 좋은 날 그들은 그림 도구를 들고 산으로 들로 나가 아름다운 자연을 담으려고 애쓴 흔적이 이 책 곳곳에 보인다. 무채색으로 꾸며도 적당한 볕과 채도를 듬뿍 안고 사는 우리네 초가집을 생각하면 상당히 대조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반면 어떤 화가는 육체의 질병과 정신적인 피폐로 평생 우울한 그림을 그린 화가도 적지 않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화가는 노르웨이 출신 에드 파브 뭉크이다. <병실에서의 죽음>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을 회고한 그림이다. 정면을 응시한 누나로 보이는 여인의 눈이 한없는 나락으로 빠지는 듯 해골의 눈을 연상시킨다. 곡선과 강력한 색만으로 뭉크 만의 화풍을 고안했고,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그림 <절규>을 그리고 만다. 나는 이 그림의 미국식 제목이 더 좋다. Scream. 이 그림을 보고 있자면 온통 피비린내 나는 절규가 귀를 때린다.


이렇듯 북유럽의 기후는 그들의 삶에 예술 작품에 큰 영향을 끼쳤다. 


북유럽 작가의 그림을 나라별로 소개하면서 손보기 작가는 북유럽 출신의 그림과 연계하여 책에 소개하는 그림을 더욱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북유럽 그림에 생소한 분들에게는 아무래도 책을 더욱 친근하게 이해할 있는 귀한 도구가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20 넘게 세계의 그림을 감상하고 평한 그의 경험이 책에 유감없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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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배리 로페즈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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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로페즈의 사후 에세이 모음집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을 우리 스스로를 돌보는 마음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득합니다.

영어 원제는 Embrace Fearlessly the Burning World입니다. 곧이곧대로 해석하자면 "불타는 세계를 두려움 없이 끌어안자!"네요. 로페즈의 제목을 보자니 불편한 마음이 없지 않습니다. 세기말 지구에 경종을 울리는 건가? 종교적인 글인가? 지옥의 묵시록? 사실 이 순간에도 지구 어는 곳에서는 화재로 인해 초목과 인명의 피해가 끊이지 않지요. 로페즈는 물리적인 화재를 포함한 우리 마음가짐도 불타오르듯 불안정하지만 기꺼이 조우하고 끌어안자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지구의 온난화 현상으로 물리적인 불타오름에 관해 짚어봅시다. 지구 온난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풍경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변화 속에서 우리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는데요. 그 변화에 대처하는 내 모습은 너무 초라하고, 약해빠졌습니다. 어찌할 도리가 없는 듯 무력해집니다.


여기 살아있는 것들을 위하여

그럼에도 이 상반된 현실에 직면하여 동세대를 산 로페즈는 최선을 다해 온 맘으로 불타오르는 세상과 마주하고 절망이 가득할 것 같은 이 세상을 축복하며 살다 불속으로 꺼져갔습니다. 그는 명망 있는 자연 작가였습니다. 그가 죽고 난 후 남겨진 '여기 살아있는 것들을 위하여'라는 생전 그의 활동에 걸맞은 자연에 고마움을 표하고 마지막 인사를 고하는 서정적인 작품으로 비칩니다. 다만 원제에 비해 우리말로 번역된 제목은 느낌이 사뭇 정적이어서 저는 늘 그렇듯 원제 '용감하게 불타오르는 세상을 포옹하라(Embrace Fearlessly the Burning World)'가 더 마음에 와닿습니다.

1989년부터 로페즈의 생을 마감한 2020년의 마지막 해까지 이어진 이 에세이들은 미국 서부를 묘사한 사진집에 대한 반응, 서부 작가 월러스 스테그너에 경의를 표하는 내용, 로페즈 자신의 세계적 탐험 등 다양한 소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여 현대 세계를 세심하게 관찰한 철학적인 관찰자의 행동과 마음을 이해하게 해줍니다. 로페즈는 자신의 삶의 사명이 우리 인간이 조물주로부터 받은 것을 알고 사랑하며, 다른 이들에게도 똑같이 하도록 격려하는 것이라고 서사합니다.

로페즈가 지구를 탐험하면서 외적인 경관에 못지않게 자연 내면의 풍경에도 주목했습니다. 한 편의 에세이에서 캘리포니아의 지형은 그에게 어린 시절의 자유를 상기시키며 로스앤젤레스 주변이 아직 농업지대였던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에게 아동 학대자로부터 받은 상처와 그 상처가 수십 년 동안 그를 어떻게 형성했는지에 대한 성찰로 이어집니다. 아픈 유년 시절이지만 자연이 그를 버틸 수 있게 도와주었네요.


여기 살아있는 것들을 위하여

이 모음집은 집중적인 시선을 집으로 되돌리며, 로페즈가 오레곤 숲에서 50년 동안 살았던 곳과 그의 종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깨달음을 강조합니다. 그에게 오레곤은 자아 바깥의 세계와 가장 오래 대화를 나눈 장소로 남아있습니다. 자연과 한 몸이 되는 삶 - 평안과 고요함이 느껴집니다.

'여기 살아있는 것들을 위하여'라는 우리가 어떻게 자연을 보존하고, 그 자연 안에서 우리를 알아가며 좀 더 적극적으로 자연을 돌보고 끌어안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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