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 한 번의 여행 - 우리의 여행을 눈부신 방향으로 이끌 별자리 같은 안내서
최갑수 지음 / 보다북스 / 2021년 9월
평점 :
딱히 여행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책을 읽으니 여행이 가고 싶어졌어요
마스크 쓰고 학생들 가르친 지 거의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여행은 고사하고 마스크나 좀 벗고 맘 편하게 바깥출입 좀 하고 싶은 게 제 심정인데, 이런 시국에 받은 기행문이라니... 속지 사진을 감상하고 싶은 마음에 서평단에 신청하여 받은 책입니다. 책을 받고 국내 여행지를 순례하니 당장이라도 길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유명한 여행지도 있지만 들어보지 못한 여행지 소개가 대부분입니다. 사진은 아름다우나 살짝 이런 건 사진빨일 것이라는 회의감도 좀 듭니다. 하하하.
필체가 예술가답습니다. 멋지죠? 한 권 한 권 사인을 해주신 정성에 감동 또 감동합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여행지 목차
제가 사는 고장도 소개가 되었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저는 작가님이 소개한 우리 고장 여행지 중 한 곳은 가본 적이 없습니다. 남편에게 말했더니, "거기... 뭐... 그렇게 가볼 만한 곳인가?" 반응이 별로입니다. 맛집이라고 몰리는 곳에 가서 식사하며 정작 그 언저리 사는 로컬 분들은 말씀하시잖아요. "거기 식당은 여기 사는 사람은 안 가요. 거기보다 더 유명한 데는 따로 있는데... 이상하게 관광객들은 거길 가데..."라고 말이죠. 그래서 이런 생각이 문득 듭니다. 가볼 만한 곳이라는 곳도 다 개인의 취향일 뿐이라는...
치장과 기교가 없는 담백한 글과 사진
맛집도 같이 소개함
<단 한 번의 여행>은 작가의 방문 기록과 느낌을 적은 기행문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의외로 사진보다 글이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봐서는 작가 선생님이 글 쓰는 걸 즐기는 분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글은 간결했고 불필요한 서사는 없습니다. 개인의 이야기가 조금 더 녹았다면 좀 더 작가와 친해질 수 있었겠지만 비교적 건조하고 거리감 있는 문체로 글을 쓰시는 분으로 느껴졌어요.
강원도 떠나보자
저는 자작나무 숲이 좋습니다. 자작나무는 성장하는 속도가 더딘 듯합니다. 한 30년쯤 지나면 위 책 속에 삽입된 사진처럼 울창한 자작나무 숲을 이룰 수 있는 모양인데, 강원도에 유명한 자작나무 숲이 두 군데나 있다고 해요. 경남에서 강원도는 멀어도 정말 너무 먼데- 일요일을 끼고 여행을 가지 못하는 현실인지라, 언제 저기 강원도를 다녀올 수 있을지. 돈도 없고 시간도 없던 젊은 시절보다는 지금이 풍요롭지만. 지금은 일이라는 것에 얽매여 가족끼리 1박 2일 여행도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학원 선생 하지 마세요. ㅋㅋㅋ
우리 동네 한 꼭지 들어갔네요
저는 남편의 고향 경남 거창에 삽니다. 서울-대전-옥천-평택-밴쿠버 그리고 제가 뼈를 묻을 곳이 거창히 되었습니다. 거의 20년 가까이 살았으니 그렇게 말해도 되죠. 그래도 저는 여기 사투리를 쓰지 않으니 여전히 손님 같고 이방인 같습니다. :) 여전히 시장에 가서 물건 사면 "여행 오셨어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곳은 수승대와 황산마을이네요. 수승대는 자주 가는 휴양지인데, 황산마을은 가본 적이 없습니다. 멋진 고택이 운집한 곳이라고 듣기는 했는데, 사진을 보니 운치 있어 보입니다.
국내여행도 제대로 못 다닌 나
접기/펴기
단 한번의 여행
저는 혼자 다니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산책도 혼자, 수영도 혼자(어차피 수영은 혼자 하는 거지만), 달리기도 혼자, 밥도 혼자 먹는 걸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 후 여행이 싫어졌습니다. 남편이랑 둘이 가는 것도 싫고, 아이들 끼고 돌아다니는 것도 싫고. 이건 뭐 여행을 가서 식구들 챙기는 일 자체가 의무가 되어버리니 여행이 여행이 아닌 거죠. 그래서 아이들 모두 출가하면 정말 혼자 며칠 동안 국내 여행이든 해외여행이든 집을 떠나고 싶습니다. 국내는 자작나무 숲이 근사한 강원도이며, 해외는 프랑스 파리와 일본의 교토입니다. 왠지 두근두근합니다.
지금까지 기행문집 <단 한 번의 여행>독후감이었습니다.
책은 출판사에서 공짜로 주시고 제 생각과 느낌은 온전히 제 맘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