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동과 오늘의 민중신학 - 죽재 서남동 서거 25주기 추모 논문집
죽재서남동기념사업회 엮음 / 동연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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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으로써 민중신학에 관심이 있다. 안병무교수님의 책을 몇권 구해서 읽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서남동 선생님의 글은 그동안 읽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서남동 교수님이 주장하신 여러 견해들은 사실 내 자신도 기독교 신항 생활을 할때마다 고민하는 것들과 관련된 주제들이 많았다. 이를테면 기독교라는 외래종교가 어떻게 한국사회에 토착화 되어야 할지나, 로마제국주의하에서 정치권력에 저항했던 예수를 오늘날 세계자본주의 사회속에서 어떻게 다시 기념하고 생각해 봐야 할 지 말이다. 서남동 교수님은 한국사회의 역사적 현실속에서 신앙의 실존적 고민을 통해 민중신학을 내어놓았던 1세대이다. 그리고 갈수록 기독교 본리의 정신이 사라지고 희석화되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속에서 나는 이책을 접하게 되었다.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서남동목사님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책이었다.  

우리는 죽재 선생이 던지고 간 민중신학담론의 중요한 주제들, '현존적 그리스도','성령론적 공시적 해석','두 이야기의 합류','한의 사제','민중의 자기초월과 구원','민중의 인식론적 특권','민담의 사회변혁적 동력'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의 해석학적 전회','이단신학자들의 정당한 복권','기독교의 제3형태로서 과학문명' 등은 갈릴리의 생명적 복음으로써 박제화되고 교리화되고 권력화된 역사적 중교로서의 기독교를 개혁하자는 열정이었다. (P.314)

죽재 선생의 비판적 신학지성을 통해 우리가 배운 '그리스도인의 자유혼'에 의하여, 우리는 오늘의 자본주의적 보편적 세계질서로서의 잘못된 세계화란 극복되어야 할 반복음적이고, 비인간적이며, 반민중적이고, 반생명적 문명형태라고 단호하게 선언한다.   

새롭게 등장한 21세기 경제적 제국주의는 미국, 유럽공동체, 일본의 금융자본과 기술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경제, 문화제국주의이다. 이에 맞서서 또 다른 신제국주의적 세력의 단합 특히 중국, 러시아, 중동국가들의 단합이 지구촌을 무기경쟁과 지역분쟁의 갈등으로 몰고 갈 조짐을 우리는 직시한다. 그 결과 한국을 비롯한 작은 나라들과 개발도상의 국가들은, 세계금융자산의 지배를 받게 되고, 군사적 경쟁과 무기구입을 강요받으며, 경제적인 빈부의 양극화를 강요받게 된다.(P.315) 

21세기 대한민국은 많은 경제적 우여곡절 끝에 거의 1세계 사람들과 동일한 경제적 혜택을 볼수있는 계층들을 가지게 되었다. 어쩌면 한국의 민중신학은 1세계를 쫓는 사람들에게 자꾸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는 독설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본의 증식을 목적으로 시작된 세계화의 확산속에서 우리는 국가주의를 넘어서 세계시민으로써 우리들의 물질적 풍요속에서 고통받고 있을 다른 나라의 시민들을 생각해 본다. 현재의 모습이 적어도 기독교인으로써 민중의 왕이 셨던 예수가 꿈꾸는 하나님 나라가 아님을 우리는 민중신학의 눈으로 바라볼수 있게 해주었다.  

적어도 우리가 세계시민으로써 기독교를 갖고자 한다면, 비록 민중신학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민중신학을 통해서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민중의 아품을 알고 그에대한 치유를 성토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어쩌면 민중은 인기가 시든 이름인지도 모른다. 자유로운 개성을 강조하는 시민이라는 말이 민주화 이후 많이 쓰이고 있다. 사실, 시민과 민중은 지향하는 바가 조금 다르다. 시민은 중상층을 강조하고 있으면, 개인의 능력과 자유를 중시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시민에 대한 이해의 확산속에는 결국 민중과 만나게 된다. 시민으로써의 자유를 꿈꾸는 나는 이책을 통해. 내 자신이 외면할 수 없는 민중신학을 만나고, 민중들의 한이 풀리는 하나님 나라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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