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티의 지층들 - 현대사회론 강의
이진경 엮음 / 그린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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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성을 가진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런식의 구분이 실례가 될수도 있지만, 소위 강단에 계신분들에게서 사회학 강의를 듣거나 관련 교재를 읽을때는 이러한 야성의 부족함을 느낄수가 있었다. 인간사, 혹은 세상사의 영원한 숙제인 현사회의 불의나 아품들을 치유하거나 변혁하는 기능을 자부하던 언론이나, 인문학, 종교단체들이 기존 제도라는 거대한 기계속에서 하나의 부품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건 나만의 감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학창시절 대학교 1학년때 기드슨의 "현대사회학"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흥미로웠지만, 뭐가 아쉬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때의 아쉬움들을 늦게나마 이책이 채워주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책의 주제들에 대해서 단편적인 지식은  다른 책이나 강의를 통해서 들어 왔지만, 이렇게 세트로 접하게 되어서 좋았다.  내용이 담고 있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의식과 사회참여 의식에 대해서 각자의 삶의 처한 처지에 따라서 다르게 판단할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서 관조해 보고 좀더 공동체인 삶의 방식-인간적인 삶의 조건-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사람들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사실 개인적으로 노동가치설을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계몽주의라는 어휘에서 느껴지는 비이성의 무지몽매에서 이성의 빛으로 세상을 깨워쳐 준 것, 그리고 그 이성의 빛이 전세적으로 확산된 것. 이것이 근대의 시작이고, 이러한 발전이 아름답다고 느껴지기에는 근대의 형성과정이 너무나 폭력적이라는 것을 이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이책에 언급되는 인클로져운동이나, 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포섭과정, 이에 대한 대중들의 배제, 통제, 훈육들의 과정을 차지하고라도 근대국가의 형성과정에 얼마나 많은 전쟁이 있어왔고 지금도 있어오고 있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자문을 해보게 된다. 근대는 인간소외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 역사인가, 아니면 이것은 부수적인 문제이고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라는 초인간적인 이념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이 중요 원동력인가?

  이책은 소위 근대성이나는 것이 어떻게 탄생되었고, 현재 발전되고 있으며, 앞으로의 전개 반향에 대해 소개하면서, 그에 대한 대안 세력-이책에서 말하는 다중, 소수자 등-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언급하고 있다. 이책은 우리에게 기존 사회학 개론서에서 접할 수 없는 많은 교양적 지식들을 전달해 준다. 수학적 이성을 맹신하고 있는 서구적 근대성의 탄생, 개인이 아닌 공동체를 위해서 사용되기 시작되었던 화폐의 탄생과 기능 변화, 서구부르지아계급의 형성과장과 폭력성, 자본주의가 일반 대중사회에서 침투하하면서 발생하는 어린이, 주거공간, 도시, 교통, 보건, 경찰의 형성과 인식의 변화, 오늘날 후기자본주의 사회에 나타나는 여러 현상등에 대한 비판적 고찰-유전자 복제, 초국적 자본, 고용없는 성장에 대한 문제점-들이 참 유익하고 생각할 숙제들을 안겨주는 견해들이었다.  

  개인적으로 황우석박사의 유전자연구 파동이나 한-미FTA에서 지지자들에게서 느껴지는 시간에 쪼끼는 듯한 태도들은 이러한 결과들이 야기할 여런 파장들이 우리들 개인의 삶과 성장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들에 대해서 너무 경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어느덧 우리에게서 자생적이지 않은 자본주의-근대성에 더욱 맹신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자성과 함께 아무쪼록 이러한 책들이 많이 읽혀서 이러한 것들이 보다 잘 소통이 되는 공간이 많이 생기기를 바랄뿐이다. 

  서술의 아쉬운 점에 대해서 언급하자 면,  어차피 한국어로 쓰여진 책이라면, 한국적인 현상들에 대해서 조선후기까지는 못 올라가도 개항기, 일제시대, 산업화, 후기자본주의 등에 나타나는 여러 현상들에 대해서도 좀더 적극적인 예시를 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구 거장들의 지식들과 세계사적 사실들 보다는, 오늘 우리 현대사의 굴곡들이 이책을 더욱 관심있게 읽게해 준 내 자신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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