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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 Breathle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평생동안 들어도 다 듣지 못할 욕을 이 영화를 통해서 듣게 되었다. 영화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갈정도로 실감이 나는 욕지거리와 폭력적인 장면은 주인공이자 감독인 양익준의 실제 과거사가 궁금해 질 정도이다. 계속되는 폭행 장면은 관객들의 심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사실 맞고 있는 사람은 주인공의 아버지, 여고생, 사채쓴 사람이 아니라, 우리 관객인지도 모른다. 20분정도 폭력적인 장면을 계속해서 보다 보니, 내가 왜 이렇게 폭력적인 장면을 봐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폭행 장면은 주인공의 특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그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15년 감옥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아버지를 때리고, 지나가는 여고생의 행동에 과민 반응하여 때리고, 주의를 주는 경찰까지 때리고, 자기와 가장 친한 사채회사 사장이자 친구 또한 욕지거리 하고,,, 이 인간은 왜 저러는 거지?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가정의 폭력과 어두운 과거사, 그리고 이러한 아품을 가지고 있는 여고생과의 만남, 주인공 마음속에 응어려진 슬품과 분노가 아버지의 자살 시도에 따라서 일정 정도 해소되고, 조카에 대한 연민과 인간애적 사랑, 그리고 극적효과를 주기위해 조카의 유치원 잔치를 보러 가려고 하던 날에 주인공도 폭력에 희생됨으로써 죽음, 폭력가정에서 자란 애는 폭력적인 애가 될수 밖에 없는 운명의 굴레, 사실 스토리 라인은 평범했다. 영화 100편 정도 보면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
하지만, 주인공의 강력한 표현력은 그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좀 주인공이 행복해 보이는 장면들, 이를테면, 여고생과 데이트를 한다던가, 조카와 나들이를 가고 회식을 하는 매우 소박하고 가정적인 행복을 보여주는 장면에는 여지없이 카메라를 이리저리 흔들거나 이상한 음악으로 처리하는 데, 이것은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보여준다.-나는 이런 일상을 꿈꾸지만 낯설어,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모르겠어..... 야수가 미녀에게 어떻게 사랑을 고백하고, 받은 사랑에 대해서 표현해야 하지...
세상을 아름답게 보여주지도 않고, 인물들도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간간히 입에 풀칠하는 저소득 가정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어쩌면 이러한 영화에 몰입을 하고 그 주인공에 대해서 나약함과 연민을 느끼는 것은 영화에서 느끼는 감정이 영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 사회와 마추질때 간혹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