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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학의 미소 - 동시대인 총서 11
김진호 지음 / 삼인 / 2001년 12월
평점 :
몇년 전에 쓰여진 책이다. IMF이후 우리사회가 혼란에 빠져나오려고 갖은 얘를 쓰고 있을 때 이책은 나왔다. 그리고 나는 미국발 금융위기속에서 한국사회가 IMF와 버금가는 위기에 빠져있는 순간 이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기독교 인이다. 하지만 나는 교회사람하고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기독교인으로써 경계설정은 이미 제도와 목사의 지도와 보살핌(?)속에서 이미 나뉘어 졌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내 자신의 문제나 사회적 고민을 기독교 적으로 풀수가 없다. 나는 신앙의 주체가 아니라 언제나 고객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께. 그러다 보니 나는 두개의 페르소나를 갖게 되었다. 종교적 열망과 담론속에서 고민하는 나와 사회적, 생활적 문제를 고민하는 일반 비기독교인과 다를바 없는 담론으로 나의 얼굴에 가면을 바꿔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인으로써의 고민과 종교인으로써 고민을 종합할 수 있는 권리나 종합해야 한다는 의무의 주체가 내가 아니고 교회와 목사다 보니 다는 자연스레 두개의 세계를 분리하는 것이 내 자신에게 정직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이것은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의 변화속에서 그 실천적인 맥락에서 벗어나려는 주류 기독교의 시선때문일 것이다. 이책은 민중신학을 바탕으로 우리사회의 고민과 성경이라는 2천여년전의 텍스트와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민중신학이란 약자의 신학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낮은 목소리를 통해서 우리 현실의 부조리와 한계를 질타하고 사회적 약자까지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신학적, 신앙적 실존 양식"을 찾기 위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제1부의 가벼운 에세이들은 아마 저자가 자신이 목회활동을 하는 한백교회에 한 설교들을 바탕으로 쓰여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신학을 말하고 있다. 본론으로 가지 전에 가벼운 에피타이져라고 나 할까. 본론은 제2부와 제3부이다. 특히 제 3부의 민중신학에 대한 고찰은 나에게 신앙은 절때 현실과 유리되어서는 안된다는 마음을 가지게 해주었다. 제4부는 성적태레니즘이라는 장인데 나가 평소 관심을 가지 못해서 별로 주목을 하지 않았지만, 이 책에세 디져트 같은 부분이다.
도발적인 책 제목처럼 오늘날 진정한 신학이라면 교회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는 다른 교회의 목회자이다. 하지만 그 교회는 주류적 교회와는 다른 기능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도의 전복이 단지 무제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악인 제도내에서 안주하다 보니, 신앙의 진실성 및 시대적 역할이 자꾸 제도의 안락함속에서 자꾸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 교회의 현 주소이고 이에 대해서 저자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다운 삶의 조건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던 지난 날의 민중운동속에 분명 예수의 아우라가 느껴질 수 있다. 아름답고 웅장한 교회보다 말이다. 우리는 교회를 감으로해서 너무 쉽게 마음의 안식을 얻고 구원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가 아프면 감기약을 사먹으면 별 수고없이 몸이 낳듯이 마음의 갈증이 그렇게 쉽게 치료되지는 않을 것이다. 좀 수고스럽겠지만, 예수님은 만나고 내 자신의 실존양식을 찾기위해서는 내 자신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복종과 순종만을 강요하고 다른 종교와의 차별성만을 강조하는 교회권력에서 좀 멀어져야하는 불편과 약간의 용기, 그리고 고독을 즐길수 있는 신념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 책의 저자처럼 말이다. 교회밖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그리 쓸쓸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