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cience of a Liberal (Hardcover)
폴 크루그먼 지음 / Norton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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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자가 경제학 원리로 세상을 설명하기 보다는 대부분의 지면을 미국의 20세기 정치사에 대해서 쓰고 있다. 20세기 초 대공항기시대에 공산주의자적 정책으로까지 비판받아오던 루즈벨트의 여러 사회 정책들과 케인주의의 경제정책들이 레이건니즘으로 부식되기 전까지 미국의 서민, 중산층 중심의 사회를 이룩하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레이건이즘으로 시작되어 부시를 통해서 절정을 달했던 신자유주의를 통해서 자신이 어린 시절 대부분의 미국이면 누릴수 있는 혜택들이 갈 수록 줄어들게 되어서, 미국이 잘못하면 라틴아메리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타내면서 극단적 보수주의에 대한 저항 담론을 얘기하고 있다.  

놀랐다. 사실 폴크루먼은 동아시아의 경제 기적에 대해서 논평한 유명한 경제학자로 알고 있었으나, 그가 쓴 글을 읽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현실 참여적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진보주의가가 아닌 미국의 가치를 존중하는 자유주의자로서 작금의 양극화가 심화되어 가는 미국의 현실에 아쉼움과 분노(resenting)을 통해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그의 염원을 옅볼 수 있었다.  

하이에크와 밀튼 프리드만을 시작으로 한 케인주주의에 대한 저항 담론을 통해서 형성된 오늘날 주류 경제학들은 결국 정치적으로 보수화되었다. 탈정치화하여 경제학을 연구하다 보니, 결국 보수주의자들이 되었다. 하지만, 크루그만이 보기에는 경제도 경제 주체들의 정치적 합의속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기에, 순서가 뒤바꼈음을 얘기하고 있다. 탈정치화 속에서 경제를 연구하기 보다는 바른 정치적 식격 속에서 경제학을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 그의 주장 저변에 깔려있다.  

이 한 권을 통해서 미국의 현대 정치-경제사를 알 수가 있었다. 일반 미국 역사 교과서에서 볼수 없었던 최신의 지표들과 분석을 통해서 미국의 여러 정치-경제 주체들의 전략적 역동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공황이후 왕성했던 미국 노동조합의 약화, 미국 보수주의자들이 여러 로비활동을 통해 사회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 결국 미국의 민주당 지지층들이 자신들이 왜 사회적으로 수적으로 우세한 중상층, 서민층들이 소수의 특권층과 부유층의 논리에 따라가야 하는 지에 대한 반성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그에 대한 대항 담론을 얘기 한다.  

참 신기한 것은 그도 그렇게 주장하지만, 보수주의는 보수적이야 하는데, 미국, 아니 전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보수주의자들은 매우 급진적(radical)이다는 것이다. 반면, 자유주의자들이 오히려 과거의 향수를 가지고 있어 보수주의자로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물론 한 미국인이 애국심을 가지고 미국의 미래에 대해서 그의 학자적 양심을 걸고 얘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짜꾸 미국만의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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