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의 시간 - 결국 현명한 자는 누구였을까
안석호 지음 / CRETA(크레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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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멕시코와 미국의 경계. 이 국경에 세워진 장벽에서 어린 두 자매가 브로커를 통해 벽을 넘고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려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고 가족을 만났다는 기사가 최근 올라온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세워지는 이 장벽들은 이곳을 넘어가려는 사람들의 의지를 막지 못한다. 아무리 높은 장벽이 세워져 있다 할지라도 사람들은 그 장벽 너머로 가기 위해 더욱더 험난한 협곡, 깊은 강과 험준한 계곡, 뜨거운 사막을 걷는다. 때로는 더 멀리 돌아가 뗏목을 타고 밀입국하기도 한다. 그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이 소망하던 땅에 도착하기도 전에 목숨을 잃는다. 장벽이 세워진 곳. 그 안팎의 사람들. 그들은 행복할까?



한국에도 DMZ 비무장지대가 존재한다. 남북을 가르는 38선의 경계가 생기던 날. 경계가 지나던 곳에 살던 마을 사람들은 그것이 가족들을 산산조각 낼 장벽인 줄도 모르고 고생한다며 그 경계선 세우는 것을 도와준 일이 있을 정도로 모든 일은 은밀하게 진행되었다. 장벽을 세운 결과.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지워진 각국의 장벽들은 자국민을 고립시키고 통제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도서 장벽의 시간에서는 베를린 장벽을 세우고, 동독과 서독으로 나누어진 독일이 패전국으로 승전국인 소련과 프랑스, 영국, 미국에 점령 당하게 된다. 소련은 자신들의 공산주의를 팽창 시키려 했고, 미국은 이러한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1947년 유럽 경제 재건 계획을 발표하며 진행하기에 이른다. 이 계획은 계획을 주도한 미국 국무장관의 이름을 따 마셜 플랜으로도 불리는데, 이 계획은 동독을 다스리고 있는 소련의 제국주의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서독 그리고 유럽 경제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판단으로 시작되었다.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유럽들이 침체되다 못해 후퇴된 경제를 회복하고 스스로 힘을 갖게 되면 소련의 침략에도 방어할 힘을 가질 있을 것이라는 미국의 판단이었다.



이후 회복의 속도는 정말 눈에 띄게 서독과 동독이 갈리게 되었다. 제국주의는 높은 곳으로 모든 에너지가 쏠리게끔 되어 있다. 하여 주도적이라는 것보다는 일방적인 권력적 움직임으로 경제가 돌아간다. 이는 경제적 낙수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가 없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소련은 동독을 맡자마자 모든 철로를 뜯어다가 소련으로 가져가고 고급 자재와 가구들을 소련으로 옮겼다. 전쟁을 치러 경제적으로 힘든 동독은 소련의 행보로 더욱 일어날 수 없는 국가가 되어버린 것이다. 동독에서 이뤄지고 있던 산업 대부분도 해체시키고 소련 소속으로 기업을 옮기게 만들어 산업 발전에 있어서도 동독은 서독에 비해 더뎠다. 서독은 미국의 마셜 플랜에 주도 하의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산업 정책에 많은 힘을 쏟았기 때문에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벌어졌다. 동독과 서독의 통일될 때 서독의 GDP가 동독의 40%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하니 그들의 삶의 질 차이 또한 컸을 것이 짐작이 간다.



도서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세워진 장벽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데 이곳은 테러를 막기 위해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장벽이 세워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장벽이 사람들을 도망가지 못하게 가둬놓는 역할을 하는 것만 같았다. 테러를 피해 도망갈 수 있어야 하는데 장벽이 세워져 도망가지도 못하고 장벽을 넘기 위해 또다시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 벽을 세운다는 것은 한 편으로는 다른 나라를 흡수하기에 좋은 경계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벽이 세워진 국가와 맞닿아 있는 국가는 장벽까지를 자신들의 나라의 경계로 생각해 조금씩 문화를 흡수해 나가며 국토를 늘리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장벽을 세운다는 것 꺼림직한 기분이 들었는데 도서 장벽의 시간을 읽으니 아파트의 입구를 막는 설치물들이 늘어난다는 것. 다른 아파트와 구분 짓는 펜스가 생겨난다는 것.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권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O 아파트에서 택배 회사에 차량의 높이가 낮은 차량으로 배송을 하라는 요구를 한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배송을 하기 위해선 자신들의 요구를 따르라는 것이었다. 해당 아파트라는 커뮤니티라는 이 장벽이 세워지고 이 장벽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세우는 것이. 하나의 권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더욱 체감한 기사였다. 도서 장벽의 시간은 커다란 세계의 장벽들을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보이지 않는 장벽들이 생기고 있는 현시대를 이야기해 주고 있기도 하다. 눈에 보이는 장벽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장벽. 그것을 발견하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 갇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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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이웃
박애진 지음 / 들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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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저마다의 선조로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힘을 가진 핏줄을 타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성격과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는 이 존재들은 우리 곁의 '이웃'이란 이름으로 서 있다. 그러나 이 이웃 앞에는 '우리가 모르는'이라는 잘 알지 못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주변에 있지만 잘 모르는 그들의 존재.



주인공 민수는 인간과 같이 성장해오지만 20대 중반쯤 되면 노화가 멈추고 그 상태로 백 년을 산다. 백 년을 사는 동안 아이를 낳지 않고 젊은 남자의 간을 먹으면 천년을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핏줄을 가지고 천년을 살아온 선조는 없었다. 이 핏줄은 아이를 낳게 되면 딸 하나만을 낳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낳아 길러진 딸은 다시금 천년을 살 것인가에 대한 선택길에 놓이게 된다. 자신의 엄마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주인공을 낳으면서 천년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선조들의 기억을 부분 부분 읽을 수 있는 주인공은 선조들의 기억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도 그들이 천 년을 살지 못했던 이유를 잘 이해하진 못했다. 그러던 주인공에게 열다섯 살에 찾아온 풋풋한 첫사랑. 자신의 천년의 삶을 포기할 계획을 하면서까지 사랑했던 첫 번째 남자친구와는 헤어짐의 수순을 밟는다. 주인공이 데이트할 때 하이힐을 신었고 그 키가 남자친구의 키보다 컸기에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이후 두 번째 연애를 하지만 이 또한 물리적인 거리가 생기고 마음에까지 거리가 이별 통보를 받고 헤어지게 된다. 천년의 삶을 포기할 만큼의 사랑이 주인공에게도 시작될 수 있을까..?




도서 우리가 모르는 이웃은 백 년 동안 늙지 않고 20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주인공이 주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타이틀을 바꾸며 살아가는 내용이 나온다. 백 년을 살기 위해 천년을 살기 위해 직업도 사는 곳도 주변 인간관계도 바꿔나가지만 그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나 자신을 숨기기 위해 모든 것을 변화시켜야 하는 주인공 민수의 삶은 천년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한들 행복할 수 있을까 싶다. 주인공이 핏줄을 따라 기억을 거슬러 올라갔을 때 왜 선조들은 천년을 살지 못했을까에 '가난함'이 있었다.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해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엄마 세대부터 시작된 것이었고 그전에는 살아남기 위해 다음 세대에게 자신의 희망을 넘겨주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백 년을 늙지 않고 천년을 살 수 있다 해도 죽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굶어 죽을 수도 있고, 병에 걸려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엄마는 천년을 살 수 있다는 핏줄의 힘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주인공을 낳는 것을 선택했다. 늙지 않고 백 년을 살아간다. 젊은 남자의 간을 먹으면 천년을 살 수 있다는 소재는 늙어가는 것에 두려움으로 자신을 숨기는 인간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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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 당신의 부에 영향을 미치는 돈의 심리학
저우신위에 지음, 박진희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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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돈에 대해 말하며 분석하는 이들은 경제학자들의 담당이었다. 그러나 이제 소확행(소소하게 작지만 실현 가능한 확실한 행복)을 위해 돈을 쓰는 것과 같이 돈은 심리와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는 의미의 단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여 이제 돈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경제학뿐이 아니게 되었다. 도서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에서는 돈을 사용하는 것이 소유하는 것이 인간에 있어 어떤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있다.



지불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휴가를 떠나게 된 당신. 휴가를 위해 1,200불을 지불해야 한다.

선택 1. 휴가를 떠나기 전에 6개월 동안 매월 200달러씩 지불한다.

선택 2. 휴가를 다녀온 후에 6개월 동안 매월 200달러씩 지불한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이 두 가지의 선택에서 60%가 넘는 사람들이 1번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세탁기를 구매해야 한다는 조건이 들어간다면 선택은 달라질까?

선택 1. 세탁기 도착 전 6개월 동안 매월 200달러씩 지불하기.

선택 2. 세탁기 도착 후 6개월 동안 매월 200달러씩 지불하기.



이 질문에서는 84%의 사람들이 두 번째 선택지를 골랐다고 한다.

이 두 질문에서의 지불 방식의 차이점이 생겨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는 것에 있어 고통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첫 번째 질문에서는 휴가를 즐기는 내내 비용을 걱정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휴가 전에 모든 비용을 지불함으로 휴가를 즐기는 내내 온전히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지불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에서는 매도 미리 맞는 것이 낫다는 말처럼. 세탁기 도착 전에 미리 지불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물건에 있어서는 물건의 사용빈도가 고통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즉, 세탁기의 사용 빈도가 늘어날수록 합리적인 소비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에 세탁기의 도착 후. 그러니까 세탁기의 사용 후 매달 돈을 지불하는 편이 고통을 줄여주는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하여 사람들이 물건을 살 때 충분한 자금이 없을 때. 할부라는 나눠내는 개념을 통해 물건을 산다. 그리고 물건을 받고 사용하면서 매달 지불하는 금액이 나에게 합리적인 소비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결제 방식은 어떨까?

음식을 살 수 있는 식당과 패스트푸드점에 차이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먼저 경험할 수 있는 차이점은 바로 계산에 있다. 요즘에는 키오스크를 도입한 매장이 있어서 입장과 동시에 내가 주문할 음식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만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는 키오스크를 도입한 곳이 없다. 선불제와 후불제를 선택한 각 식당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가? 배를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들어가는 식당에서는 그 목적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결제를 도입한다. 그러나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는 서비스의 가치를 가장 높게 여긴다. 하여 나의 주문과 동시에 아직 제공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한 값도 같이 결제가 되는 것은 소비자에게 유쾌하지 않은 행위가 된다. 불쾌감에 지갑을 여는 사람은 없다.



OTT 시장의 빠른 확장과 소비 심리.

넷플릭스,왓챠, 한국에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디즈니 플러스까지 인터넷 스트리밍 시장은 전 세계에서 최근 팬데믹과 맞물려 가장 빠르게 그리고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 중에 하나이다. 어떻게 OTT 시장은 사람들의 지갑을 열 수 있었을까? 그 이유에 있어서 저자는 '구독의 방식'을 주목한다. 기존의 TV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영화를 집에서 보기 위해선 한 편의 영화를 위한 돈을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그 영화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다음 영화를 위한 결제까지 상당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TV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 있어서 추가적인 수입을 끌어들이지 못해 사업을 정체하게 만든다는 의미가 된다. 이를 파고든 것이 바로 OTT 시장의 구독 서비스였다. 사람들은 한 달의 한 번 이용료를 지불함으로 무제한으로 해당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이는 소비자로 하여금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이용할수록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는 심리를 불러일으킨다. 해당 영화가 재미없다면 다른 영화나 콘텐츠를 보면 됨으로 손해를 봤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된다. 기존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콘텐츠 한 편 한편으로 인해 느꼈던 지불의 고통이 사라진 것이다. 이처럼 빠른 소비를 높일 수 있는 것에 가장 중요한 점은 사람들이 느끼는 '지불의 고통'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였다.


많은 사람들이 A사와 B사 중 어떤 것을 구독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과거에 A 영화, B 영화, C 영화 중 어떤 것을 봐야 할지 고민했던 것에서 이제는 물고기 고르기가 아닌 어떤 바다를 선택할 것인가로 갈리게 된 것이다. 도서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에서는 사람들의 내면에 자리 잡은 각자의 심리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적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었다. 이제 심리와 경제는 돈을 말하고 있다. 돈을 쥔 당신은 어떤 삶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가? 앞으로 인간의 소비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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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의 속성 - 세계 최고의 인재들의 운과 리스크를 관리하는 실천적 지혜
스기우라 마사카즈 지음, 김수정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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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저 사람은 운이 좋았다." , "나는 운이 좋았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앞에 뒤따르는 문장 중 하나는 '운이 좋다'라는 말이다. 운이 좋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나도 운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일까?




도서 운의 속성에서는 '운'이란 어떤 것인지 이야기하며 운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운과 통제할 수 없는 운. 그렇다면 통제 가능한 운과 통제 불가능한 운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통제 가능한 운 VS 통제 불가능한 운


통제가 가능한 운이라면 '기회'와 '확률'을 이야기할 수 있다.


별안간 찾아온 기회는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후회와 곤욕스러움을 남기지만 준비된 자에게 한 단계 성장할 좋은 발판이 되어준다. 또한 통제가 가능한 운에 '확률'이 있다니 확률이 어떻게 관리가 가능한 것인가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저자는 발생 가능 한 일 중에서 좀 더 높은 확률로 발생할 일에 대해 준비함으로 이 또한 스스로 컨트롤이 가능한 운으로 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반대로 통제가 불가한 운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바로 '숙명'과 '우연'을 꼽았다. 숙명은 바꿀 수 없는 이미 정해진 운이고 우연은 결과를 알 수 없는 운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신경 써야 할 운은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연히 통제가 불가능한 운보다는 통제 가능한 운에 집중함으로 성공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야겠다. 또한 저자는 통제 불가능한 운에 매달리기보다는 통제가 가능한 운들을 하나씩 잡다 보면 복리처럼 더 큰 운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운에도 복리가 있다니?




복리 됩니다.'운'


운은 한자로 '옮길 운(運)'을 쓰고 있다. 운은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떻게 운을 움직여 점점 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만들 수 있다는 걸까? 운이 좋은 사람과 운이 나쁜 사람은 기회를 대할 때 차이가 있다고 한다.




운이 좋은 사람은, 진짜 '기회의 신'을 재빨리 알아차린다.


운이 나쁜 사람은, 허둥대다 가짜 기회를 잡는다.



- 도서 운의 속성 p. 94 -




운이 좋은 사람은 이것이 '기회'임을 알아보지만 운이 나쁜 사람은 허둥대다가 가짜 기회를 잡고 진짜 기회를 놓친다. 나중에 그것이 기회였다는 걸 깨닫게 되지만 이미 기회는 저만치 떠나간 후이다. 때로는 기회가 떠나간 것도 모르고 이처럼 가짜 기회를 잡는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운이 좋다. 운이 나쁘다고 표현하였지만 사실 이 운이 좋고 나쁨의 차이는 얼마만큼 자신을 개발하고 관리하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개발과 관리는 떼어 놓을 수 없는 파트너다. 제품 개발과 제품 관리와 같이 어떤 것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운을 높이기 위해서 생각과 고민을 구별하라.


생각과 고민 당신은 어느 쪽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는가?


생각과 고민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는 생각과 고민의 쓰임을 다르게 해석했다. 생각한다라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해결하기 위해 본질을 파악하고 계획을 세운다는 뜻으로 해석하였고 고민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가 머리가 아파지자 이내 포기해 버리는 그저 끙끙 앓고 갖고만 있다가 아무것도 해결이 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버리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하여 고민을 하기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한 생각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위에 말한 고민과 생각이 잘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책 속에 나와있는 예시를 통해 이해해 보자.


날씨가 흐려 비가 올 것만 같다. 뉴스에서 예상 강수 확률은 20%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산을 들고 갔을 때와 들고 가지 않았을 때 발생할 일들에 대해 무엇이 옳은지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우산을 들고 나갔는데 날씨가 맑이 지면, 짐만 늘어남으로 -20 pt


우산을 들고 나갔는데 비가 오면, 옷이 젖지 않으니 좋다 +100


그렇다면 우산을 들고나갔을 때의 기대치는 (-20 X 0.8) + (100X0.2) = 4 가 나온다.



그렇다면 반대로 우산을 안 들고 외출할 때의 기대치도 구해보자.


우산을 안 들고 나갔는데 날씨가 맑아지면, 짐이 없어 좋다 +20


우산을 안 들고 나갔는데 비가 오면, 쫄딱 맞아야 하니 싫다. -100


그렇다면 (20 X 0.8) = ( -100 X 0.2) = -4 가 나온다.



그렇다면 우산을 들고 가는 쪽이 기대치가 더 높음으로 우산을 들고 가는 것이 좋겠다.



사람마다 들어가야 할 옵션 점수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지 기대치를 숫자로 구할 수가 있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매번 아침마다 우산을 들고나갈지 말지에 대해 수치를 구하며 계산하는 것이 번거롭다 느낄 수 있지만 흐린 날의 우산 가져가기는 예시일 뿐이다. 나는 이런 복잡한 거 싫다. 이해도 안 된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더 간단하게 준비해봤다.



우산을 들고 나갔는데 날씨가 맑아, 짐이 된 경우 -20 pt


우산을 들고 나갔는데 비가 와서 비를 피했다. +100pt


우산을 안 들고 나갔는데 날씨도 맑다. 짐도 없다. +120pt


우산을 안 들고 나갔는데 비가 오면, 쫄딱 젖는다. -60pt



선택지를 두고 내가 어떤 것에 좀 더 높은 점수와 더 낮은 점수를 주며 신경 쓰고 있는지를 파악한 후에 선택하는 것도 간편하다. 확률과 기대치를 곱하는 공식을 활용해도 좋지만 간단하게 종이에 적어 내가 좀 더 기분이 상쾌할 수 있는 선택지를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운을 잡기 위해서는 나의 컨디션 또한 좋아야 한다. 모든 에너지를 다른 곳에 이미 다 쏟아부은 뒤에는 기회를 잡기 위한 에너지를 쓸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서 선택지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운의 관리하는 일은 나 자신의 에너지를 관리하며 능력을 개발하는 일이었음을 저자는 알려주고 있었다. 인생을 어떤 우연에 맡기며 살아왔는가? 우연 속에 내가 통제 가능할 운이 있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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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워튼의 환상 이야기
이디스 워튼 지음, 성소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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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도서 이디스 워튼의 환상 이야기는 메리 보인과 에드워드 보인 이 두 부부가 '링'이라는 이름의 저택으로 이사 오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저택은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데..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과 보일러 정비가 되어있지 않은 낡은 저택이기 때문에 아무도 찾지 않고 저택을 얻는 것도 저렴하게 얻을 수 있었다.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도는 집에 아무도 가려 하지 않지만 이 부부는 오히려 먼 곳까지도 차를 몰고 가 유령이 나온다는 장소를 탐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집에 있다면 굳이 찾으러 가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 하는 식의 농담을 할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이 저택에서 살기로 마음을 먹는다. 보통 공포 영화의 서두가 이렇게 시작되는데.. 밈 meme에서는 동양인이 공포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유령이 나온다는 집을 부동산으로부터 소개받을 경우 정원에 발도 안 딛고 다들 문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다시 걸어나가기 때문이라는 재밌는 밈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서양은 유령이 나온다는 집도 덜컥 구입하며 그 집에 들어가 사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영화화되어 잘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동양에서는 유령이 나온다면 쉬쉬하며 숨기다가 들키는 경우는 있어도 대놓고 여기가 바로 유령이 나오는 집입니다! 하며 집을 광고하는 일은 없는데 말이다.


아무튼. 이 부부는 유령이 나온다는 저택에 살기 시작하며 도대체 유령은 언제 나오는 거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유령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 사람의 말에 의하면 저택에 유령이 존재하지만 유령임을 알아차릴 수가 없다고 한다. 유령이 나오지만 유령임을 알아차릴 수가 없다니.. 무슨 말일까. 유령을 보지만 그것이 유령임을 나중에 알게 된다는 뜻이었다.


집을 정리하며 저택 꼭대기에 있는 작은 다락에 올라가 부부는 저택 아래의 풍경을 내려다본다. 그러던 중 정원을 향해 걸어오는 희뿌연 무언가를 보게 되는데 이를 보자마자 남편은 얼굴이 사색이 되어 정원으로 뛰쳐나간다. 무슨 일인 걸까.. 아내인 메리 보인 또한 내려가 상황을 보는데 아무도 없다. 서재엔 오직 남편만 있을 뿐이었다. 남편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누구냐고 물어보니. 뛰쳐나갔을 때와 달리 편안한 얼굴로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 후로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메리에게 한 남자가 찾아온다. 자신의 남편을 찾으러 왔다고 말이다. 메리 보인은 남편과 약속을 잡지 않았지만 먼 곳에서 온 것 같아 보이는 젊은 남자에게 그냥 돌려보내려다 그를 멈춰 세우고 남편은 서재에 있다고 안내해 준다. 그리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남편을 보기 위해 서재로 간 메리는 남편이 집안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낮에 남편을 찾으러 왔다던 남자와 함께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평온하고 따뜻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이 눈에 그려지던 부부에게 나타난 한 남자로 시작해. 이 저택의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빠르게 전개되어 술술 풀려나가는 것이 단숨에 읽게 되며 동시에 해가 진 뒤에 이 책을 손에 들었다는 것을 조금 후회하게 된다. 환하고... 환한 대낮에 읽을걸.... 아직 읽기 전 이 서평을 보고 계시는 독자분들이라면 대낮에 읽기를 추천하고 또 추천한다. 이디스 워튼의 환상 이야기의 원작 제목은 사실 The Ghost Stories of Edith Wharton으로 이디스 워튼의 유령 이야기들이지만 환상 이야기라고 번역함으로 유령이 가지고 있는 신비함을 살렸다. 또한 번역도 훌륭해서 서두를 조금 읽다가 번역가가 누구시지?? 하면서 번역가를 다시 찾아보기까지 했다. 이분이 번역하신 다른 도서들도 한 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더욱 독자와 긴밀하게 연결하기 위해 역자의 역량이 어마 무시하게 중요하다. 본 도서에 있어서는 번역가 선택이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식으로 잘 번역된 '가마솥'이라는 단어나 주인공 메리 보인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가 쓴 문장을 '두 사람의 속삭임이 길을 더듬어 서로에게 나아가는 것 같았다'라고 표현한 것이 주인공 메리 보인의 심정을 잘 짐작할 수 있어 좋았다.



번역된 소설의 안타까운 점은 원어 사용자가 아니면 소설이 갖고 있는 유희를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도서 이디스 워튼의 환상 이야기는 이 소설만이 가질 수 있는 미스터리함과 신비스러움을 잘 살려내 안갯속에 유령을 보는 듯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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