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마음 - 도시는 어떻게 시민을 환대할 수 있는가
김승수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황량한 도시에 마음을 담는다

 

지은이 김승수는 8년 동안 전주시장으로, 25년 동안을 공공 정책과 도시에 천착해 온 도시 혁신가, 전주시장 시절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 황량한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책과 마음을 주제로 한 이야기다. 그는 정보와 서사에 관한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서사’, 이야기 속에 담긴 전승적 지식은 정보와는 완전히 다른 시공간적 구조로 돼 있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정보’와 ‘서사’ 사연이 있는 도시, 도시민의 마음을 채워 줄 책은 정보가 아닌 지식으로 다면적이다. 시민교육이란 바로 가까이 있는 도서관에서, 그저 책을 빌려주는 장소가 아닌 마음을 채워줄 그 무엇을 만들어내는 공간으로써 작동한다. 사람이 행복한 도시에 관한 인문학적 통찰이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됐고 도시의 의미와 역할, 마음, 확장과 미래를 17개의 도서관 이야기 속에 녹아냈다. 1부 ‘도시의 의미 “당신에게 도시는 어떤 의미인가요?”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여기에 등장하는 두 개의 도서관 <정원문화도서관>과 <건지산숲속도서관>이다. 2부 도시의 역할 ’도시가 책과 함께 사유할 수 있다면‘에서는 <한옥마을 도서관>과 <완산도서관 자작자작 책 공작소>를, 3부 도시의 마음 ’우리가 지은 것은 도서관이 아닙니다‘에서는 공공장소는 한 시대를 가장 의미 있게 상징한다고, <연화정도서관>을 비롯한 10곳을 소개하는데, 아이들의 책 놀이터, 그림책 도서관 등 다양한 도서관을 들여다본다. 4부 도시의 미래 ’새로운 세상에는 새로운 종류의 인간이 필요하다‘고, 책의 도시는 이어가야 할 유산, 도시는 늘 과정에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시란 무엇인가?  ‘책의 도시 전주‘

 

도시(都市)는 인간의 정치경제와 사회적인 활동이 중심이 되는 장소이며, 인구 집중으로 인해 비교적 인구 및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을 말한다. 이른바, 인근의 산업단지나 농촌, 어촌 등지의 행정과 유통, 문화생활의 중심 역할을 하는 장소다. 공간으로서 도시는 어떤 기능을 할까? 그저 모여 사는 인구 집중지역은 하드웨어다.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채워 넣을 것인가, 이 책에서 다루는 도시는 기능이다. 소프트웨어로서 “도서관” 이른바, 도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줄 그 무엇을 전라북도 특별자치도의 중핵도시인 ’전주’를 다룬다. “책의 도시 전주’를, 

 

도시란 어떻게 존재해야 할 것인가? 사람이 행복한 도시가 되어야, 

 

지은이는 존재하지만, 부재한 우리의 도시로, 하드웨어만 존재할 뿐 도시의 색깔, 도시다운 도시로 만들어줄 소프트웨어의 부족함을 ”고객만 있고 시민은 없다“라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도시는 사람을 담는 그릇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변화는 시작된다. 공공장소는 자기 견해를 밝혀야 한다. 적당한 성공은 철저한 실패보다 위험하다. 

 

그가 생각하는 도서관, 책, 그리고 공공장소의 수준이 시민의 삶의 수준이라고, 한편으로 도서관이란 공간은 어울릴 권리, 노닥거릴 권리, 도모할 권리를 담는다. 도서관은 ”여행지“다. 

 

이렇게 다양한 도서관의 얼굴, 공공장소의 얼굴, 도시 속 공간, 숲속에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 등을 설명한다. 때로는 여행지, 이웃집, 숨돌릴 장소, 생각할 수 있는 공간, 세상의 모든 지식과 정보가 담긴 곳, 우리는 이렇게 다양함을 지닌 도서관을 상상한 적이 있는가 싶을 정도다. 작은 도서관이 왜 곳곳에 만들어졌을까? 아마도 이런 맥락에서라며 이해된다..

 

동네 골목에 도서관을 짓는 이유

 

아마도 이 책의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왜 동네 골목에 도서관을 짓는가? 도시는 효율성이라는 관념에 정면으로 그게 아니라고, 효율성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의 행복이다. 행복을 도시 가치의 맨 위쪽에 놓는다. 낡은 것을 대체하는 게 새것이라는 생각,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세상의 흐름이니, 다만, 옛것 낡은 것 안에 담겨있는 돈을 효율성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추억이라는 정신적 가치다. 사람들은 지은이에게 묻는다. 왜 구도심 골목에 도서관을 짓는가, 차라리 도시 외곽에 크게 현대식으로 지으면 많은 사람이 찾을 텐데... 지은이는 말한다. ‘지킬 것을 지키는 게 진정한 변화라고, 이 방식이 전주가 도시를 대하는 태도라고, 꽤 흥미로운 관점이다. 그가 말하는 관점이 바뀌어야 새로운 것이 보인다고, 거기서부터 변화는 시작된다는 말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구도심은 그저 낡은 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기억과 감정이 스며든 장소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구도심 골목의 작은 건물을 도서관으로 재생하거나, 오래된 도서관을 부수지 않고 변화를 주는 것은 하나하나에 장소성과 다양성을 담으려는 시도였다. 도시의 기념비적인 장소는’ 거대함‘이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가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도시를 들여다보면, 황량함은 풍부함으로 낡은 건물 사람이 살지 않은 빈집, 위생적으로도 범죄예방에서도 문제가 된 도시의 슬럼가, 낡은 것을 치워버리고 새롭게 건물을 세우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이 책은 충분히 설득력 있는 어조로 말한다. 관점을 바꾸라고... 효율성 그것도 결국 인간을 위한 것이지 않겠냐고, 

 

이 책은 우리에게 도시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 답의 하나로 전주 ”책의 도시”를 내놓았다. 낡은 것과 새것의 의미와 가치도 다시 생각해보라고, 시청에, 도서관에, 공원에 마음을 담을 때 도시와 우리의 관계는 완전히 달라짐을 느낄 것이라고,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의 시사와 여기에 담긴 많은 힌트를 어떻게 우리 도시에 접맥시킬까?, 하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