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국가의 위대한 민주주의 - 국가의 미래, 어떻게 만들 것인가
윤비 지음 / 생각정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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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위험한 국가, 위대한 민주주의 


정치학자, 윤비의 책<위험한 국가의 위대한 민주주의>에 담긴 내용의 함의를 담은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의 노랫말로 시작한다.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사에서 강조한 민주주의 위기와 후퇴 현상, 국가와 민주주의 그리고 정치이론을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바이든이 지적한 민주주의 후퇴는 선진국에서 총칼, 군사독재 등, 뚜렷한 현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질서와 각자도생은 공동체의 희박화와 연대의 해체, 공동체적인 돌봄의 붕괴, 복지시스템 기반침하 등, 민주주의는 지배자들이, 권력자들에게는 결코 달갑지 않은 제도였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민주주의 신봉자인것처럼 떠들었지만 그들의 공화주의자였을뿐이었다. 오래되지 않은 민주주의 역사, “민주주의”에 관한 이해의 폭은 여전히 편차가 크다. 


2024. 12.3. 비상계엄을 지은이는 “계엄의 희극(또는 비극)”이라 불렀다. 홍준표는 “헤프닝”, 윤석열은 “계몽령”, 이른바 3일 천하도 아니고, 45년만에 발동된 계엄령은 우리 사회의 시대를 80년으로 그날로 되돌려놓았고, 전남과 광주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민을 향한 계엄군의 발포, 그리고 6월 민주항쟁, 대통령직선제로 이어지면서 제6공화국은 시작됐고, 이제 그 수명을 다하여, 사회 대개혁의 국민적 요구와 함께 제7공화국의 개헌논의가...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민주주의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 지구촌을 흔들어대고 있다. 


책 구성은 4부 13장이며, 1부에서는‘국가란 무엇인가? 묻는다. 인공 창조물 국가가 조폭과 다른 이유는 “정당성”이 있는지다. 국가는 어떤 이유로 생겨난 것인지?, 국방비는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폭력의 양과 수준으로 보여준다. ‘국가 없는 세상을’주장했던 것은 아나키만이 아니라 실은 내용상으로는 꽤 많은 철학자가 주장했다. 도대체 인민을 억압하는 통제력 없는 국가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일까에 천착한 이들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우리는 괴물 리바이어던의 등에 올라타고 있다. 이른바 달리는 호랑이 등에 탄 신세라는 말이다. 당신에게 봉사하지 않을 국가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에서는 복지국가와 포퓰리즘을. 그리고 인류 역사에서 권력을 통제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에 관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사상적 흐름과 정치 세계의 모습을 톺아본다. 2부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에서 의회가 그들만의 리그가 됐을 때, 리더의 권모술수에 속을 준비가 된 국민, 관료의 무능과 부패, 3부 ‘괴물이 된 국가’에서는 베네수엘라, 이탈리아, 칠레와 프랑스의 사례를 들어서 설명한다. 4부 ‘한국, 어떤 국가를 꿈꿀 것인가?’에서는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세력의 역할과 리더의 역할과 조건, 정치, 사회, 경제 체제들을 들여다본다. 



지은이는 민주주의 역사 검토는 눈여겨 볼만한 정도가 아니라 우리의 고정된 관념을 깨뜨리는 아주 신선한 내용이 들어있다. 데모스, 데모크라시의 모습은 애초에는 오늘날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른바 중우정치처럼 대중은 바보이며, 교양해야 할 대상이지,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국민이자, 시민이 아니었다는 지적은 오늘의 위험한 국가인 대한민국과 광장 민주주의를 펼친 시민들의 지켜낸 위대한 민주주의와 그 주체, 주인이 된 사회는 순간에서 영원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늘 긴장감과 불안,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보여주었고 이런 면에서 이 책 내용은 아주 중요한 시사다. 


12.3 계엄의 희극 혹은 비극에 관하여


법치주의와 다원적 의회주의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지도자로부터 비롯됐다고 본 지은이, 그는 윤석열을 이렇게 평한다. 평생 검사로 살면서 법의 문구를 늘이고 비틀어서라도 정당화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어버린 지도자, 야당의 반대와 비판을 곧 반국가로 오해하는 지도자라 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자기 생각에 맞추어 남의 생각을 뜯어고치려는 행위,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횡포가 통한다고 생각한 지도자를 누가 뽑았는가, 그를 지도자로 만든 시민들도 그 책임을 나눠야 한다. 처벌과 함께 다시는 이런 오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 미래의 경쟁력은 무엇이 좌우하는가?


이 책의 결론 격이다. 한국의 정치와 사회 그리고 경제시스템을, 오늘날 정상적인 민주주의적 법치국가에서는 과거처럼 지배자가 시민들의 몫을 힘을 뺏는 일은 허용되지 않기에 대신 국가의 힘은 다른 곳에서 강화된다.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하고 미래를 위해 당장 수익에 연연하지 않으며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조직은 국가밖에 없다. 국가는 현재도 그렇지만 미래를 더 힘을 가진 조직일 수밖에 없다. 국가의 미래경쟁력은 첫째, 공정과 참여다. 이는 이상적일 만큼 손에 닿을 거리에 있지만, 신기루처럼 다가서면 사라져버린다. 이를 어떻게 확보 보장할 것인가가 과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적 효율성이 모든 것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 또, 사회 전체의 이익을 내세워 시민의 자유나 권리를 무시하는 것도 안 된다는 점이다. 팬데믹과정에서 보였던 K-방역의 어두운 그림자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듯, 동전의 양면처럼 늘 긴장감을 가지고 살펴야 한다. 


둘째는 국가 시스템 개혁이다. 저출산 고령사회 중 마지막 단계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한국, 신자유주의 확산 대신에 분배로, 복지로 눈을 돌려야 한다. 세계 경제 6위의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한국의 기형적인 복지시스템은 항상 그 위치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성 평등 사회 지향, 경력단절과 제2의 노동시장으로 내몰리는 차별적 구조는 혁파해야 한다. 사교육, 노동력 부족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이슈에 관해서 장기적 안목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셋째는 인재 전쟁과 개방성이다. 이민청 논의와도 맞물린다. 고급인력의 외국유출을 막는 소극적인 대책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화교가 살 수 없는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 대한민국, 외국인에 관한 차별과 혐오 또한 세계적인 수준이다. 코스모풀리탄(세계 시민)으로서 개방성이 절실하다. 



이 책 한 권에 담긴 방대한 내용,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민주주의, 제대로 알아야 속지 않고 살 수 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온갖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많은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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