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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 퀀텀 패권 쟁탈전
이영우 지음 / 삼성글로벌리서치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충돌하는 세계, 한반도의 운명은?
이 책은 충돌하는 세계, 신냉전의 본질과 미-중-러의 대전략 읽기라는 주제로 디지털시대에서 퀀텀으로 바뀌는 문명 대전환 시대, 피할 수 없는 패권 전쟁에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묻는다.
지은이는 지정학적 국제관계론과 미래학을 연구한다. 미래학점 관점에서 신냉전과 지정학적 전략의 충돌, 집단 기억과 정치적 서사 구조 분석이 주된 연구 분야다. 이 책 구성은 4부이며, 1부‘문명 전환기의 신냉전 양상’에서는 북한, 러시아 등을 불량국가로 규정하면서 이 국가들의 전성시대라 평하며, 신냉전의 지정학과 지경학, 그리고 대한민국호를, 2부 ‘미-중-러, 그들의 세계 대전략에서는 미국의 압도적 우위 대전략과 중국, 중화민족 부흥 대전략, 그리고 러시아, 유라시아 제국주의 대전략을, 3부 ’대전략 격돌‘에서는 미국과 중국, 태평양지역의 패권과 미국과 러시아, 신냉전 전략의 충돌을 본다. 4부 ’번영과 소멸의 갈림길에 선 한국‘에서는 한반도의 정세와 세계 대전략을 생각한다.
퀀텀 문명으로 가는 퀀텀 모프
일반적으로 전자와 빛을 비롯한 아원자들을 양자(quantum)라고 부르고, 그들의 힘과 운동 상태를 기술하는 역학을 양자역학이라고 한다. 양자역학은 세상을 개벽, 이른바 퀀텀 문명(양자 문명)을 세웠다. 20세기 중반 들어 반도체가 개발되고, 이로써 컴퓨터의 탄생한 것은 전적으로 양자역학 덕분이다. 현대문명에서 컴퓨터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요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한다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 기술 등은 양자역학의 기초적인 응용 분야에 지나지 않는다. 양자 현상을 제어하는 양자기술은 꿈의 컴퓨터라 불리는 양자컴퓨터의 개발은 물론 영화 속에 나오는 양자통신 및 순간이동 실용화 연구를 견인 중이다.
양자역학의 연구대상인 미시세계를 이루는 최소의 에너지 단위를 의미하는 “퀀텀”과 변화를 뜻하는 “모프”의 합성어로 디지털 문명을 넘어 새로운 장을 여는 완전한 탈바꿈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디지털 문명과 퀀텀 문명 자체를 이해하는 데만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특히, 정치학을 연구하는 지은이는 그의 박사학위청구논문 “한국인들의 기억 전쟁에 관한 연구”로, 기억 전쟁이란 무엇인지, 보통의 정치학 연구와는 다소 결이 달리 보이는 분야다. 지정학과 지경학,
아직 아무도 모를 ‘퀀텀모프’의 과정
지은이는 북한을 “불량국가”로 규정한다. 사면초가 상태에서 핵무장을 하지 않았던 국가들이 미국에 어떻게 처참하게 당했는지를 똑똑하게 보고 경험했던 북한의 핵무장과 경제제재로 상업이든 금융이든 발이 묶인 처지에서 석유 등의 라이프라인을 유지하기 위한 생필품의 구매를 제한하는 마당에, 북이 취할 방법은 자력갱생, 자립과 러시아와 동맹을 맺는 것 외에는 현실적인 방법이 없을 수도 있다. 중국은 대(對)미 관계의 전략변화로 북, 러와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관계 유지 이상의 적극적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또 불량국가군에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이란 등도 넣고 있다. 미중전문가 이성현은 그의 책 <미국의 본심>(와이즈베리, 2025)에서 미, 중 관계를 이 책과는 다소 달리 보고 있어 흥미롭다. 지은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러시아, 중국, 북한을 재단하고 있어, 지정학적 균형 유지에 필요한 한국과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의 구도라기보다는 미국의 보호 우산 아래 놓인 ’한국’으로 보고 있다. 퀀텀모프과정에서 불량국가들은 힘을 얻게 될 것인지, 아니면 기술 격차와 경제력의 약세로 별다른 변화 없이 새로운 질서에 흡수될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북-중-러-이란의 연합전선 구축 완료?
시진핑이 곧 국가인 중국과 트럼프 현상이 곧 미국인의 모습이라고 본 이성현과 이 책의 지은이 이영우는 기본적으로 같은 맥락의 인식이다. 이 책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북-중-러-이란의 연합전선 구축 완료”라면 동북아 질서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한국은?, 중국은 강한 경제력과 외교력을 바탕으로 생활물자가 빈곤한 러시아와 북한에 여러 상품과 기계, 전자부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물자는 전쟁물자 생산에 필요한 부품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러시아는 중국과 북한에 에너지와 곡물 제공을 카드로 제시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인도-태평양전략”과 나토 및 동맹국 사이의 협력 강화(트럼프의 관세전쟁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경제제재와 봉쇄, 에너지 자립도 제고로 이란과 러시아의 에너지 시장 수축전략, 민주주의 정상회의 및 인권 외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략들이 반미불량국가들의 연합전선을 분열, 약화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북한의 핵무력 완성과 한-미 동맹의 한계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남한까지 핵무장 시키자는 의견이 나온다. 그냥 핵개발에 여러 차례 시험 발사만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건 아니다. 북한의 ICBM의 사거리, 다탄두 등을 눈여겨본 후의 내린 판단이기에... 다탄두는 미국본토 타격과 성공 가능성이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개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포기보다는 경제적 유인으로 추가적인 생산 억제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경제적 유인에 들어가는 자금은 한국에 부담하게 하려는 의도다.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원칙은 유동적으로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움직임의 끝은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수 있고, 엘브리지 콜비(전 국방부 차관보)는 2024.7.15.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여러 도시를 잃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은 때에 따라서는 한국을 북한의 먹이로 던져줄 것이란 말이다. 북의 핵무력이 완성단계에 이르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고, 한국이 처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렇다면, 한국은 북과 싸울 수 있는 태세인가? 지은이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한국은 현재 두 갈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번영의 퀀텀 문명으로 가는 길과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못 움직이고 우왕좌왕, 당파싸움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북의 노예가 되는 길이라고, 물론 결론은 퀀텀 문명으로 가는 길이라고 답을 내놓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