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인권 이야기는 지금도 써내려가는 중
지은이 임복희의 이 책<세상을 바꾼 영화 속 인권 이야기>은 미국, 영국 등과 한국의 실제 사건(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필름의 눈으로 읽는 법과 삶, 즉 영상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작품 18편을 골라내어 ‘필름 속으로 더 깊이’를 두고 영화와 관련된 역사적 배경과 제도, 법률과 판례의 추이를 추적, 영화의 메시지 역동적이며 심층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한 입체적 구성이다.
이런 유의 법률교육은 리걸마인드(법적사고력)를 길러주기 위한 교과목에서 영화를 보고 그 배경이 된 법률조항과 제도 등을 함께 논의하는 강의프로그램이 마련돼있기도 하다(한국, 일본, 물론 미국의 로스쿨에서도). 특히, 영미법의 특징인 배심제(대배심과 소배심), 주 법원과 연방법원의 대배심의 특성 등을 설명하고 있어, 영화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더불어 한국 사회의 화두인 ‘이주노동자’ 문제 역시 톺아볼 수 있는 켄 로치 감독의 영화가 실려있다.
여기에 소개된 18개의 작품은 “인권”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화제작이다. 제목에서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당대의 사회 분위기와 문화를 이해를 전제로 붙인 제목도 있어, 작품 하나하나 톺아보기를 해야 하는데, 법학과는 물론 일반 시민에게도 “인권”이란 키워드로,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와 탄압은 어떤 형태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5편의 영화와 1930년대 미국 남부 주 앨라배마의 인종차별 현실을 다룬 <앵무새 죽이기>를 비롯하여 성차별과 복지, 환경 등을 다룬 13편의 영화가 실려있다.
한국, 영화 속 “인권” 이야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 씨의 실화를 토대로 한 김태윤 감독의<또 하나의 약속>(2013), 산업재해인정을 받을 때까지의 과정에서, 우리 산업현장은 성과주의라는 이름 아래 현실적인 위험을 요행으로 취급하는 불감증, 보고도 못 본 척, 이런 죽음이 쌓여 결국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으로 이어졌다. 이랜드 홈에버 사태를 그린 부지영 감독의<카트>(2014)는 부당노동행위와 부당해고 구제제도에 관하여, 노동조합할 권리와 해고의 정당 사유를 생각하게 한다. 용산 참사를 그린<소수의견>, 약촌오거리 범인 조작사건의 재심 재판을 그린 <재심> 등을 새롭게 볼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 국가는 곧 국민이며, 국민은 국가다<변호인>(2013). 윤석열 파면 이후, 새롭게 제기되는 사회 대개혁 논의는 “제7공화국” 정체와 기본권 등에 관한 수정을 요구한다. 전관예우 금지 등, 한국사회의 권력형 부패의 원천적 차단 등을 생각할 수 있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