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스파이 씁쓸한 모습, 개운치 않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말은 틀린 말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자국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이들은 모두 스파이다. 그 정형으로 시야를 좁히려는 한 때문에 스파이는 보통사람과 전혀 다른 아주 완벽히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고, 또 그렇게 이미지화돼 있다.
김동식의 전향이유, 북한에서 교육받을 때 남한 사회는 썩었다고 그런데 남한에 와서 보니 그렇지 않았고, 자유롭게 정부를 비판하고 반대해도 처벌받지 않았다, 북한에서 노동당 간부 경험 또한 전향을 생각하게 된 계기였는데, 신발 공장을 감독하면서 북한의 실상을 보게 됐다고, 남한에서 잡힌 부부 스파이가 ‘북한에 있는 당신 가족이 모두 숙청됐다’라고 전한 말이 결정적이었단다. 김동식처럼 인간 병기로 만들어진 귀중한 남파 공작원의 사상과 신념에 대한 검증을 그렇게 소홀히 했을까?, 남한 교도소에 갇힌 빨치산 소년병은 끝내 북으로 송환해달라고 그렇게 해서 북으로 갔는데, 그들에게 사상과 이념은 무엇이었을까? 김동식의 남한 정세파악과 사회구조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얕았을까?,
정구왕의 역시 군무원으로 정년까지 근무하고 나와, 이제 세상에 내 억울함으로 호소하겠다고, 그는 제대로 된 스파이 훈련을 받은 걸까?, 마치 영화<공작>처럼, 상사원으로 신분을 세탁하고, 휴민트를 관리했다는데, 혼자서 활동하는 걸까, 팀은 없는가?, 북으로 끌려가 어떻게 하든 남한의 영관급 장교가 귀순했다고 하면, 정치적 이용 거리로서 가치가 있었을 텐데, 그렇게 풀어줬다. 모호한 태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