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니체가 말하는 “버려야 할 것”과 “버텨야 할 것”에 관한 사유
이 책의 지은이 제이 한의 리프레시에서 출간한 <군주론>의 공저자다. 그는 이 책을 니체 철학을 해설하는 정도가 아니라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니체의 사상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이며, 어떤 기준에서 벗어나야 하는지, 이른바 자신의 삶에 관한 태도 혹은 자세, 무의식 가운데 몸에 밴 것들 이를 고정관념이랄 수도 있고 또 다른 무엇이라 부를 수 있겠지만, 아무튼 지금까지 그저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던 것들을 소환하여 곱씹어보고 따져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책 구성은 3부 9장이며 1부(통찰)‘새로운 시선으로 삶을 바꾸다’ 에서는 기존가치들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되돌아보며, 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지를 살펴본다.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법, 그리고 2부(변혁) ‘새로운 삶을 창조하는 힘’에서는 기존 틀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만드는 방법을 생각한다. 3부(재정립) ‘더 강한 나를 만들자’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재정의하고 나아가 세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실천법을 담았다. 각 장 끝에는 “실천적 조언”이 실려있다. 이 책과 최근에 나온 <위버멘쉬>(떠오름, 2025, 초인, 극복, 초월, 슈퍼맨이 아닌 오버맨이다) 을 비교해가며 함께 읽어보면 입체적인 접근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철학과 사유는 늘 인내와 고통이 따른다는 기존의 관념, 요즘은 하나둘씩 깨지고 있다. 철학은 도구라든지, 철학아 나하고 놀자는 등, 고상한 것이 아닌 우리 삶 속에 들어있는 평범함 속에 감춰진 의미를 톺아보고 들춰내 보임으로써, 철학하고 사유하는 것이라고들 말한다. 일견 타당성이 없지는 않지만, 아무튼 이 책의 주제와는 결이 다르니, 제쳐 둔다.
니체가 전하는 말, 니체 조언의 세계로 여행
지은이는 통찰과 변혁 그리고 재정립의 과정에서 생각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두고 있는데, 꽤 흥미로운 접근법이다. 통찰 편에서는 새로운 틀을 깨고 본질을 마주하라는 의미, 기존의 가치와 도덕을 생각 없이 받아들여 나의 가치체계 안으로 들이는 순간, 스스로 열린 가능성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선 도덕과 가치의 기원을 의심하라. 즉 나 자신을 통찰해보는 것이다. 극복과 초월 워버멘쉬를 하는 것이다(책 35~37쪽)
변혁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시련을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시작한다. 어떻게 되겠지, 어려우니 피하잖아 아니라 정면 돌파다. 제아무리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조선 선조때 문인 양사언의 시조다) 노력하면 안 될 게 없건만 사람들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은이는 초인이라고 그대로 쓰는데, 초인이라 해석하면 아무래도 한자문화권에서는 불세출의 영웅이 먼저 떠오른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자기 극복, 즉, 나만의 경계를 돌파한 사람인 즉, 슈퍼맨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니 이를 초월 혹은 극복이라 새겨도 좋을 듯하다.
재정립은 또 어떻게 하는가?,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다. 흔히들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 자리를 남에게 내어주는 삶, 휘둘리는 삶을 살고 있다고 내가 주체가 아닌 객체가 됐지만, 그런 줄도 모르고 산다는 말이다. 지은이는 삶의 주도권을 쥐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가라고 한다. 실천적 조언에는 ‘이 순간을 온전히 긍정하라’ 심리학자 칙센트 미하이의 책<몰입과 진로>(해냄, 2018) 은 청소년의 진로에 관한 것이나 창조성과 자기실현의 기회,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등 또한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있다.
삶을 긍정하는 태도에서 니체는 운명을 사랑하라고 하는데, 이는 체념이 아니라 능동적인 개척이란 의미로 새겨야 한다. 지금 환경이 완벽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고,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찾는 연습을 해라. 현실 불평보다는 하루 동안 현실 속에서 기회를 찾는 연습을 해보라. 과거는 과거일 뿐, 반복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현재에 충실하고 순간을 온전히 경험하라. 이게 바로 “행복”이다. 남과 비교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자기 삶을 실험하고 자기만의 길을 정하라, 이를 통해 자기 초월을 하는 것이다. 누군가와 비교하는 순간, 내 인생의 주인공 자리를 남에게 내어주는 꼴이니...
니체와 노자와 장자의 사상은 닮은 구석이 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자각과 인식이 그의 삶의 중심을 잡는 것이며,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라는 노자의 자중자애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노장사상을 니체 철학으로 재해석하려는 연구(이상옥, “도가의 철학성 소고-니체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도교문화연구, 2011, 35호, 201쪽)는 노장과 니체의 상대적인 이론과 비교 융합 가능성을 검토했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늘 눈에 보이는 곳에 두고, 하루하루 일기를 쓰듯, 한 장씩 되새겨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