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행동경제학 - 교과서에서 설명하지 않는 우리의 선택과 심리
김나영 지음 / 가나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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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일상생활 속 활동 속에 숨겨진 행동경제학 "우리는 쉽게 속고, 쉽게 후회한다"


이 책<최소한의 행동경제학>은 교과서에 설명하지 않는 36가지 에피소드로 우리의 선택과 심리를 다룬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인간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면, 일상생활 가운데 일어나는 실수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책 구성은 6장으로 돼 있고, 관계, 대화, 목표, 선택, 돈, 행복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우선 1장 ‘관계를 맺는 행동경제학’에서는 긍정적인 첫인상을 만들려면(초두효과), 중요한 날 어떤 옷을 입을까(현저성 효과),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을 땐 어떻게 할까(유사성 효과), 일단 눈에 자주 띄어라(단순노출효과), 본 적이 없는 본 듯한 오해를 풀려면(기억의 재구성 혹은 구성적 기억), 내가 이만큼 해줬으니, 내게 보답하겠지(홀드 업 문제), 이렇게 이어지는 36가지 에피소드, 2장은 대화를 나누는 행동경제학‘에서는 부탁 전에 먼저 해야 하는 일(상호성 법칙), 사소한 칭찬의 힘과 미끼 효과, 좋은 점 먼저, 불리한 건 나중에라는 낮은 공기법 등이 실려있다. 3장 ’목표를 이루는 행동경제학‘에서는 발표, 먼저 할까, 나중에 할까 고민하는 이유는 순서효과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 떠오를 때(부화효과) 등, 4장 선택에서는 앵커링 효과와 왝더독, 매몰 비용 등을, 그리고 5장에서는 돈이 되는 행동경제학, 2분 만에 그린 그림의 공정한 가격(프레이밍효과) 등 재미있는 심리가, 6장 ’행복을 만드는 행동경제학‘에서는 큰 선물 한번보다는 작은 선물을 여러 번 하면(부킹 프라이스), 자유이용권 비용이 더 들어도 좋다는 생각(결제와 소비의 탈동조화) 등이 실려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행동경제학이다. 어떤 행동이 경제적일까, 즉 나에게 유리할까를 가늠하는 것인데, 그 판단 기준은 심리다. 눈길이 가는 몇 개의 에피소드를 보자. 이 책이 선정한 에피소드는 인간관계가 첫 번째다. 그리고 대화, 삶의 목표에서 일의 목표까지, 늘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돈이 된다는 데, 그리고 행복까지, 현대인의 주요관심사다. 


내가 이만큼 해줬으니, 내게 보답하겠지?(홀드업)


당연하다 생각하기 쉽지만, 내가 누구에게 이만큼 해준다는 건 주고 싶어서 주고 또 해주는 것이니, 잊어라. 갚아주면 또 고마운 일이겠지만, 특히 결혼식의 축의금이나 장례식 때 부의금을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흔치 않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흔하다. 이른바, 홀드업문제라서 그렇다. ‘특정 관계를 위한 투자’를 하게 하고 나서 다른 곳과는 거래하기 힘들에 만드는 전략을 말한다. 생각이 다르다. 내 이익을 중심으로 상대를 움직이게 하는 게 경제학적 접근이다. 지은이는 경영권을 예로 든다. TV 드라마의 단골 소재, 대기업 회장이 경영권을 인질로 자식들을 통제한다. 누가 경영을 승계할 것인가, 형제 사이의 암투도. <사랑의 불시착>을 보면 쉽게 이해 갈 듯, 별짓도 서슴지 않는다. 부모 자식 사이의 관계 또한 그러하다.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틀어쥐고 있으면, 뻔질나게 집을 찾는다. 불편한 곳은 없는지, 밥은 드셨는지... 효가 인질이 아니라 미래 상속될 재산이 인질이다. “인질”이게 핵심이다. 

위로 올라가서 결혼식이나 장례식 때 찾아보고 얼굴도장을 찍어야 하는 데 이때 인질이 특수관계인 것이다.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나, 우선 상대방의 족보파악, 즉 “유사성의 효과”


공통의 화제를 찾고, 어떤 유사점이 있는지를, TV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검, 판사들, 영화<검사외전>에서 학벌과 인맥을 따지지 않던가, 우리는 같은 대학의 동문이야, 이 말 한마디로 바로 선후배를 칭하면서 하룻밤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유사성 효과다. 이를 다른 각도로 보면 유유상종(끼리끼리라는 말로도 표현되지만), 


 

스타벅스의 다이어리를 얻으려고 커피를 무려 17잔을 산다 “왝더독(본말, 주객전도)”


스탬프, 포인트에 코 뀐 인간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는 말처럼 나는 이들을 가두리 양식장의 멍청한 물고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심리가 궁금해져 찾아보고 공부했던 게 “왝더독”이라는 현상이다. 사은품을 받기 위해 소비를 하는 건 왜일까? “무료”가 심리의 장벽을 무너뜨렸다. 개의 꼬리가 몸통을 뒤흔드는 모양새를 “왝더독”이라 한다. 물론 다이어리에 만족감을 느꼈거나, 17잔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는 동안 심리적인 긴장감, 스릴 이런 것 또한 가치가 없지는 않다. 이 책에서 드는 예는 일반적인 이야기니, 크게 신경 쓸 것은 없을 듯하다. 지은이의 의도도 마찬가지인듯하니, 오히려 이런 문제로 출발해서 17잔의 선택이 나에게는 합리적이었다면, 17잔을 그간 소원했던 친구들과 함께라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위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말이 이 장면에 맞을지 어색할지는 제쳐두고, 우선 열린 사고를 할 계기라면 어떨까?


이 책은 이렇게 꼬꼬무로 읽어도 흥미롭다. 지은이가 예를 들어 설명해주는 핵심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만약~ 했다면 이란 조건으로 새롭게 장면을 설정해 볼 수도 있다. 위의 대기업 회장의 경영권처럼,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예는 조선의 태종 이방원, 혹은 일본의 천하통일 주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처럼, 박수칠 때 떠나는 것도 필요하다. 이방원에게 고민은 공성에서 수성으로 전쟁에서 통치로 전략이 바뀔 때, 자신 대의 충신들이 세종에게도 충성할까? 그의 역사적 혜안은 손자 수양에게서 보이듯이 말이다. 이에야스 역시 힘이 막강할 때 은하여, 자식들의 통치에 걸림돌이 되는 정적들을 은거지로(이른바 이성계의 두문불출, 두문동으로 찾아와 서울로 돌아가자고 했다가 사라진 사람들)불러 흔적 없이 사라지게... 




행동경제학이란 추상적 이미지를 에피소드를 풀어내 설명해주고 있어, 친밀한 행동경제학으로 끌어 책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듯하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게 해 줄 행동경제학의 비밀,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36가지의 심리적 함정"만 잘 피해도 행복경제학으로 옮아가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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