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되감고 플레이
정선엽 지음 / 시옷이응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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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진행 다시 과거형으로 되감고 다시 현재진행형으로



정선엽 작가의 <플레이 되감고 플레이>는 꽤 난해하다. 비가 완전하게 그쳤던 어느 날 못 보던 산 하나가 나타났다.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이름도 모른다. 산등성이 중간중간 구름이 덮여있고 아무리 올려다봐도 끝이 어디쯤인지 도무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포병 중대장으로 근무하는 화자는 육군 대위로 훈련장 포병 중대장이다. 상황실에서 레이더를 보며, 포병부대들에서 무전으로 연락이 오면 포탄이 떨어져야 하는 떨어져야 하는 정확한 위치를 지정해주는 일을 한다. 그의 표현대로 그저 시간이 가면 진급하는 공무원이다. 소설에서 군사학교라고 일컫는 곳, 거기서 그녀와 만났고, 그녀는 지금은 군에 없다. 두 사람은 산을 봤다. 화자와 여자는 각각 그 산에 오른다. 산 밑으로 내려오고 있는 미세한 바람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각자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었던 과거의 장소에 이르게 된다. 화자는 빌라 단지와 정글짐, 그녀는 학교 운동장과 작은 공터인 것이다. 정글짐 위의 소년과 학교 운동장에 있던 소녀,



소년은 정글짐을 타고 소녀는 고무줄놀이한다. 소년은 여자를 통해 화자에게 경고한다. 산을 오르는 것에 관해서이다. "또 죽게 될 거야. 멈추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들어오게 된다면." 얼마 동안 그는 소년의 경고를 오해한다. 화자는 현실과 과거를 오가면서 플레이 되감고 플레이, 현실과 과거를 왔다 갔다 하면서.



화자와 소년의 대화, 소년은 이제 정글짐에 올라는 오는 것도 이젠 기절한 만큼 지겨워, 나에 대해 아는 척을 해서 때마침 내가 놀란 표정이라도 지어 보이면 혹시 일기장에 쓰고 싶어질 만큼 뿌듯하기라도 한 거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내 기억이 맞는 거라면... 어서 내려가서 이쪽으로 좌표를 찍어. 그게 너가 할 수 있는 최선일 테니까. .... 같이 있는 건 가능하니까,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더는 이곳으로 내려오지 마. 그때 그 경고이구나. 컴퓨터가 맛이 가버린 것처럼 그 일을 잊어 그렇지 않으면 안 돼. 처음 엔 오해했었어. 그리고 나도 알고 있어 시간이 얼마 남은 건 아니라는 걸. 경고 고마워 진심이야.

플레이 되감기 플레이, 화자에게 경고한 소년, 산에 오지 말라고 했다. 내려가서 이쪽으로 좌표를 찍어, 또 죽게 될 거야. 계속해서 오게 되면... 시공간은 이어졌다. 아이는 총상을 입고 말았다. 머리에 한 방, 가슴에 한 방. 그건 아무래도 너인 것 같은 데 그 소년이 아니라.



그녀가 산에 오를 적마다 이용했던 유일한 길은 이제 사라졌지만, 아직 화자의 것은 그대로였다. 무사했구나. 3호. 아직도 우주로 돌아가지 않았네, 미끈거리는 도마뱀 등껍질 같은 바람에 손을 대고서 이젠 너무도 익숙해진 길을 한 발씩 내딛어가며 산에 올랐다.

생경한 경험이었다. 화자는 부대에 있는 사람들이 저녁을 먹을 시간쯤 돼서 전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나텔로 4. 내가 좌표 하나 불러줄 테니까, 받아 적도록 해...아니면 외워버리든가...

화자에게 남은 시간이란, 착각과 오해란, 갑자기 나타난 이름 모를 산, 그곳은 화자와 그녀에게만 보였던 산이었을까? 마지막 전령에게 받아적으라는 좌표는 ?

장르 소설인지는 헷갈리지만, 회상과 현실,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반복되는 것들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여전히 모호하다. 짐작의 여지를 남긴 표지, 플레이 거꾸로 쓴 되감기 또 플레이 그리고 거꾸러 쓴 작가의 이름과 카세트 테이프가 돌아가는 듯한 추상적인 그림들, 떠오르는 것을 구상할 뿐 구성하지 않는다. 쓸 것을 밖에서 찾기 보다는 안에서 찾는다는 작가의 말과 묘하게 어울리는 듯한 느낌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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