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 엄마
김재성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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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무당 엄마


강신무인 엄마를 둔 아들 김재성이 쓴 수필형 소설<무당 엄마>, 기구한 슬픈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여인이 바로 우리 엄마다. 외할머니도 신병을 앓았고, 무당이 될 팔자였던 지은이를 대신에 엄마가 무당이 됐다고. 엄마는 다시 태어나도 무당을 하련다고, 사실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주인공 재성과 엄마 그리고 외갓집 삼촌과 이모, 그리고 사촌들의 모습은 현재 지금 바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한참 전, 두 세대 전쯤에는 다자녀 세대가 한국 사회의 표준가족 구성이었지 싶다. 3대가 함께 사는 집도 드물지 않았으니, 그래도 핵가족시대였다. 가구는 부부와 자녀 둘 정도 4인 가족. 여기에도 남존여비의 가부장 질서의 그림자가, 


무당의 아들이라는 렌즈를 통해 본 세상


무당의 기원은 샤먼, 곧 제사장이다. 한국의 기원 국조를 단군왕검이라 부르며 후일 조선이 생겨났기에 고조선이라 부르는 단골, 당골, 즉 제사장이 최고의 권력자 왕이었다. 몽골고원도 남북아메리카 선주민 문화 속에서 보이는 샤먼은 부족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병을 고치는 치료사이며 산파다. 무당은 미신이며, 이들의 언행은 혹세무민하는 사기꾼 행각이며, 신을 빙자하여 사회의 혼란을 일으키는 무리라고, 조선 시대를 거쳐 일제 강점기를 지나 지금까지 600년 넘게 이어진 구복과 발복, 퇴마, 이른바 길흉화복을 점치는 신의 사람으로, 서학이란 이름으로 이 땅에 들어온 개신교는 귀신을 섬기는 악마집단으로 기독교, 보수든 진보든 우리 사회 깊숙이 문화로 자리 잡은 현실, 피를 나눈 형제도 ‘무당’이란 이질적인 존재를 ‘천형’을 받은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으로 각인된다. 


소설 속 주인공 재성은 기독교계통 대안학교의 교사로, 하느님의 성전을 모두가 교회를 다니는 기독교 국가 대한민국을 꿈꾸는 썰을 잘 푸는 교장, 국회를 찾아가 노래 부르고 전도하며, 하느님을 읊어대면 하는 수 없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의 초상을 본다. 마음이 교회로 향하기도 했던 재성은 종교, 교회라면 싫어졌다


수필형 소설 속에 등장하는 무당 엄마의 생애, 지은이는 한 개인의 기구한 운명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그 배경이 되는 사회 문화가 투영돼있다. 조정래 소설<태백산맥>에 등장하는 무당 소화, 오성희가 쓴 “여성 인류학자들이 만난 무속의 현장들”(서울리뷰오브북스14호, 2024.6.)은 로렐 켄달<무당, 여성, 신령들>과 김성례의 <한국 무교의 문화인류학>을 통해서, 전자는 경기 북부에서 후자는 제주도에서 4.3을 통해 여성들의 삶이 중심이 되는 무속 민족지, 켄달은 전통가옥, 마을공동체가 살아있는 1970년대의 경기 북부를, 김성례는 1980년 중반 제주를, 굿판은 어떻게 역사적 ‘사실’을 드러내는 장으로 기능을 할 수 있는가,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굿판에서는 이들이 돌아와 증언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 무당의 입을 통해서, 영화<혈의 누>에서처럼, 억울한 죽음을 사람들 앞에서 밝힌다. 나를 죽인 건 누구라고. 무속은 무교가 되고, 일제 강점기 때, 민간신앙을 낮춰 부르던 무속을 무교의 반열로 되돌려 놓는 작업 또한 필요해 보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다양한 종교를 믿는 가운데서도 무교의 실천이 그들의 삶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점쟁이 제 죽을 날 모른다는 말이 있지만, 재성 엄마는 예지몽을 꾸었다. 집 안에 줄초상의 기운을 본 것이다. 쉰 일곱 나이에 올해만 버티면 장수하겠다는데. 라며, 결국 갱년기 불면증에 먹는 수면제 한 알을 먹고 자는 듯 죽은 듯 그렇게 세상을 떴다. 


재성에게는 교회의 하느님도 엄마의 하나님도 절대자의 존재를 믿는다. 문제는 신실하게 신봉하는가이다. 마케팅의 수단이 돼버린 종교의 모습 또한 놓치지 않는다. 모태신앙의 친척들이지만 삶의 모습은 깊은 신앙을 자기 삶의 이정표와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나를 희생하고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여기며 살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이 소설은 뭔가 손에 잡힐 듯하면서 확실한 윤곽이 잡히지 않는 그런 구석이 있다. 무당 엄마의 생애 그리고 나, 어릴 적 무당의 자식이라며 혐오한 내 또래 녀석들, 얘들이 알면 뭘 얼마나 알겠는가, 다 어른들이 떠들어대는 소리를 듣는 것이지, 군중심리의 광기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제 머리로 생각하는 게 없다고, 다들 인간의 형상을 했지만, 누군가의 아바타처럼 보일 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점집을 드나드는 사람들, 잘나가는 사람은 잘나가서, 뜻대로 일이 안 되는 사람은 그 일이 안 되서 무당을 찾는다. 제멋대로 믿고 의지하며 무당의 말 한마디에 표정이 바뀌지만, 돌아서는 무당을 업신여긴다. 아무튼 지은이 나름의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은 것들일 거라면 넘어가기에는 현실적이다. 너무나 아픈 현실이고, 내 이웃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한국 사회에서 남의 자식을 입에 올리는 것은 금기다. 학교도, 일자리도 물어서는 안 된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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