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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여행 설명서
윤태진 지음 / 북랩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인간 여행 설명서
의사, AI 개발자, 작가인 윤태진의 장편소설 <인간 여행 설명서>는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여행이다. T807 편으로 떠나는데 기간은 49일이다. “결핍”이라는 조건이 여행을 떠받치는 핵심이다. 결핍 요소의 현실화는 슬픔, 울음, 고난, 시련, 실망, 절망, 고뇌 등을 일으킨다.
인간의 깊은 내면으로 마치 지구의 중심의 멘톨을 찾아 파 내려가는 SF영화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신” 여행사와 인간 여행상품.
작가의 상상력, 여기에 T807과 49일이란 의미가 아주 깊다. 불가에서 말하는 49천도제를 의미하는 숫자 “49”인가싶기도 하다. 육신을 떠나 아직 저승으로 완전히 이사 가지 않고 머물러 있는 중음신을 제도해 주는 기간임. 중음신이 중음계에 머무는 최대 기간이 7일에 7을 곱한 것인가, 아니면 이시야 49장 13절, 하늘이여 노래하라 땅이여 기뻐하라 산들이여 즐거이 노래하라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위로하셨은즉 그의 고난당한 자를 긍휼히 여기실 것임이라는 구절인가, 아무래도 좋다. 공통요소는 “위로”다.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위로”를 찾는 것이며 이를 찾기 위해 “결핍”이라는 조영제를 주사한 것이지 않을까 싶다.
인간 여행의 주요 원리는 결핍 해소를 위해 꿈을 꾸고, 생각을 통해 외적 제한 시공간을 재배열하고 재배열된 시공간을 다시 느끼는 경험으로 여행자들의 소중한 가치들에 대한 지혜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 몸에서 빛이 빠져나오면 여행은 끝난다. “빛”이 빠져나오면... 어ㄸ너 이들은 후유증으로 헷갈리기도 한다고, 인류의 유명인들 역시, 인간 여행 경험자였다.
가장 좋은 여행코스는 무엇인가요?
“세상이 끝난 줄 알았더니, 저 끝에 빛이 보였다. 그 순간 난 인내라는 소중한 지혜를 얻었다.” 그렇다면 운명이란 게 정말 있기는 한 것인가? 최근 사주는 자신을 좀 더 잘 알 수 있는 매개이자 과학적이라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인간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사람들, 이들의 감상은 “이게 원래 나에게 정해진 나의 길이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느낌, 결핍에서 이루어진 사랑이 최고의 사랑이라는 여행사 ‘신’, 신의 예정인가 하는 의문과 생각들,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로 그리고 현대로까지 이어지는 시공간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여행, “~ 만약에”라는 선택지를 누르면 어떻게 될까, 인류 역사에 등장한 주요한 사실들을 그 시대에 그 현장에서 목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 여행을 다녀온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여행상품은 특별한 목적이 숨겨져 있는 건 아닐까, 태곳적부터 존재했던 빛으로서 우리의 존재 가치에 무언가 우리가 모르는 결핍의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은 애초부터 불 완전체라는 말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중심의 생각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인간의 불완성을 즉 결핍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인간 여행 속에 담긴 결핍이라는 핵심 요소, 한 여행참가자는 생식이라는 거에 큰 기대를 걸었다. 이성 교제는 최소한 1회 정도는 할 수 있게 바꿔줄 수는 없는 것인지 신 여행사에 묻는다. 그는 태초부터 빛으로 존재해왔던 우리에게 남자 인간과 여자 인간이 만나서 새로운 인간을 만든다는 것은 매우 이색적이고 신선한 경험이 될 거로 생각했다. 모태솔로라는 말인데, “신” 여행사는 모태솔로도 정상적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이게 “결핍”이라고 생각할까?
신 여행사 서버 뚫린 듯요~
인간 여행상품 안에 인간 여행자가 아닌 다른 존재를 볼 수 있었다. 하늘을 바라보다 지그재그 방향으로 이동하는 엄청나게 밝은 원형 비행체, 숲속에서 식물을 채취하는 유달리 머리가 크고, 몸통과 손발이 작은 생명체를 본 적이 있다. 이들은 아마도 인간 여행상품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서버에 접속한 다른 존재가 아닐까, 지구 밖 우주 생명체의 존재를 말한다. 미국 TV 드라마 X파일에서 나올법한 일들이, 정체를 모를 생명체가 인간을 데려다가 신체조직을 채취하고, 생식 부위를 가리키며 서로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눴다는 경험담도 있으니 말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프로메테우스>(2012)는 인류의 기원을 찾는 여정이다. 인간이 외계인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 생겨난 생명체라는 증거들이 드러나면서, 엔지니어라는 부르는 외계문명이 인류의 기원을 열쇠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들의 기술과 유물을 탐사한다. 외계인은 인간 문명이 도달할 수 있는 더 높은 단계의 상징이며 인간의 파괴 본능과 생존 본능, 침략과 전쟁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괴물 이야기가 바로 외계인?, 이 소설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 그 기원은 어디일까 하는 따위의 근원적인 물음에서 무리를 짓고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데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이 작동되는 것은 인간의 파괴와 생존의 본능 때문인가, 이것이 바로 이를 통제하고 균형을 잡는 그 무언가의 “결핍” 때문인가, 그 기술이 반드시 인류에게 긍정적인 결과만을 안겨주지 않는다는 점 또한 일러주는 건 아닐까,
매우 흥미로운 소설이다. 신이 우리의 존재 자체의 불완전(결핍)을 알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하려는 의도에서 준비한 여행이었던가, 이야기는 상상을 넘어, 인간은 우주 속에 작은 티끌,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아주 미미한 존재임을 일러주는 한편,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한 감정들은 인간의 불완전성에서 바로 결핍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를 채워가는 것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자기 성찰이 시작됨을 일깨워주는 게 아닐까 싶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게 이런 경우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