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각이 잠든 사이에 - 마음의 발견
박세은 지음 / 사유와공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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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생각이 잠든 사이에, 마음의 발견


지은이 박세은이 우리 앞에 “감정을 그대로 안아주고 사랑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라는 화두를 던진다. “타인은 지옥”이라는 TV 드라마는 부메랑이 돼 나에게로 온다. 우리는 작은 지옥을 하나씩 품은 채로 산다. 마치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 생활을 하면서 불안과 기대를 버리고 자유를 찾았는지는 모르겠다. 희망과 기대의 끈이라는 감정과 현실 세계에서 그에 관한 모든 것을 봉인해버렸다. 그는 작가 한승원(소설 <흑산도 하늘길>, 문이당, 2024)과 상상의 인터뷰에서 ”누구나 마음에 섬 하나씩은 가지고 산다“ 갇힌 세상, 아마도 지옥일 것이다. 지옥은 내가 만든 것이다. 에세이의 내용 가운데 담긴 이야기들도 그러하다. 두려움을 느끼는 건 살아있다는 반증이 아닌 방증이다. 


지은이는 ”관계 맺기“를 조심스레 해보자고 한다. 책 구성은 4장 체재다. 1장에서는 ‘마음의 다양한 얼굴’, 사람들은 여러 얼굴로 살아간다. 직장에서는 상사나 동료 혹은 부하로, 집에서는 부모이기도 하고 자식이기도, 다양한 장면에서 다양한 얼굴로 이른바 멀티 페르소나다. 2장은 ‘내 안의 작은 지옥’, 수치심, 은둔형 외톨이, 식욕, 모두가 주인공이어야 하는 세상, 인간성에 관한 신뢰 등이 실려있다. 3장은 ‘나를 안아주는 마음’ 지금에 집중하기, 자기 객관화의 부작용 등이 흥미로운 이야기가 실려있다. 마지막 장인 4장에는 ‘사랑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름을 불러주는 마음, 쉬어도 쉬지 못한 마음, 초월감, 약간 유별난 끼가 필요한 마음인 착한 사람 증후군을 담았다. 철학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사유를 엿볼 수 있는 글들이다.


우리는 수다 중독증의 세계에서 살고 있지 않을까?


가짜뉴스, 진짜인지, 거짓인지, 사실인지, 진실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진실함도 신중함도 경솔함도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개념 짓기 어려운 현상의 소용돌이, 우선 이를 ‘개소리’라 하자. 지은이는 말이라는 건 의식과 무의식을 병합에 만들어낸다고 한다. 열병합인가, 소통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고 싶은 말은 듣고 서로 웃으면서 악수하고 헤어진다. 아는 걸 자랑하고 싶은 충동이 가만있지를 못한다. 이런 정보는 어디서 나온 걸까, 열심히 인터넷을 뒤진다. 유튜브에서 누군가의 구라를 듣고, 마치 제 것인 양, 떠들어 댄다.


 ‘너희는 모르지 난 이렇게 빨라, 정보가 말이지’하면서 우월감을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다를 떨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안하다. 내 존재감이 의심받을까 봐, 불안·초조로 아무 말이라도 마구 해댄다. “침묵”은 금이란 말보다는 최고의 소통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침묵의 효용에 관하여, 코르넬리아 토프<침묵을 배우는 시간> 서교책방, 2024, 참조). 입을 열면 방어를 해야 하는데, 잘해봐야 은, 동이다. 자칫하면 본전이 다 들통나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또 다른 원인은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몸은 현실이지만, 마음은 자기만의 환상 속에 살고 있어 생각이 끊임없이 나온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소통보다 욕망 자체가 중요하다. “수다” 중독증에 걸린 사람들은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 이 때문에 주변 사람은 피곤해진다. “나는 혹시 수다 중독증?“ 


말 많은 세상에서 ”침묵“은 소리 없는 무기가 된다. “묵묵하고 말이 없는 사람을 만나면 절대 속마음을 털어놓지 말아라”(이남훈<좋은 사람 되려다 쉬운 사람 되지 마라> 페이지2북스, 2024) 


잡초를 숨기고 싶은 마음- 수치심-


감정에는 층위가 존재한다. 이중 혹은 삼층 구조로 볼 수 있는데, 표면 감정과 이면 감정 그리고 이들 감정의 밑바닥에 존재하는 심층 감정이 그것이다. 인간의 감정 근원인 수치심이다. 예컨대 사람이 “화를 낸다”라고 할 때, 외부로 표출된 현상과 감정표현(표면 감정), “화”지만 그 바탕 혹은 다른 면에는 외로움, 두려움이 자리하고,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수치심과 연결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 감정이 진짜 감정을 위장하는 가짜감정이라고 해서 나쁜 감정이라는 것은 아니다. 실제 우리는 왜 화를 내는가, 진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 원인은 남이 아닌 내 안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것이 수치심이라는 말이다. 


표현을 달리하면, 부정적인 감정의 층위 맨 아래에 수치심이 있고, 그것이 표면적으로는 분노, 열등감, 두려움, 죄책감, 자존감 상실 혹은 위축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누스바움은 수치심은 어떤 이상적인 상태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느끼는 고통스러운 감정이라고 했다(누스바움 <혐오와 수치심> 민음사, 2015). 수치심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롤프 메르클레, 도리스 볼프의 <감정사용설명서(생각의 날개, 2024)를 참고해도 좋을 듯하다. 

지은이의 글 한 꼭지 한 꼭지,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곱씹어 읽어야 대목도 많다. 여러 권의 책을 읽는다는 마음으로 이 책 한 권을 서너 번쯤 읽다 보면, 무의식 속으로 밀어 넣어 두었던 개념들이 하나둘씩 되살아온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책을 읽고 또 읽어야 할 책이란 아마도 이런 책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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