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자폐인이 보는 세계
이와세 도시오 지음, 왕언경 옮김 / 이아소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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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해 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ADHD, 자폐인이 보는 세계


30년 넘게 정신건강의, 대학에서 인간 행동과 사회를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임상 심리사로, 공인심리상담사로 활동해온 지은이 이와세 도시오는 뇌 기능의 특성으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든 자폐인이든 발달장애인과 비발달장애인은 바라보는 세계가 다르다고 말한다. 즉 비발달장애인의 눈에 비친 발달장애인의 돌발행동, 상대방의 안색이나 장소도 살피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뱉어내는 이들의 ‘이상한’ 행동이나 표현, 실은 이상한 게 아니라 비장애인과 “바라보는 세계가 다를 뿐”이다. 이른바, 시좌, 시점이 달라서 그렇다. 개개인의 가치관이 다르듯이 말이다. 발달장애와 비발달장애 어느 쪽이 우월한가 하는 비교와는 결이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자폐성 장애 PDD(전반적 발달장애)와 ASD(자폐성스텍트럼장애)를 함께 이르는 말이지만, ADHD와 ASD로 함축하는 이유는 수많은 신경 발달장애 중에서 유독 많아서 그렇다. 이에 따른 합병증 또한 눈여겨봐야 하기에,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됐고, 내용은 서장에서 ADHD, 자폐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보는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아래의 내용에 속한다면 ADHD, ASD는 아닐까, 점검표가 실려있으니 한 번 풀어보라. 1장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란 주제로, 악의는 없는 사람을 화나게 하는 행동, 대화가 늘 어긋난다. 간단한 의사소통이 안 되고, 감정이 늘 불안한 상태의 원인을 다룬다. 2장에서는 행동의 문제, 실수의 연속, 주변 사람과 관계의 어긋남, 당연한 일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잘 대응하지 못한다. 3장, 발달장애인만이 가진 장점, 




발달장애는 뇌의 특성


이 책의 지은이는 <ADHD 농경사회 사냥꾼>(또 다른 우주, 2024)의 저자 톰 하트만의 이해, 즉, “ADHD는 장애가 아니라 진화적 적응”이라고 이해한다. 발달장애인이 가진 뇌의 특성이 인류를 발전시켰다고 본다. 즉, 장애라는 개념은 산업혁명과 함께 시민권을 얻은 낱말이다. 장해요소가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기는 하지만, 이는 곧 비정상, 정상을 구분짓는 기준이 되어, 인격과 능력조차 비정상으로 보이게끔 세뇌돼갔다. 사회는 빨리빨리, 뒤는 물론 옆도 돌아볼 수 없을 만큼 바쁘게 돌아가기에 조금 행동이나 판단이 느린 사람을 기다려 줄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변해버린 것이다. 기계중심으로 사회로... 여기서 이 틀에 맞지 않은 사람은 장애인이라 낙인찍고 격리시켜버리는 것이다. 뇌에 문제가 있어 선천적인 장애로 후천적으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는 식으로 생각을 굳혀버린다. 장애인인권과는 별개의 개념으로 우리들 이른바 비장애인의 기억 속에 장애인은 기준도 고려의 대상도 아닌 지워진 인간들이 돼버린 것이기에, 누구도 이를 눈여겨 보지 않았다. 그리고 불편하게 여긴다. 동네 창피스런 일로 여긴다. 그런데 발상을 바꿔보자. 수렵인에서 농경민으로, 여전히 농경민의 질서에 익숙치 않는 사냥꾼의 유전자가 강한이들을 우리는 무어라 부르겠는가, 사냥꾼이라 부를 것이다. 타고난 능력자로 부를 것이다. 




ADHD인 사람들은 사냥꾼의 후손이야. 발달장애인이야. 그들이 바라보는 세계는 간장의 연속, 위협적인 요소들로 가득 차 있어 계속해서 주변 환경을 탐색하고, 음식을 찾고, 위협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것이 “산만함”이다. 숲속이나 정글에서 사냥감을 쫓아가거나 아니면 자신들이 쫓길 때 그들은 즉각 판단하고 바로 행동해야 한다. 그게 “충동성”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극과 위험이 가득한 사냥터 같은 환경을 좋아하는데, 농부의 세계에 있을 때는 이런 특징은 흠이 되는 거다. 사냥꾼 은유에서 시작된 논리다. 혼자 있을 때는 다른 동물보다 약한 인간이 어떻게 지배자가 됐을까, 무리생활하면서, 집단으로 사냥에 나설 때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농경사회는 즉 일반적 보편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비발달장애인의 눈높이와 세상의 잣대다. 이와 비교하면 발달장애인은 수렵사회의 오감이 발달한 늘 위험 속에 사는 사냥꾼 신세와도 같아, 무대 즉 시대와 상황이 달라지면 이들은 언제든지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의 지은이가 말하는 발달장애인만의 특성은 오히려 뛰어난 능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바와 일맥상통한다. 




ADHD, 자폐인의 특성은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누구에게나 안절부절못하고, 참을성 없고, 남의 말을 끝까지 귀담아듣지 못하고,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는 것 같은 지루한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성인이라면 AHDH가 어떤 것인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미 알고 있다. 다만, AHDH의 정도 차이라는 생각을 하면 어떨까? 이 책 또한 이런 관점과 맥락을 같이한다. 발달장애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진화적인 적응”이라고, 네거티브에서 포지티브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면 ADHD, 자폐인을 보는 세상의 눈이 달라질 것이다. 적어도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른 거라고, 발달장애인에 관한 이해의 출발은 바로 여기서부터다. 


과잉행동, 충동성에서는 행동이 무기가 된다는 발상은 위에서 말한 패러다임이 전환이요. 세상은 보기 나름이라는 말과 같다. 실제로 기업인과 사업가 중에서 발달장애적 특성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 멀티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새 시장을 찾아내고 두려움 없이 행동하며 실천력과 상상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부주의를 뒤엎으면 상상력이 되고, 이 상상력은 창의력이라 할 수 있으니, 또한 앞뒤 가리지 않는 활달함은 사회생활의 강점, TV 드라마 변호사 우영우를 보라, ASD다. 세상의 인식과는 반대로 능력이 뛰어난 전문가로 평가받지 않는가, 



발달장애인의 양면성을 보자, 장애로서만 볼 게 아니라 적응력의 진화로, 한때 두뇌형 범죄자 냉혈한 사이코패스, 하지만 김대중을 비롯해 세계 유명 정치지도자, 대통령이든 총리든 이들이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여러분의 반응은 어떨 것인가, 떨릴 것인가, 질릴 것인가, 공포에 떨 것인가, 이 역시 동전의 양면이다. 아마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우리의 시야를 넓혀주고, 발달장애인들을 향한 비발달장애인의 시선 또한 차가움, 귀찮음, 잉여 인간, 거추장스러움에서 함께하는 따뜻함과 배려로, 존재 이유가 충분한 특별한 능력자일지 모른다는 호기심으로 바뀔지 모르겠다. 글과 그림 그리고 중요한 대목에 밑줄이 그어져있는 이유는 어린이에서 어른까지생활 속 어려움과 대응책을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게 배려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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