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리행론
입보리행론, 곧 “깨달음의 길로 들어가는 글” 이란 1,300년 전 인도의 불교학자 샨티데바(적천비구)라는 도인이 쓴 글이다. 한역은 보리행경(菩提行徑)이라 하며 4권 체재다. “보리심을 닦아가는 길”, 티베트 본은 입보살행(入菩薩行) 즉, 보살행 입문이라고 하는 편이 쉽겠다. 보리행경은 부처님의 경전에 못지않다는 의미이기도 한 데, 당대 한역자는 이 책의 수준을 높이 봤다는 말이기도 하다.
보리심과 보살도 정신을 대승보살의 육바라밀 뜻으로 풀이한 게송(시, 詩)
보리심(각성)을 깨닫고 수행하는 것을 정진이라 하며, 보살도(이타심, 큰 마음, 大心)와 보리도(큰 원력 大圓)를 가지고 정진할 때 보리심을 크게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보리심을 깨닫기 위해 수행하는 마음을 시각(始覺:불법을 듣고 무명(無明)에서 벗어나는 길)이라 한다. 보리심 수행법은 자리(自利)적 수행과 이타적인 보살도라 한다. 보리심은 본디 우리에게 있던 청정한 마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원인께서 뛰어난 것만을 골라 엮은(精選) 것이다. 구성은 10장이며, 보리심을 찬탄하는 품과 죄업 참회 품(1~2장)은 보리심에 들어가기 전에 가져야 하는 기본, 보리심을 온전히 가지는 품은 총론 격이며 4~9장까지는 본론에 해당한다. 보리심을 열심히 닦는 품, 계율, 인욕, 정진, 미혹선정, 깨달음(空性:공의 이치를 깨달음 진여(眞如:사물의 있는 모습 그대로)로 가는 지혜품, 결론으로 보리심을 법계에 회향하는 품 순이다.
인욕(忍辱)품- 고행에 인욕하는 품-, 굴욕과 모욕을 참는 것
신자유주의 질서를 기반으로 한 각자도생의 시대, 파편화된 개인으로 뿔뿔이 흩어져 같은 계급 사이의 연대와 단결의 공동체는 무너지고, 오로지 제 살길을 찾기 바쁜 세상 속에서 개인의 고립화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외로움, 불안, 불확실, 희망 없는 미래 등 현대인의 심적 기반과 환경은 황폐화 그 자체일지도, 이런 마음에 자비와 배려, 사랑과 희망이 자리할 공간에 굴욕과 모욕이라는 감정의 찌꺼기가 쌓인 이른바 감정의 쓰레기통. 여기에 삶의 지혜와 마음의 평화를 주는 명상시, “입보리행론송”의 6장 고행에 인욕하는 품을 담는다.
우리 사회에서 부닥치는 차별과 모욕, 혐오는 굴욕과 모욕을 참는 인욕행과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