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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 - 이성적인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것을 믿게 되는 이유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4년 10월
평점 :
잘못된 믿음이 거짓 정보를 만날 때
이 책<댄 애리얼리 미스 빌리프>은 지은이 자신이 겪었던 황당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잘못된 믿음을 가진 사람, 즉 오신자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차분하게 행간을 놓치지 않고 정독을 해야한다. 수많은 사례와 문헌연구는 이리 저리 마구 튄다. 논자에 따라 "잘못된 믿음, 오신념"이 생겨나고 내면화 되는 과정이 사뭇 다르기도 하지만 공통 혹은 일관된 흐름은 존재한다. 지은이는 이를 놓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마치 거미줄을 쏴대는 스파이더맨처럼, 단단히 옭아매어놓고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낸다. 또한 그는 잘못된 믿음을 진실이라 믿는 사람들 덕분에 세상을 잘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한번 뭔가에 꽂히면 쉬이 포기하지 않는 성향의 사람들, 이들에게 딱 어울리는 문장이 있다.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당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당신이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러지 않으리라고 당신이 확신하는 것이 당신을 그렇게 만든다.”
적어도 이런 일은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꺼야, 나만은 특별히... 잘못된 믿음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그 과정을 규명하고 가짜뉴스가 잘못된 믿음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고 사회갈등 해소와 신뢰 회복이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어처구니없는 누가 봐도 단번에 알 수 있는 것을 그는 왜 아니라고 할까, 아주 똑똑한 사람이라서 우리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어서 그런 건가? 라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겉으로는 이성적인 사람이 왜 비이성적인 것을 믿는지, 또, 가짜뉴스에 쉽게 현혹되는 우리의 프레임은 어떻게 작동될까?,
코로나19 대유행기에 자주 등장했던 진원지 중국 우한의 시장의 천산갑, 박쥐가 인간에게 복수했다는 말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철석같이 믿는 사람들, 중국이나 미국의 어느 실험실에서 생물무기로 만들어졌다는 그럴싸한 이야기까지. 제 앞가림과 사려분별을 잘하는 사람이 피라미드 조직에서 일하면서 여기저기 뭘 사달라 투자하라는 등의 전혀 그 같지 않은 소리를 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지구온난화는 이념적인 이유나 금전적인 이유로 만들어졌거나 왜곡됐다고 믿는 사람들, 미국의 달 착륙은 NASA가 영화 제작 스튜디오에서 연출한 가짜라거나, 달의 뒤편에 숨겨진 뭔가를 찾기 위해서 그렇게 기를 쓰고 달에 간 것이라는 등이 바로 그것이다. 잘못된 믿음은 때로는 음모론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여기에는 일관된 흐름이 보이는 데, 몇 가지, 혹은 적은 진실, 근거없는 유추와 확대, 증명인 듯 보이게 만든 또 다른 왜곡 그리고 재생산...
지은이는 많은 사람과 인터뷰를 하고, 행동과학 문헌을 찾고 연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잘못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심리적 구성요소를 들여다보고, 그 믿음은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 그리된 것인지를 감정적, 인지적, 성격과 사회적 요소 등을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다.
자기가 틀렸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심리는 뭘까?
스트레스 때문에 자기 주변의 여러 가지 변수를 통제할 힘을 잃고 고통을 당한다고 느끼는 과정과 이런 고통에서 벗어날 방편으로 비난의 대상으로 삼을 악당을 찾는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런 대처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안도감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을 잘못된 믿음의 깔때기로 끌어들인다. 이 부분에서 인지적 요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누군가가 스트레스에 떠밀려 안도감을 찾으려 하면, 일련의 인지 프로세스가 해당 정보나 거짓 정보를 검색하고 처리하는 방식을 그 사람에게 안내한다. 관련 내용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또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의 객관성과 관련하여 불편한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잘못된 믿음의 오신자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지금 믿는 것은 과연 얼마나 확실한가?
믿음의 힘은 세다. 일단 어떤 믿음이 생기면 그에 의문을 제기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 스스로 의문을 품는 힘든 노력을 회피하고 오히려 기존의 믿음을 더욱 강화하려고 든다. 지금 믿는 것은 과연 얼마나 확실한가, 이에 관해 흥미로운 사고법이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제작자 애덤 커티스의 말을 들어보자.
“세상의 모든 권력은 힘이나 법을 통해서만 작동하지 않는다. 그 권력은 사람들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규정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오늘날의 현대적인 개인주의 시대에도 마찬가지이다.”
지은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디지털 정보 시대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고 한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정보가 고도로 가공 처리된 패스트푸드처럼 등장했고, 이 매체는 사람들의 인지적 특성을 이용해서 특정 믿음에 빠지고 특정 행동을 하도록 유혹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제정신을 차릴 것인가, 인간의 마음은 온갖 복잡성을 신속하게 탐색하도록 진화해왔다. 즉 부족과 유대감을 형성, 유지하며 신념을 확립하고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리도록 발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편견(문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름길, 사각지대와 단점이 함께 따르는 불완전한 방식으로, 여기에 위의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기름을 부은 격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믿음이 옳은지 검증하는 방법으로 중립적인 제삼자도 똑같은 결론을 내릴지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거짓 정보를 바이러스에 비유하고 감염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떤 예방접종이 필요한 걸까, 거짓 정보를 만드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감정에 호소, 과장된 용어 사용, 입증되지 않은 자극적인 일화 동원 등)을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쉽게 잘못된 믿음에 빠지는 사람들의 특성
지은이는 성격적 요소와 개별 차를, 보통 스트레스에 노출되더라도 개인차가 있어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 성격에는 성격적 특성과 상태, 그리고 성격을 해석하는 방식의 차이다. 어떤 하나의 성격적 특징이나, 여러 개의 특징이 있다고 해서 필연적으로 잘못된 믿음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은 우려다.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에 지은이는 이 대목에서 나르시시즘을 언급한다. 잘못된 믿음과 관련성이 있기 때문인데, 반드시 잘못된 믿음의 깔때기 속으로 굴러떨어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잘못된 믿음의 깔때기는 여러 요소로 구성됐고 성격이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잘못된 믿음 전체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서로 믿어야 한다
해결책은 거의 언제나 자신이 전혀 예상치 않았던 곳에서 나온다. 의심되는 곳과 방향을 들여다보려고 애써봐야 소용없다는 말이다. 잘못된 믿음에 녹아있는 더 깊은 인간 심리의 이해는 사람들 사이에 잘못된 믿음과 인식의 격차를 줄이고 협력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 문제를 발견하면 고치는 것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