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 어떻게든 되니까 - SNS에서 찾은 나만의 특별한 지혜
최보기 지음 / 새빛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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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삶의 법칙 공유


누구나 사는 동안 성패의 부침을 겪기 마련, 지은이 최보기는 그의 소소한 작은 경험들과 이야기들이 조그마한 힘이라도 된다면 감사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에세이를 세상에 내놓았다. 몇 번의 좌절을 맛보더라도 쉽게 포기하기에는 세상이 생각보다 넓고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심모원려가 필요한 법이다. 지은이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글을 소개하는데 


“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 서두르면 안 된다.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 굳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마음에 욕망이 생기거든 곤궁할 때를 생각하라. 인내는 무사장구의 근본이다. 분노를 적으로 생각하라.”


도쿠가와 이에야시는 현대 일본인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인물상이다. 전국 패자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당대의 조직과 경제력으로는 첫째가는 이에야스는 히데요시 밑에서 절치부심하면서 장고의 세월을 보냈다. “인내는 무사장구”의 근본이란 깨달음은 그와 히데요시 관계에서 뼈아프게 느꼈을 것이다. 인생수업인 셈이다. 





지은이는 <시경>을 소개하는데 참으로 의미심장이다. “좋은 쇠는 백 번을 단련해야 화로에서 나오고, 매화는 혹독한 추위를 극복한 뒤 맑은 향기를 품고, 사람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절개가 드러난다.”라고 하니, 과연 촌철이라 할 수 있겠다. 


에세이의 구성은 4장이다. 1장 ‘새는 날개를 믿는다’라는 스무 꼭지로 내 삶의 태도를 묻는다. 나를 되돌아보라한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 행복 끝, 불행 시작, 유력인의 금송아지보다 내 쌀 한 톨이 소중하다. 진인사대천명이다. 2장 ‘땅을 딛고 별을 본다’ 는 스물두 꼭지로 발은 땅에 눈은 별에, 현실을 딛고 서서 목표와 희망을, 한 발 뒤로 물러서서, 가만히 지켜보기, 역지사지와 자업자득 등이다. 늘 상대의 처지를 헤아리기는 마음을 염두에 두라. 3장. ‘나의 힘 나의 마음’은 스물 세 꼭지다. 배려하는 말이 옳은 말을 이긴다. 머리보다는 뜨거운 가슴이, 과유불급, 넘치는 것은 부족함만 못한다. 4장 운칠복삼을 부르는 법칙은 스물 네 꼭지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비관주의자나 투덜이스트 멀리하기. 세월이 약이겠지요. 


여기에 실린 글 90꼭지는 한 문장 한 문장이 내 삶 속으로 파고드는 듯하다. 자기성찰, 현실에 굳건하게 발을 딛고 별을 보라. 혹여 뜬 구름 잡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든 게 아닌지, 나의 힘 나의 마음은 곧 자신과 싸움이다. 사소한 일을 참아야 큰일도 해낸다. 관용이 건강을 지킨다, 인생은 점이 아니라 선이다. 이것만 알아두자. ‘사람 일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이 책에 실린 글을 대표하는 한마디 “걱정 마, 어떻게든 되니까” 무책임한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농구선수 출신의 서장원이 개그맨 김제동에게 한 말이 아마도 딱 맞는 말이 아닐까, 강연하면서 고액을 돈을 받고 젊은이들에게 무책임하게 자유롭게 살라는 말, 청년들은 속이 타들어 가는데 자유라고, 김제동의 내심 의사를 알 도리가 없다. 강연을 들었던 사람이 느끼는 것도 제각각 일터, 하지만, 서장원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라는 양비론이야말로 무책임이다. 지은이의 이 책 제목 부제 “SNS에서 찾은 ‘나만의 특별한 지혜’”가 바로 답이지 않을까 싶다. 옮고 그름보다는 옳은 말보다 배려의 말이 더 크게 와 닿는다는 지혜를, 서장원이나 김제동은 알고 있을까? 지은이는 함부로 충고하지 말라고 한다. 누구에게 충고할 자격증이 있기나 하는지부터 살필 일이라고….


지은이가 강조하는 대목 “나의 힘 나의 마음”,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누구나 상황을 이기는 특별한 무기가 있다”는 걸 깨닫는 것이 우선이다. 학력이 짧아서 공맹의 경서를 몰라서,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이런 것은 깨달음과 아무 상관없다. 나의 힘은 나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며 어떤 상황이든 이를 헤쳐나갈 수 있다. 다만, 자기 자신을 스스로 믿지 못하는 것이 장애일 뿐, 이또한 삶의 지혜다.


운칠복삼이라


황혼이 지면 날아오르는 미네르바의 부엉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익어가는 것이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세월과 비례해 커져야 할 것은 자만이 아니라 겸손이다. 겸손은 지식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는 성찰로 얻는다. 방안에 틀어박혀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지식을 얻으려 하지 않고 미처 얻지 못한 지혜를 얻으려 노력한다. 앉아서 삼천리, 서서 구만리를 보는 통찰, 깨달음을 얻으려 노력한다. 운이 칠이든 삼이든 운칠복삼은 그저 귀를 더럽힐 뿐,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석사, 박사 어르신이 넘쳐나지만 나라가 늘 시끄러운 것은 지식만 있지 지혜와 통찰을 탐하지 않는 탓이다. 나이만 들었지 어른이 되지 못한 까닭이다. 





지식기사, 식견과 소견머리가 좁은 전문가들로 넘쳤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지 못하고 심로원려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들 말이다. 지은이의 일갈은 시원한 핵 사이다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지면 날아오른다.”는 헤겔, 미네르바는 지혜의 여신이다. 인간은 세상의 일을 겪은 후에서야 비로소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책에 실린 90꼭지의 짧은 글 속에는 유머와 재치가 넘쳐난다. 지은이가 살아온 인생이 이러한가, 그는 이런 깨달음을 어떻게 얻고 새겨두었을까, 하루에 한 장씩 읽어가면 90일이면 100일 동안 쑥만 먹고 인간이 되기를 인내했다는 “곰”, 웅족과 호족이라는 부족의 이야기를 곰과 호랑이의 인간 되기로 썼을 듯하다. 인간 되기란 쑥만 먹고 100일 동안 버티는 심경으로 90일 동안 한 꼭지씩 읽고 공부하고 또 배운다면 인간 되기 입문은 한 셈이지 않을까,




일독을 권한다. “승자는 꿰뚫되, 드러내지 않는다” 상대의 속마음을 간파하는 것은 훌륭한 능력이나 그 사실을 상대에게 드러내는 것은 매우 무능한 처세다. 마치 삼국지 ‘오장원에 별이 떨어지다.’ 이미 죽은 제갈공명,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았다’던 날, 부하로부터 제갈공명이 이미 죽었는데 속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보고 받은 사마의는 ‘산 사람이 하는 일도 제대로 모르는데 죽은 사람이 하는 일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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