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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은 나의 인생 - 평생 외교관 박철민의 외교가 이야기
박철민 지음 / 서교출판사 / 2024년 9월
평점 :
우리가 몰랐던 “외교관이란 직업 세계” 이야기
국익은 어디서 오는가? 라는 표제의 이 책<외교관은 나의 인생> 박철민 주포르투갈과 헝가리 한국대사를 지내고 나고 자란 울산의 국제관계 활성화를 위해 그의 외교관 인생 마라톤의 마지막 코스인 “국제관계대사”일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나 울산대학에서 그가 갈고 닦았던 외교 현장,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 유럽 세계를 보는 법, 깡으로 악으로, 외교관은 때로는 뚝심 있는 고집쟁이가 되어야 한다는 그의 말을 미래 세대에게 전수하고 있다. 특히 지은이는 유럽통이며 군축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 청와대 외교정책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와인”은 처음입니다 만으로 시작한 유럽 생활. 그는 여전히 포르투갈 지킴이인 듯하다.
이 책은 35년의 외교관 삶을 50여 꼭지로 묶었다. 외국에서 17년, 국내에서 17년의 연대기다. 여기에 울산 국제관계대사로 일할 때 썼던 경상일보 연재칼럼 ‘박철민의 불역유행’에서 몇 편의 글을 손질해서 넣었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됐다. 1장 외교부 청사 안팎에서는 국내 근무 시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실려있다. 2장에서는 외교란 무엇이며, 무얼 먹고 사는가, 세련된 화술, 능청스러운 연기, 주재국에 관한 공부, 자리싸움, 영미권을 가야 하나, 유럽권을 가야 하나, 미국 정치통상 쪽? 아니면 주유엔대표부, 유럽 쪽 공관, 핵확산금지조약, 제네바, 외교관은 그저 외국에 나가 무게만 잡고 사는 폼생폼사족이 아닌 말 그대로 비바람과 높은 파도가 몰아치는 거친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의 선장처럼 순간순간 판단해야 하는 긴장의 연속이다. 겉보기보다는 노동강도가 심하다는 말이다. 3장. 모스크바 이야기, 러시아 외교 전선에서, 4장. 해외공관장 시절, 천당보다 한 층 아래에 사는 포르투갈 사람들 우스갯소리로 999당에 산다고, 대사들이 사는 집은, 분다는 것과 페스트를 아시나요. 5장. 새로운 도전과 열정 편에서는 울산, 막걸리, 의전은 예술이냐 기술이냐, 미래 자동차산업의 메카 헝가리, 이렇게 넘쳐나는 이야깃주머니를 절제해서 이만큼 정리한 고민의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후속편에 나는 왜 포르투갈에 반했을까, 한국이 챙겨야 할 헝가리, 블루오션 등으로도 최소 2~3편은 나오면 어떻게 전개될까 상상해본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이런 상상이 없다면.
한 세대를 외교관이란 외길을 걸어온 이
보기 좋다. 그의 삶의 철학과 가치관이 어떤지 정치 성향과 지지 정당이 어딘지 몰라도 된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하여 열심히 뛰었고, 그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후학들에게 물려주는 일 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전관예우” 운운할 대상이 아니란 말이다. 손끝, 펜 끝 가는 데로 쓴 신변잡기, 하지만, 아쉬운 대목이 자꾸 늘어난다. 그래서 그다음은 어땠는데요. 대사님. 그저 내 상상으로 채워가는 수밖에,
외국에 나가면 모두가 애국자
맞다. 참말로 그렇다. 냉철한 이성의 지은이도 이는 어쩔 수 없나보다. 3장 끝부분에 실린 “자랑스러운 고려인들”과 “해외언론과의 인터뷰는 이렇게”라는 글이 눈에 들어온다.
일제의 국권 침탈로 시작된 국민의 고통, 한 갈래는 간도로 또 한 갈래는 블라디보스토크 너머로 전자는 조선족으로 후자는 고려인으로 불린다. 소련연방에 흩어져 살도록 강요받았던 고려인들은 우리 말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모스크바 1086 학교는 고려인 학교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운다. 조국이 한국이라는 정체성을, 물론 이들은 코스모폴리탄 세계시민이다. 러시아 땅을 들었다 놨다 했던 요절의 가수 빅토르 초이, 텐 세르게이 투바 자치공화국의 제1부총리 엄 네릴, 국영 TV 아나운서 김 마리나 등 고려인은 러시아 안 독일계, 유대계에 이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이들의 현실적인 고통은 전제가 된 셈이니 시시콜콜 여기서 중언부언할 것은 아니라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한다.
박철민 대사는 헝가리를 떠나면서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지금처럼 한국과 헝가리의 경제 관계가 양호한 때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헝가리 방문의미가 그렇게 큰가?”라는 기자 질문에 물론이다. 오르반 총리와 문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경제와 비즈니스 관계를 보다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구체적인 성과. 항공, 문화면에서도 상호 이해의 노력 덕에 ‘한국의 날’이 생겼고, K-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인기몰이도, 영화 촬영차 헝가리에 올 송중기 씨도 여러 달 머물 예정이라고. 국제적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그는 살아있는 리스트라 불린다.
한 사람이 일군 일과 결과, 우연인가, 의지인가
장자가 말하기를 “운명은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구성되는 것”이라고, 외교관 한 사람이 일군 성과는 온전히 개인의 의지인가, 시때에 따른 우연인가,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개인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태도, 아마도 이런 수고스러움에 대한 보상으로 헝가리 정부가 박철민 대사에게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서둘러 직접 헝가리중십자공로훈장 수여식 자리를 마련한 게 아닌가 싶기도. 보통은 임기 3년의 대사를 마칠 때 예의상 주는 훈장이라고들 한다. 지은이가 밝힌 것이다. ‘난 이런 사람이야’가 아니라, 헝가리외교부의 태도가 고맙다는 말이다. 그저 자리만 때우고 훈장을 받았다면 나도 너도, 우리 모두 금방 눈치챈다. 같은 일, 같은 결과라도 사람에 따라, 우연하게도 기회가 거기에 온 힘을 쏟아붓는 열정은 의지다. 외교관이 해야 할을 하는 게 뭐 대단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외교관의 꿈을 키우는 아동, 청소년에게,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중요한 정보를 공유해주고 있다.
후속편을 기대하면서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