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화학의 세계”
이 책<진정일의 화학카페>의 지은이 진정일 선생은 화학 연구자다. 유네스코 나노과학 메달, 국가기술훈장을 수상했고, 아시아고분자연합회장,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회장을 거처 명예 석학회원으로 추대됐다. 이 책은 한국화학관련학회연합회의 소식지 ‘화학연합’에 1년에 2~3편씩 올렸던 글을 묶어 낸 것이다. 화학이 늘 어렵게만 여겨졌던 사람들, 미국 드라마에서 화학 교사가 마약을 만들었다는 이야깃거리 등의 사회적으로 충격적이고 민감한 이슈의 바탕에는 ‘화학’이, 일상생활을 들여다보면 여성들이 입고 신는 스타킹, 겨울옷 패딩 충전재, 플라스틱, PVC 상하 수도관 등, 석유에서 유래하는 것들 모두가 화학 분야에서 걷어 올린 성과들이다.
이 책은 화학 공식이 나오고 이렇게 해서 이런 게 만들어진 거야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면서 가볍게 나누는 대화처럼,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화학 세계’의 이야기를 풀어내 준다. 이야기 속에는 인문학이 녹아있음을. 이야기는 크게 4장 32꼭지인데, 이런 글쓰기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활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문영역의 것들을 일반교양으로 풀어서 설명하고 안내하는 것이기에, 또 한편으로는 어른과 청소년을 위한 "화학수업"이라고 해도 어울릴 듯하다.
1장은 일상에 스며든 화학, 건축도 알고 보면 화학이다. 눈물에 담긴 화학의 비밀에서는 슬픔과 악어의 눈물처럼 속임수의 눈물을 구별해낼 수 있다고, 2장 신비하고 놀라운 화학에서는 마치 “오성과 한음” 이야기에서 나오는 한 장면 오성 이항복이 한음 이덕형이 병을 얻어 드러눕자 약 처방을 보냈는데, 독약 처방과 같았다. 한음은 의심 없이 약을 짓게 하여 마시고 회복했다는데, 핵심은 독약과 명약은 한 끗 차이라는 것을, 독성물질의 신비로운 마력이 아닐까, 호르메시스 논쟁이 실려있다. 죽음을 체험한 사람들, 화학으로 본 생명의 탄생과 진화, 3장 인류문명 속 화학, 전쟁에 악용된 화학, 나노기술에서 나노과학으로, 4장, 화학 상상을 넘어서 미래로 향하다 에서는 인공 모유 레시피, 고기 없는 식탁,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대 등, 일반교양 과학도서로 화학수업의 부교재로도, 청소년대상의 자연과학도서로도 읽을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