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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지구 - 지구의 다양한 생태환경과 탄소중립
김기태 지음 / 희담 / 2024년 7월
평점 :
지구 이름은 본디 “초록이” 였다
이 책<초록지구> 지은이 김기대 선생의 머리말에서 인상 깊은 대목 “인간의 모든 물질문명은 자연 질서를 무질서로 만들고 있다.” 마치 탄소제로 세계를 위해, 마치 탈화석연료 정책을 추진한다면서 벌목하고 태양광 시설을 하면 전기는 생산하지만 자연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다. 산소 부족이나 탄산가스 과잉은 바로 기후의 변화로 연결된다. 결과적으로 탄소중립의 역행을 가져온다는 말이다.
올여름은 기록경신의 계절인 듯, 열대야에, 불볕더위에 기상 관측 이후 몇 번째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기상 불안정은 국지 호우(이른바, 유격대의 게릴라처럼 이산 저산으로 돌아다니면 순식간에 엄청난 물을 퍼붓고 다닌다) 로 예전 형태의 물난리 이상의 피해를 준다. 이 또한 자연질서 파괴로 일어난 후유증이니. TV 시사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기습적인 물난리”처럼, 광범위한 지역을 물에 잠기게 하는 태풍 홍수가 아니라, 그야말로 한정된 범위의 지역 하늘에 엄청나게 순식간에 퍼부어 대는 물줄기, 이런 형태의 비에는 배수로나 홍수대책안에는 상정되지 않을듯하다. 기상이변, 이상 기후, 이것이 기후 위기의 얼굴이다.
지은이는 현재 해동 자연생태 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프랑스에서 해양생물학을 공부하고, 세계를 무대로 해양 생태 조사 등을 하였다 미국, 중국의 대학 교환교수와 아르헨티나, 모리타니, 타이완 등지의 국가 자문으로 일했다.
이 책은 지구별 초록이의 다양한 생태 환경을 8장으로 구성했다. 전반의 3장은 지구환경을 들여다보는데 1~2장에서는 생명의 탄생과 지구생태계의 변천 요인을 살핀다. 담수, 기수, 고산과 사막 생태계를 들여다 본다. 아무리 척박한 사막이라도 고산준령 어느 골짜기 틈에도 생명이 깃들어있다고. 그리고 3장에서는 왜 탄소중립인가를 논한다.
단순명쾌한 촌철살인 "사람은 지구의 주인이 아니다."라는 표현으로 생물다양성의 존중을, 또 그렇게 인식해보라고, 오만불손의 극치를 달리는 "인류세"의 인간들을 향한 경고이다. 남극과 북극, 지구온난화 현상과 기후 변화로 일어나는 현상을 살펴본다. 후반 5장은 각 대륙의 생태계를, 4~8장에 걸쳐, 아시아 중국,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튀르키예와 러시아의 자연을, 북미의 로키산맥과 옐로스톤의 자연을, 중남미의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페루의 자연을, 그리고 유럽으로 들어와서는 스칸디나비아반도,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영국과 독일, 폴란드, 슬로바키아, 프랑스와 그리스의 자연을, 마지막 장에서는 아프리카의 자연 생태계를 다룬다. 지은이가 임상(현장에 직접 가서 본)경험과 어우러져,
탄소중립, 자동차의 기어를 중립에 놓는 것과 마찬가지
기어가 물려있으면, 언제든 앞으로든 뒤로든 갈 수 있듯이, 탄소중립도 자동차의 기어 중립상태 앞뒤 어느 쪽으로도 에너지가 쏠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산업발달로 과다하게 배출된 탄산가스는 대기 중에 쌓이고 있다. 현재는 앞으로 가는 자동차(성장주의)의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형상이다. 즉, 성장지향은 잠시 주변 상황을 살피기 위해 정지된 상태일 뿐이라서 언제든 실수든 자의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앞으로 나간다. 중립으로 옮겨놓기 위해서는 더 이상 성장주의를 유지할 의도가 없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탈성장” 주장이 나오고 생태주의 자본주의론과 생태 복지론까지 제기된다. 왜 탄소중립인가, 기후 이상이나 기상이변, 산에 나무를 심자, 녹화사업을 하자는 말은 구태의연이 아니라 여전히 늘 유효하다. 광합성이 과도해지면 탄산가스양이 부족해지고 상대적으로 산소량이 많아지면 여기서 생기는 부작용이 바로 산불이다. 숲속에 산소량이 너무 많아 자연발화가 일어나는 것이니, 산불은 탄산가스 양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니 자연 질서라는 게 참으로 미묘하다. 한쪽에 치우침 없이, 중립 유지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북극과 남극의 기후 변화, 북극의 빙하가 녹아 얼음물이 큰 강을 이루고 이 강물이 멕시코 만류의 흐름을 막아 물 흐르는 속도를 더디게 한다. 바다의 상층을 덮은 얼음물이 유럽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기상이변이 일어난다. 유럽대륙이 겨울 심한 한파에 휩싸이는 것도 여기에 연유한다.
이 책은 지구의 다양한 생태환경을 소개하면서도 기상이변 발생 원인을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지구촌, 초록이의 곳곳,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어느 곳에서든 일어나는 이상 기후, 지구가 아프다. 열이 난다. 체온을 낮춰주어야 하듯, 모든 엔진을 중립에 놓아두고, 잠시 휴식을 취하자는 게 지은이의 제안이다.
지구촌 한구석에서 생긴 이상 징후는 그곳만의 일이 아니라 나비효과처럼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올여름 이상 기후를 경험하면서 “기후 위기”가 내 앞으로 다가와 얼굴을 내민다. 책꽂이 어느 한쪽에 모셔져 있던 기후 위기 관련 책들이 와르르하면서 내 앞으로 무너져 쓰러진다. 꼭, 맛을 봐야 된장인 줄 알겠느냐며. 이 책은 청소년환경교양도서로서도 훌륭하다. 이러저러하니 기후 위기에 경계와 긴장감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당위의 훈계조나 행동강령이나 지침이 아니라, 오히려 아름다운 곳들이 지금은 얼마나 황폐해지고 고통받는지를 생각 보자고 조용히 속삭인다. “기후 위기”시대 이 책은 우리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고 행동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게 하는 팁을 주고 있다. "초록지구"여행을 해보자고... 초록이와 함께.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