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도시외교 30년 - 지방정부 역할을 묻다
이민규 지음 / 서울연구원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중외교 30년을 톺아본다


1992.8.24. 한중 관계 정상화를 계기로 양국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와의 구별이 필요하지만, 강학상 “지방정부”를 관행적으로 사용함) 사이의 공식 교류와 협력을 할 수 있다. 이 해에 전남 목포시와 장쑤성 롄윈강시(연운항시)의 자매결연을 비롯한 도시 외교가 시작된다. 전 세계의 도시 외교 발전 추세는 다자주의, 지역협력, 다중 거버넌스, 시장 외교 등, 제각각의 실정에 맞는 내용으로 접근해가는 모습이다. 


이 책은 서울연구원 이민규 연구위원(베이징대 외교학, 정치학 박사)이 한중교류 30년간의 부침을 정리하고, 중국이라는 특수성과 도시 외교라는 보편성, 이 양축을 중심으로 한국 지방정부의 역할을 제시하고, 미래 양국의 지방정부 교류와 협력을 비롯하여 활발한 도시 외교를 위한 제언을 했다. 지은이는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지방외교:국제교류 현황”을 분석, 논의를 전개해나가는데, 17개 광역(세종 포함)의 대중국 교류와 협력 추진현황을 바탕으로 국정을 담당했던 정권의 성격에 따라 대중 관계의 부침이 보이기도 하지만, 지방정부의 대중 도시 외교는 크게 변화됨이 없이 일정한 수준은 유지하고 있다. 실제, 지방정부의 공공외교 범주, 중앙정부 혹은 국가 수준의 외교와 같은 내용을 채워낼 수는 없지만, 지방정부이기에 한·중 양국관계 경색 국면에 영향을 받지 않고 교류와 협력을 해나갈 수 있는 여지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 30년 양국관계를 들여다본 지은이의 견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한중, 중미, 일중, 중일 관계


지은이와 다수 학자 참여하여 엮은 책 <글로컬 시대 지방정부 외교와 공공외교>(오름, 2024)에서 “서울의 도시 외교와 공공외교”(9장) 라는 제목으로 도시 외교, 서울과 베이징의 관계, 한중 외교, 서울 베이징통합위원회 등의 모델을 다루었다. 이 책은 한국의 대(對)중국 도시 외교와 세계 도시 외교 발전 추세에 맞는 발전을 하도록 방향을 설정, 협력과 갈등의 갈림길에 서 있는 한중 양국 관계가 ‘협력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지방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모색해보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정서와 중국의 그것은 큰 차이가 있다. 미국은 큰 이슈가 있던 어쨌든 호감도는 늘 70% 수준 이상이지만, 중국에 관해서는 이슈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반중 정서, 실제 다른 나라보다 한국의 반중 정서가 부침의 폭이 크다. 2002년 66%에서 2021년 22%까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한중 국내 정치 사정과 중국의 대미 관련 정책 변화에 따라 긴장 속에서 절치부심하는 한국, 한때는 “안미경중” 혹은 “미안중경” 미국과는 안보를, 중국과는 경제 관계를 중심으로 풀어내는 외교방침이었던 것이,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안미경미” 즉 안보도 경제도 미국 중심으로라는 방향으로 흐르는 듯하다(삼성의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등), 대통령의 대중 강경 발언은 결국에는 미, 일, 한이라는 군사동맹으로 귀착되면서 중국과 새로운 긴장 관계에, 이 와중에서도 미국과 일본의 대중 무역흑자를 거두는 실리외교를 펼치고, 한국은 엉거주춤한 태도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가 늘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불안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지만, 중앙정부와는 달리 양국의 지방정부 사이에는 교류와 협력의 접점이 보일 수도 있다. 즉 중국이라는 특수성 속에서 도시 외교라는 보편성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가 과제라는 말이다. 


지방정부 역할론 부응하는 다섯 가지 제안


한중 외교 30년을 되돌아보며, 지방정부의 대중국 도시 외교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면 5가지는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째는 공동 문제 해결 목적의 “다자외교로 전환” 관계 구축에서 문제 해결 중심으로 방향 전환과 대중국 도시 외교의 효율성 높이기, 


둘째, 어젠다 중심의 도시 외교, 도시 외교 6대 어젠다(평화구축, 경제, 환경, 보건의료, 인권, 문화)를 전문적으로 추진하는 다자외교 강화다 이들의 추진 방향과 외교 유형을 따라 분류(책164쪽), 예를 들어 북한과 한반도 그리고 국제관계를 둘러싼 논의인 육자회담은 평화구축이 기본이다. 추진 방향은 교류 모색이며, 외교 유형으로는 다자 공공외교다. 도시 사이 국제기구 활동 중심을 통한 동북아 평화 분위기 만들기와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도시 연합 구축 등의 그 예다. 열린 가능성을 한껏 활용하면서 새로운 단계로의 도약과 자칫 한중 양국관계의 경색 국면에서도 지방정부의 공공외교라는 다른 장에서의 전략적 접근은 실리외교, 도시 외교의 효율화와도 이어진다. 


셋째 지속 가능한 협력모델 구축지향, 단기적이고 의전적인 외교는 인제 그만, 넷째 상당히 미묘하고도 모호하지만, 여전히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속에서 한·중·일 삼자 외교는 확대, 활성화되어야 한다. 다섯째, 다층 거버넌스 구축과 온, 오프라인 결합 교류의 체계화, 이른바 다층, 다각도, 다양한 만남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