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메탈을 듣는 방법
김혜정 지음 / 델피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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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넌 하늘을 나는 방법을 알고 있어


김혜정 작가의 장편소설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은 옴니버스식이랄까, 귀가 부자유스러워 들리지 않은 사람이 등장하는 소설 도입부, 놀랍게도 진동, 파장으로 오감 발달이랄까, 소리를 본다. 진동을 느낀다. 이 대목은 공전의 히트하고 일본 NHK에서 방영했던 오래된 TV 드라마<대장금>의 장금이 궁궐에서 쫓겨나 채전(채소밭)에서 일할 때, 온갖 약초를 입에 넣고 맛을 보다가 그만 혀의 감각을 잃게 된 후, 궁궐로 돌아와 멀리 동해에서 진상된 고래고기 50가지 맛이 있다는 데, 맛을 모르는 장금은 이때 음식을 그린다. 요리를 상상으로 해낸다. 귀가 들리지 않아도 충분히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치지 못했는데,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고, 소설의 후반에 다시 만나는 대목


이 소설은 음악을 주제로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래된 레코드 가게 사장, 그리고 드리머를 꿈꾸는 늦둥이 여고생, 오래된 음반을 찾는 이들이 마음속 깊이 간직한 비밀의 이야기를 길어 올린다. 레코드 가게 사장의 관찰자 시점과 그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각각 나서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음악이란 뭘까, 이 소설은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몸이 자유롭지 못한 작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과 딱 그 눈높이에서 비장애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예단과 편견, 그리고 배려라는 듯, 소외시켜버리는 장면까지 모두 녹아있다. 2001년에 나온, “굿바이 제리”를 찾는 두 여성, 헤비메탈, 레코드 가게 사장은 “저는 세상에서 가장 큰 불행히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귀가 들리지 않은 여성처럼 귀를 틀어막고 헤비메탈을 들었다. 들린다. 온몸으로 전해져 온다. 가게 주인은 이제껏, 두 귀를 막고 온몸으로 헤비메탈을 종종 들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다은이의 이야기, 늦둥이 벌써 70을 바라보는 소설가 아버지와 손녀뻘 같은 막내딸, 드럼을 친다고 나선다. 문예 인생의 고달픔을 안 아버지는 딸에게 다른 길을 찾으라 한다. 고생길이 훤히 보이기에, 하지만 딸이 하고 싶은 건 바로 드럼 치는 것이다. “드리머” 세상에서 이들을 뭐라 평하든, 삶이 어떻든, 제 하고 싶은 활동을 하면서 사는 게 바로 자유인이자 행복한 인간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1950년 중후반, 유대인 출신의 독일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이란 책을 내놓았다. 요즘 날의 정규, 비정규직의 계급적 구분이 없던 시절에, 그는 힘든 고통,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먹기 또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할 의무 때문에 하는 노동, 이 고달픈 노동에서 벗어나,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결국 노년의 아버지는 드리머의 꿈을 꾸는 어린 딸에게 그의 길을 가라고 앞날의 어려움은 자유인이 치러야 할 대가인 것처럼, 자신의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의 딸의 행복을 위해 그녀의 선택을 존중한다.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은 귀가 아닌 온몸으로 듣는다. 우리의 얕은 지식이 왜곡된 상식이 나와 내 주변, 세상 모든 것을 제멋대로 예단하고 또 재단하면서 살아온 것이라고, 세상을 보고 있다는 착각, 어쩌면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 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그 너머에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여전히 뜨이지 않은 채로, 


누군가가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또다시 자기 이야기를 풀어낸다. 우리는 모두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을 모르고 있는 듯이 말이다. 몰입도가 좋다. 꽤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눈앞에 풍경이 그려지고 또 이어지는 듯한 게…. 길게 드리워진 소설의 그림자일까,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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