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그토록 힘들었던 이유, 관계심리학에 묻다 - 2025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이헌주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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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심리학, 혼자 있으면 외롭고, 같이 있으면 괴로울까?


최근에 세간의 관심을 받는 유발 하라리나 마르쿠스 가브리엘, 특히 가브리엘은 개인에는 ‘신실재론’ 공동체에는 ‘윤리’라는 개념을 통해서 함께 살아가는 법,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지나치게 연결된 사회>(메가북스, 2022)에 담았다. 그의 또 다른 저서 <마르쿠스 가브리엘 vs>(사유와공감, 2022)에서 차이와 분열의 극복 철학을 논하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이다. 우리가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산다는 것은 인간의 내재한 무리 본능 때문이듯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무리를 지어 살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이고, 무리 속에서 관계를 맺으려다 보면, “타자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자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갈파한다. 


이 책을 쓴 이헌주의 생각이 아마도 위와 같지 않을까 싶다. 그는 사람들이 모이면 어떤 이야기를 가장 많이 나눌까? 라고 묻고 답한다. 아마 사람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원래 인간은 그런 동물이다. 무리생활이 늘 평화롭지만은 않으니까, 갈등과 오해도 충돌도 또 화해와 화목의 평화도, 이렇게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사는 것이 인간 사회의 특징이다. 자 그럼 왜 혼자 있으면 외롭고, 같이 있으면 괴로울까, 이미 이에 관한 답은 위에서 적어둔 내용 안에 다 들어있다. 바로 “관계 맺기에 관한 것” 때문이다. 불가근 불원근, 너무 가까이도 너무 멀리하지도 말라는 고전의 말씀처럼, 지은이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무례한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고, 불편한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관계의 기술”을 익혀두자는 것이다. 나만의 경계선 심적 바운더리를 쳐두자는 것인데, 구체적으로는 소통의 기술도 들어간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도 내 영역을 지키는 것 말이다. 


“인간관계가 바다와 같다면 바다를 배우고 이해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수영도 배우고, 돛도 올리면서 도전하는 항해술도 필요하다.”라는 말을 책을 읽기 전에 그리고 읽고 난 후에는 관계는 어렵다. 그러나 희망은 ‘관계’ 속에 있다는 말을 꼭 유념해 둘 필요가 있다. 


지은이는 7장에 걸쳐서 관계 심리를 설명하고, 나만의 바운더리를 구축하자는 말이다. 1장은 우리 사회의 현상, 초연결사회에서의 관계 맺기가 어려운 환경을 설명한다. 2장. 불안의 공동체, “혼자 있으면 외롭고, 같이 있으면 괴로운 이유를” 상처 이면에 숨겨진 불안, 3장, 마음을 알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 ‘의사소통’ 도저히 이해 안 되는 사람의 심리와 마음이 남긴 강력한 흔적으로서 의사소통, 이 책의 핵심이자 본문 내용이다. 4장에서 다섯 가지 의사소통의 패턴을 톺아본다(회유, 비난, 초이성, 산만, 일치), 그리고 5장에서 인간관계가 만든 그늘 ‘과대기능’과 ‘과소기능’을 정리해본다. 6장에서는 관계맺기의 연습, 나와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자기돌봄과 저널링을, 그리고 관계 개선을 위한 네 가지의 실천과제를 알려준다. 7장. 일치형의 의사소통. “헤아림의 언어”를 찾아서, 


저히 이해가 안 되는 그 사람의 심리와 헤아리는 열쇠 ‘의사소통’


우리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산다고 전제하고 관계 맺기를 주저한다면, 인간 사회는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인간본능에 역행하는 것이기에 말이다. 서로 부대끼고 살다 보면 어떤 연유로든 서로가 불편해지면서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한다. 늘 우리가 경험하는 일이다. 여기서부터 출발해보자. 불편, 갈등의 밑바탕에 흐르는 것은 “불안”이다. 이 불안이 낯선 존재면 어색함으로, 친숙한 관계가 되면 사라지는 듯 보이지만, 갈등이 생기면 불안은 곧바로 증폭된다. 불안에 대응하는 패턴을 보자,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싸우거나, 회피하거나, 얼어붙는 세 가지 행동 방식이 나타난다. 관계가 불안을 덜어주는 안전한 장소인 동시에 불안을 오히려 증폭시키는 장이기 때문이다. 관계에서 생기는 큰 상처는 대부분 가까운 사람에게서 일어난다. 


마음을 이해하면 관계라는 게 쉽다. 하지만 마음의 고약한 특성 때문에 쉽게 알 수 없게 된다. 우선 보이지 않는다. 계속 변한다. 또 복합적이다. 이러니 마음을 헤아린다는 게 쉬울 수 없는 일이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다행히도 그 사람의 언어를 보면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의사소통이 마음을 아는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의사소통의 세계의 다섯 캐릭터, 다른 사람에게 맞춰주는 회유형(아무거나요. 죄송해요, 괜찮아요를 자주 쓰는 타입, 104쪽),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친 사람들 주변에는 회유형 인간이 많이 있었다. 그다음으로 분노와 억울함으로 가득 찬 비난형(제발 잔소리 그만해, 화 좀 그만 내, 네 말이 너무 아파라는 말을 자주 듣는 타입, 113쪽), 차갑고 억압이 강한 초이성형, 합리적이지만 감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 타입, 129쪽), 웃고 있지만 웃고 있는 것이 아닌 산만형, 너는 아무 걱정도 없을 것 같아, 넌 참 유머러스하다, 넌 항상 활기차다는 말을 듣는 타입, 137쪽), 이런 타입의 사람이라면 조금 더 자기돌봄이 필요할 듯하다. 속마음과 감정 표현이 일치하는 ‘일치형’을 지향하자. 기실 감정노동이 문제가 되는 것은 속마음과 겉으로 표현하거나 상대에게 보여줘야 하는 특정 표정이, 자신의 감정과 일치가 되지 않는 데서 오는 부적응과 스트레스, 이른바 마음에 병이 생긴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나만 모르는 나를 알기


결국 이 책의 결론은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려는 데 있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상대에게 맞춰주거나, 속마음과 겉으로 만들어 내는 모습 사이에서 생기는 괴리는 내면의 감정과 전혀 들어맞지 않아,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이라고, 자기돌봄이라는 것 또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내 준비다. 인간관계에 관한 고민이 이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해서 해소될 것이라 기대는 하지 않지만, 적어도 노력해 볼 그 어떤 것은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의 자세라도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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