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서 안전하게 일하며 살기 - 제철소 30년 기술자의 피 토하는 애절한 안전 이야기
이철재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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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소 30년 , 안전이야기 


지은이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제철소의 핵심부서의 장 시절 일어난 안전사고, 그 역시 15년 전에 일어난 사고로 지금도 아픈 기억을 안고 산다. 안전사고의 피해당사자로 노동자는 일, 엔지니어는 일터, 회사는 안전경영을 물과 공기처럼 당연한 질서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생활해왔지만, 막상 부서장으로 부하직원 5명의 질식 사망 사고 앞에서는 한없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사고 관련 조사와 재판까지 3년이란 세월은 그에게는 학습의 시간이자 고민의 나날이었다. 이후 그는 대학원에서 안전학을 연구하고 안전한 일터 만들기를 위한 컨설팅의 장으로 옮겨 일한다. 안전한 일터를, 세월호, 이태원 참사를 보면서 시민의 안전을 외면할 수 없어서 이 책을 쓴다고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한 일과 일터 그리고 경영을 촉구하는 계기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자해법)에 수동적 방어나 회피를 전략으로 삼는 소극적 대등에서 안전경영으로 체제 전환하는 것이 기업 존속의 핵심 가치가 되어야 하며, 윤리경영 역시 이에 터 잡아 한다[홍성훈의<안전경영의 시대가 온다> (라온북, 2024)]는 견해와 동양고전의 지혜에서도 중대재해와 그 생전전략으로서 환경보건안전을 중시하는 “안전경영”과 리스크 매너지먼트에 관한 생각들을 읽어낼 수 있으며,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안전 리더십과 문화를 바탕으로 한 안전 경영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최병철<맹자, 장자에게 리스크 매너지먼트를 묻다> (대경북스, 2024)]. 안전경영이란 시대의 요구로 기업이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핵심 가치로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실천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이 책 역시, 내용의 흐름은 중대 재해(산업재해, 시민재해) 예방은 3무(무지, 무시, 무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은이는 중대 재해의 인식 태도에 관하여 명확하게 말한다. 이 책은 4장에 걸쳐서 안전을 말한다. 1장에서는 노동자는 안전한 일, 2장, 관리자는 안전한 일터, 3장. 사업주는 안전한 회사, 4장. 시민은 안전한 삶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이라는 사회구조 구축을 강조한다.



무지, 무시, 무리하면 다친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너무 쉬워서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 것일까?, 한국 사회의 “빨리빨리” 문화 때문인가, 무엇 때문에 조급해진 것인가, 신자유주의 질서 이후, 위험의 외주화와 각자도생, 기업의 핵심 가치 속에서 “인간 존엄”이 사라지고 “소모품”과 “모든 일에는 위험이 따르는 법”이란 사고와 인식의 문제, 산재 사고가 터지면 산재보험 등으로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 운이 좋지 않아 일어난 일로, 병가의 상사처럼 말이다. “예방”에 드는 돈이 사고 후 처리 비용보다 더 들까?, 보험사고를 조사하다 사고 발생의 패턴에서 유래한 “하인리히 법칙”(1건의 사고는 29건의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과 300건의 징후가 존재)을 바탕으로 현장의 안전교육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관리 태도가 안전경영의 기본이다. 




노동현장에서의 실천


도요타자동차의 생산라인은 다품종소량생산체제로 컨베이어벨트 위를 다른 차종의 차들이 섞여져 흐른다. 노동자는 담당 구역에서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작업 멈춘 줄을 잡아당길 권한이 있다. 아니 의무다. 이상하다고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기다리는 동안에 사고가 터질 수 있기에 우선 중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상황을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 수 있기에 이는 당연한 일인데. 왜 지켜지지 않을까?, 사소한 게 안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태도 때문이다. 이는 무지이고, 사소하기에 무시하고, 시간 안에 달성해야 한다는 조급성은 무리로 이어진다. 이것이 현장의 일상이 돼서는 안 된다. 애초, 안전한 일과 일터가 제품의 생산 시간과 노동시간에 반영되어 예측 생산량과 생산계획이 만들어져서 한다는 말이다.


또한, 안전정보가 일터 여기저기에서 쉽게 공유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즉 일하는 사람의 안전 우선이다. 지은이는 이를 노동자를 배려하라는 표현을 쓰지만, 도요타 예에서 보듯, 노동자의 권리다. 생명 우선, 인간 존중의 인식이면 배려가 아닌 권리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 책은 지은이가 한 세대 동안 청년에서 장년에 이르기까지 현장에서 경험하고, 자신이 직접 다치기도 했던 사고, 관리자로서 부하직원들의 안전사고를 왜 막지 못했나 하는 자책이 녹아있는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다. 여기에 실린 많은 사례는 노동자는 물론, 관리자, 경영자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다. 물론 여전히 일하는 사람의 능력과 태도가 큰 원인인 사고 사건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동의할 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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